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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문화 배워 윤리 경영” 안동에 연수생들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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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북 안동독립운동기념관(관장 김희곤)은 2010년부터 신흥무관학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흥무관학교는 일제강점기인 1911년 중국 퉁화현에 세워져 10년 동안 장교 3500여 명을 배출한 독립군 양성기관이다. 이 학교를 마친 이들은 청산리전투 등을 이끌었다. 안동 지역 초등학생은 5학년이 되면 1박2일로 이 프로그램을 거친다. 신흥무관학교의 교가를 배우고 학교 모형을 만들며 역사를 공부한 뒤 마지막엔 청산리전투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다. 연수생은 독립군이 되고 교관은 일본군으로 분장해 태극기를 놓고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다. 이른바 ‘나라사랑 안동사랑 역사캠프’다. 지난해 이 연수에는 29회에 걸쳐 학생 1630명이 참가했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 김지훈(37) 학예연구원은 “인근 청송에서도 단체로 참가했다”며 “이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6점이 나올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은 이 프로그램 말고도 찾아가는 독립운동사 체험교실, 선비캠프, 대학생 인성교육캠프 등을 운영해 지난해만 연수생 2만398명을 배출했다. 이들 교육과정은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독립운동사 등 우리 근대사를 활용한 정신문화 교육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안동을 찾아 각종 정신문화를 연수한 인원이 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라는 구호 그대로다. 대표적인 연수원은 안동독립운동기념관 이외에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과 한국국학진흥원, 안동예절학교 청소년수련원 등이다.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원장 김종길)은 10년 전인 2002년 연수생 224명을 첫 배출한 뒤 해마다 선비문화를 배우는 연수생이 늘어나 2010년 1만 명 돌파 이후 지난해는 2만438명이 찾았다.

 연수생도 초창기의 교사·공무원·학생 위주에서 최근에는 기업체 임직원으로 확대됐다. 기업체 임직원은 2011년 1335명에 이어 지난해는 2배가 넘는 2766명이 됐다. 참여 기업도 KT를 비롯해 IBK기업은행·인천공항공사·한국남부발전 등 다양하다.

 안동시는 기업이 안동을 찾는 이유가 새로운 화두인 윤리경영의 길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묘례(사당 참배)를 비롯해 전통의례, 활인심방 체조, 유적 답사, 종손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다. 종손으로부터 겸손과 예의를 배우고 선비정신을 통해 강인한 실천력과 도덕성 등을 떠올린다.

 한국국학진흥원 인성연수관(관장 서원호)은 현대식 교수법을 병행해 정신문화를 전파한다. 지금까지 연수생 1만5000여 명을 배출했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를 대상으로 정체성 확립과정을 운영해 1300여 명을 연수시키고 여성·오피니언 리더 과정, 해외 경북인 자녀, 이야기 할머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안동예절학교 청소년수련원도 전통예절 등으로 지난해 연수생 5000여 명을 배출했다. 안동시는 앞으로도 한국의 정신적 가치를 이끄는 중심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 기반시설 구축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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