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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주도권 잡기, 후끈한 겨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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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석채 회장(左), 이중근 회장(右)

프로야구 10번째 주인공이 되기 위한 KT와 부영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탓에 과열 양상까지 보인다. ‘KT 대세론’이 굳건한 듯싶었지만 후발주자인 부영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부영·전북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추진위원회는 새해 첫날인 1일 보도자료를 냈다. 이중근(72) 부영그룹 회장이 군산상고와 전주고를 방문, 야구발전기금으로 총 2억원을 내놓았다는 내용이다. 새해 벽두부터 그룹 회장이 나섰을 만큼 부영의 행보는 빠르고 공격적이다.

KT와 부영의 경쟁은 고교야구단 창단 열기로 이어지는 순기능을 발휘했다. KT와 손잡은 수원시는 지난해 10월 장안고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야구단 창단을 지원했다. 부영과 파트너인 전북도 역시 지난해 12월 정읍 인상고에 야구단을 창단하며 보조를 맞췄다.

 그러나 네거티브 공방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31일 한 인터넷 매체는 “부영그룹에서 2010년 수원시에 프로야구 창단 의사를 나타낸 적이 있다. 수원시가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건설업을 모태로 하는 부영그룹은 야구단을 운영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부영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무근이다. 오히려 우리가 경기도와 수원시로부터 프로야구단 창단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야구단 창단을 논의한 건 사실이나 누가 ‘퇴짜’를 놓았는지를 두고 다퉜다.

 지난달 초에는 전북도 관계자가 “KT 회장은 임기제 아닌가”라고 말해 수원·KT의 심기를 건드렸다. 야구단 창단에 적극적인 이석채(68) 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KT의 야구단 지원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다.

 KT는 지난해 11월 6일 수원시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관련 상호 협력을 위한 MOU(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자산규모 32조원으로 재계 14위의 KT는 오래전부터 프로야구 창단 유력기업으로 꼽혔다.

 KT가 ‘대세론’을 즐기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10구단 창단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지난달 초 부영이 전북도와 손을 잡고 등장했다. 그룹 규모(자산 12조원)와 연고지의 시장성이 KT에 비해 떨어지는 대신 공격적인 홍보로 ‘KT 대세론’에 맞섰다.

 부영과 전북도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제10구단이 전북에 생겨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오너’인 이중근 회장 중심의 경영이 야구단을 지원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도 했다.

 KT도 더는 밀리지 않을 태세다. KT 관계자는 “KT엔 프로농구 등 스포츠 팀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또 KT그룹 플랫폼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콘텐트가 있다”고 말했다.

  KBO 이사회는 2월 중순께 10구단 창단 승인을 심의할 예정이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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