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무명의 강자 종원징 6단

중앙일보

입력 2013.01.09 00:00

업데이트 2013.01.0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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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본선 16강전> ○·박정환 9단 ●·종원징 6단

제1보(1∼15)=32강전에만 적용되는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란 제도가 이세돌·최철한·박정환 등 한국의 주력 기사들을 살려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4명 1조로 변형 리그전을 벌이는 바람에 1패를 안고도 살아날 수 있었던 거지요. 이세돌 9단은 구리 9단에게 졌고, 최철한 9단은 이 판에 등장하는 종원징 6단에게 일격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93년생인 박정환 9단은 자신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리친청 초단에게 패배하는 바람에 정신적으로도 곤욕을 치렀습니다. 어려서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큰 기사들은 자신보다 어린 기사에게 질 때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16강전에서 박정환은 종원징과 맞붙었습니다. 종원징이 32강전에서 최철한 9단을 꺾었다고는 하나 아직은 강하다는 느낌이 전혀 오지 않습니다. 나이도 90년생이니까 95년 이후가 활개치는 중국에서 보면 중고 신인에 해당합니다. 사실 종원징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진짜 무명 기사였습니다. 한데 2012년 비씨카드배에서 8강까지 치고 올라가더니 중국의 초상은행배 우승컵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죠. 유성에서 보니 산책을 즐기는 조용한 성격의 기사더군요.

 흑을 쥔 종원징은 흑5의 중국식입니다. 이 중국식 포진법은 한동안 뜸하더니 최근 들어 더욱 무서운 기세로 인기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흑7의 취향이 독특하군요. 구리 9단 같으면 A로 곧잘 두는데요, 물론 B의 걸침도 떠오르는 수입니다. 박정환 9단은 8로 협공하더니 9엔 다시 10으로 강렬하게 협공합니다. 꽤 급박한 전쟁 모드인데요, 종원징의 차분한 장기전 스타일을 흔들어 놓으려는 의도가 느껴집니다. 15가 재미있습니다. 요즘은 ‘참고도’의 정석은 백이 너무 두터워 거의 폐기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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