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2~3년간 지속…달러당 100엔까지 간다 그래도 한·일 모두 윈윈

중앙일보

입력 2013.01.11 00:30

업데이트 2013.01.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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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앨런 사이나이 미국 디시전이코노믹스 회장이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하고 있다.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글로벌 경제가 지난해 바닥을 찍었고 올해는 완만하나마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 특히 중국을 필두로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의 성장 전망이 밝다. 일본 엔화 가치는 약세를 지속해 2~3년 내 달러당 100엔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적인 경기 예측 전문가인 앨런 사이나이(64) 미국 디시전이코노믹스 회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그는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강연에서 “세계 3대 경제 대국인 미국·중국·일본 모두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예측대상 47개 주요국 평균)는 2.75% 선의 실질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아 경제를 가장 낙관했는데.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친 게 고무적이다. 우려했던 경착륙은 없었다. 올해 8~8.5% 성장이 무난하다고 본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일본 경제도 좋아질 것으로 보나.

 “그렇다. 무엇보다 20년간 지속돼온 ‘엔고’ 현상이 끝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한다.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들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현재 달러당 88엔 선인 엔화 가치는 계속 떨어져 2~3년 내 100엔 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일본 경제·사회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반영한 조정이다. 그동안 엔화는 너무 고평가됐었다.”

 -엔화 약세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텐데.

 “그렇지 않다. 한국과 일본 모두에 ‘윈-윈’이 될 수 있다. 엔화 약세가 단기적으론 한국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론 일본 경제의 회생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엔저에 대응해 생산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거꾸로 원화 가치가 계속 올라갈 것이란 얘기가 된다.

 “원화는 세계적으로 가장 저평가된 통화 중 하나다. 가치가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으로 경쟁력이 약해지는 문제가 심각하게 노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원화 강세에 맞서 올해 기준금리를 더 낮추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조절하고 경제성장은 높이는 포석이기도 하다.”

 -미국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재정적자와 부채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올해 2~2.5% 성장해 지난해(1.8%)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가 고용목표(실업률 6.5%)를 달성하기 위해선 과거 평균 성장률(3.5%선)을 되찾아야 하는데, 그러기까진 아직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유로존에 대한 전망은.

 “유럽 국가의 85%가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정치 불안도 해소되지 않았다. 유럽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준금리를 더 낮춰 경기를 부양하고 재정위기 극복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

 -올해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아무래도 주식 같은 위험 자산이 유망할 텐데.

 “그래도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가 심각한 미국·유럽·일본 등에 대한 투자는 피하는 게 좋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한국·호주·싱가포르·캐나다 등 재정이 튼튼한 나라가 유망해 보인다. 금과 원유 등 원자재에도 분산 투자하길 권한다.”

채승기 기자

앨런 사이나이

미국 미시간대를 졸업한 뒤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유명 경제분석 회사인 데이터리소시스(DRI)에서 경제 예측모델을 공동 개발해 이름을 얻었다. 리먼브러더스에서 1983년부터 96년까지 13년 동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을 분석해 주요 정부와 대형 펀드 등 300여 곳에 조언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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