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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층 녹아 생기는 메탄가스 온난화 더 부추겨 생태계 파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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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호 14면

시베리아의 대기 관측소.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극지방 얼음이 1990년대보다 세 배 이상 빨리 녹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극의 빙하 면적도 700만㎢에서 최대 410만㎢로 크게 줄었다. 그러자 접근이 쉬워지면서 북극해의 광물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러시아는 야말 반도에 LNG 플랜트 공장을 세워 연간 1500만∼1600만t의 가스를 2018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프랑스의 토탈그룹, 네덜란드 쉘 그룹, 인도 국영기업 ONGC 같은 에너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노르웨이의 스타토일, 영국의 로열더치셸, 미국의 코노코필립스, 러시아의 가스프롬 등 주요 석유 회사들도 향후 몇 년간 북극 유전 개발과 시추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그렇게 생산된 가스나 석유는 북극 항로를 따라 전 세계로 운송된다. 자원 개발은 항로 개발을 촉진하고 항로 개척은 자원 개척을 촉진한다. 문제는 둘 다 위험성을 갖고 있고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오염이 안 된 청정지역 북극과 북극해는 환경적으로 매우 민감한 곳이다. 이곳을 항해할 경우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 급유나 선박 충돌로 인한 기름 유출, 선박의 오수 등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북극 항로가 직접 초래할 수 있는 해악이다. 북극해역의 열악한 환경과 정보 부족으로 인해 대형 해상 사고로 이어져 기름 유출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이미 2010년 7월 북극 항로의 ‘거친 해역’에서 디젤 탱크 운송선인 ‘베르주가’와 ‘인디고’가 충돌 사고를 일으켰었다. 큰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유사한 사고의 가능성은 늘 있다. 또 화물에서 확산되는 오염균과 선박의 오·폐수는 북극 해양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수중 생물에 매우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비하려면 운항정보의 체계화, 친환경 선박의 사용, 해상안전과 검역시스템의 정비를 위한 국제적 협조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아직 체계적인 연구와 준비는 제대로 돼 있지 않다.
북극 해빙의 배경인 북극권의 기온 상승은 외쿠메네(인간의 거주가 가능한 지역)를 넓히고 식량생산이 가능한 토지도 늘린다. 북극권이 농업생산의 중심으로뿐 아니라 인간 생활권으로 개발될 수 있다. 이를 노리고 이미 북극해로 유입되는 레나강 하구의 삼각주 개발을 위해 독일과 러시아가 연구 협력사업을 하고있다. 이뿐만 아니라 북극지역에 매장된 천연자원의 개발에 선진국들은 선점 경쟁을 하고 있다. 갈등은 이를 위한 필수 요소인 북극 항로 통제권으로도 번진다.
그런데 북극 개발 과정에서 오존층 파괴는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북극 지역의 생태계는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온난화로 빙산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면 북극해 연안의 저지가 침수된다. 북극 지역에 가까운 영구 동토층도 녹는데 이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온실효과 유발력이 이산화탄소보다 21~23배나 높은 메탄가스(CH₄)가 동토층에서 발생해 대기 중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지구온 난화는 더욱 가속된다.

북극해·항로 개발 부작용은


북극 자원 얼마나

가스·석유·광물 …13.5조 달러 추산

북극해를 감싸고 있는 북극권은 북위 66.5도 이북 지역을 칭한다. 삼림성장의 한계선, 북극에서 떠내려 오는 빙하(일명 유빙)가 남하하는 한계선, 또한 사계절 내내 땅이 얼어 있는 영구동토층 한계선이다. 기후학적으로 7월 평균 기온이 섭씨 10도 이하인 지역을 북극권이라 한다.
북극해는 북극점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에 둘러싸인 해역으로 5대양 가운데 면적이 가장 작은 바다다. 북극해 면적은 1400만㎢로 지구해양의 3%, 한반도 면적의 약 55배다. 평균수심은 972m, 가장 깊은 곳이 5502m다. 넓은 의미로 북극해는 배핀만 등을 포함한 주변의 바다를 일컫기도 한다.
북극해에는 세계 석유와 가스의 4분의 1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는 매장량의 13%(900억 배럴), 가스는 세계 천연 가스의 30%(47조㎥)다. 다이아몬드와 금을 포함해 막대한 양의 철광석, 니켈, 구리, 알루미늄, 우라늄, 다이아몬드, 희귀금속 등의 광물자원도 있다. 철광석은 전 세계의 16%나 된다. 북극해 광물자원의 가치는 1.5조~2조 달러로 추정된다. 모든 에너지광물 자원을 합하면 13.5조 달러(약 1경4000조원)로 까지 추산된다.
북극해의 연간 수산자원 어획고는 전세계의 약 40%로 4600만t 수준이다. 주변의 그린란드 남부 연안 및 바렌츠해, 베링해, 알래스카 북쪽 연안에 주요 어장이 있다. 북극해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명태·대구·연어 등의 서식지가 북상하면서 북극해 지역의 어업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2020~2030년 북극항로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 아래 북동항로와 북서항로 등의 북극항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북극과 인접해 있는 미국·캐나다·러시아·노르웨이·덴마크 등 북극권 국가들은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영유권과 해양관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유엔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북극 해역에 대한 개별 국가의 주권은 인정하지 않고, 인접국들의 200해리(370㎞) 배타적 경제수역만 허용한다. 그러나 아직 북극해 전체를 포괄하는 법적 효력을 갖는 국제기구는 없다. 북극을 둘러싼 국가들 간의 포럼으로 1996년 설립된 북극 이사회(Arctic Council)를 중심으로 북극과학위원회(IASC)라는 과학자 간 위원회를 통해 연구자들이 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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