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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의 인터넷 혁명 : 신세계가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교육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그것을 알고 싶으면 미국에서
가장 온라인化가 잘 된 사우스다코타州의 시골마을을 보면 된다. 학생들은 교실의벽을 넘어 원격학습은 물론 참전용사와 화상대화도 한다.

사우스다코타州의 초등학교 5학년생 트로이 라센은 2차대전 참전용사 엘머 베슬러(75)에게 “히로시마(廣島)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 5학년생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라센은 둘도 없는 기회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베슬러는 서슴없이 “그래,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단다”라고 대답했다. 젊은 시절 터프함으로 한몫하던 그였지만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엄청나게 많은 미국인과 일본인이 희생됐을 거야.”

베슬러는 잔뜩 긴장한 라센에게 미소를 지었다. 질문이 괜찮았다는 뜻이었다. 라센도 미소를 지었다. 유럽 대륙을 누비고 다니던 2차대전 참전용사와 실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처음이었다. 라센은 이 일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마술 같은 첨단기술이 아니었다면 그 만남은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라센은 사우스다코타州의 작은 마을 비보그(인구:7백63명)의 한 교실에 앉아 있었고 베슬러는 그곳으로부터 4백km 떨어진 주도(州都) 피어에 있었다. 그들은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된 대형 TV 화면으로 서로 마주보며 실시간으로 대화했다. 벽을 뛰어넘는 교실-. 그것이 바로 학교의 미래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의 오지로 간주되던 사우스다코타州에서는 이미 그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사우스다코타州의 학교들은 미국에서 가장 컴퓨터화된(컴퓨터 한대당 학생 3.5명) 것으로 간주된다.

미국 중부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 州에서 외부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은 이제 더욱더 중요해진 것 같다. 2차대전에 관한 포럼이 열린 것은 지난 8월 말이었다. 넓은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 이곳에서는 그때만 해도 가장 큰 敵이라고 해봐야 이웃 마을의 라이벌 축구 팀이 고작이었다. 목숨을 잃을 염려나 국가적 고통 같은 것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 같았다.

그러나 9월 11일 아침 비보그의 학생들은 엄청난 충격으로 멍하니 컴퓨터 스크린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그들은 테러공격 소식을 될 수 있는 한 상세히 알고자 했다. 고교 컴퓨터반 학생 라이언 윌리엄슨(16)은 인터넷에서 최신 뉴스를 읽고 “맙소사. 국방부가 폭격당했대!”라고 소리쳤다. 다른 학생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곧이어 인근 수 폴스에 있는 엠파이어 몰이 경계 차원에서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속보가 화면에 떴다. 공포가 피부에 와닿는 듯한 순간이었다.

그후 몇주 동안 학생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탄저병과 아프가니스탄, 알 카에다 등에 대해 배웠다. 그들은 뉴욕 참사 구조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들에게 바치는 프리젠테이션을 파워 포인트 프로그램으로 제작했다. 거기에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추모의 노래가 흐르면서 순직 소방관들의 사진이 뜨는 컴퓨터 콜라주도 들어 있다.

그러나 첨단기술이 미국 교육에 가져다준 변화는 학생들이 컴퓨터 실습시간에 인터넷을 서핑하는 정도를 훨씬 넘어섰다. 가장 극단적인 예는 교사와 학생이 더이상 같은 장소에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학생들이 TV를 통해 일방적으로 수업을 듣기만 하던 종래의 방식과는 달리 쌍방향 첨단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학생들은 교사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고 교사는 수업중 잡담하는 학생들에게 주의를 줄 수도 있다. 학교의 규모가 작은 시골에서 ‘원격학습’은 폭넓은 학과목 선택과 일류교사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명 밧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

▷교실 속의 인터넷 혁명

신세계가 열린다.
교실의 벽을 허문다.

▷미국의 교사·발명가·기업가들이 말하는 서기 2025년의 교실

애플사 CEO 스티브 잡스
교육전문가 린다 달링-해먼드
MS 회장 빌 게이츠
IT 투자자 존 두어
상원의원 마리아 캔트웰
교사 브랜던 로이드
발명가 대니 힐리스
투자자 허브 앨런
혁신가 시모 페이퍼트
교육개혁가 데버러 마이어
컨설턴트. 전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

Dirk Johnson 기자
자료제공 : 뉴스위크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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