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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울 아파트값 4.5%↓ … 외환위기 후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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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해 인기지역의 고가 단지들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평균 4.5% 떨어져 98년(-14.6%)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울·수도권도 3.9% 내려 국민은행 집계에 포함된 99년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특히 고가 아파트들로 구성된 ‘KB선도아파트50’은 지난해 전체 아파트 하락률의 두 배가 넘는 10.3% 내렸다. KB선도아파트50은 국민은행이 매년 12월 기준으로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다.

서울 대치동 은마, 삼성동 아이파크, 신천동 파크리오, 서초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등 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 있다.

 이들 아파트는 지난해 1년 새 많게는 수억원씩 하락했다. 래미안퍼스티지 87㎡형(이하 공급면적)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9억8000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급매물 시세가 8억5000만원까지 내렸다.

 선도아파트50의 하락 기간도 다른 아파트들보다 길었다. 2011년 3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2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하락 기간은 20개월이다.

 임희열 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장은 “주택시장의 ‘대장주’ 격인 선도아파트50은 가격이 비싸 조금만 떨어져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 약세는 올해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김재언 대우증권 부동산팀장은 “자금력이 있는 고가주택 수요자들 가운데 주택시장 회복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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