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대우일렉 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3.01.09 00:17

업데이트 2013.01.0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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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준기(69·사진) 동부그룹 회장이 ‘탱크주의’ 대우일렉을 품에 안았다.

 동부그룹은 8일 대우일렉 채권단과 대우일렉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 동부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이다. 인수 금액은 2726억원으로, 동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제시했던 3700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낮아졌다. 동부가 51%(1380억원)를, 재무적 투자자가 49%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로써 ‘탱크주의’를 앞세워 1990년대를 풍미했던 대우일렉이 외환위기 직후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13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그간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시도가 다섯 차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그러는 사이 1990년대 말 1만2000명에 달하던 직원 수가 TV사업 등을 포기하면서 지난해 말 14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인수 기업을 본격 찾기 시작한 2006년 1조원을 넘어서던 인수가액도 4분의 1로 뚝 떨어졌다.

 김 회장은 평소 “우리나라에 종합전자회사가 최소한 5∼6개는 있어야 한다”며 “반도체사업을 하는 동부나 SK 같은 기업이 이 분야에 참여해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 시스템반도체·로봇·발광다이오드(LED) 등의 전자제품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동부로선 이번 대우일렉 인수가 종합전자회사로 나아가려는 김 회장의 평소 신념과 일치한다. 기존 전자계열사는 물론 동부제철 등 금속 관련 계열사와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대우일렉이 갖고 있는 중저가에 특화된 가전과 신흥개발국 시장에 적극 진출한 글로벌 파워를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동부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백색가전에서 TV·오디오·에어컨·청소기 등 다양한 품목의 가전들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할 계획”이라며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기술과 접목해 스마트 가전 분야와 의료기기·사무용 기기·주방기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우일렉 인수가 동부그룹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기회 포착과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난 뒤 몇 년간은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이익률이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재무구조 악화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화증권 김은기 연구위원은 “동부그룹은 수년간 투자를 계속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늘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며 “투자에 힘쓰다 보니 이자보상배율은 일시적으로 좀 낮은 편이지만,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비타(EBITDA)는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동부그룹의 자산규모는 60조원, 매출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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