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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딸|딸을 대하는 어머니의 태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머니와 딸의 사이는 간절하고 본능적인 애정으로 얽히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엄밀한 의미로는 같은 여성으로서 경쟁과 시샘이 뒤섞인 애정이 바닥을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들이 자각할 수 없는 곳에 나타나는 어머니와 딸 사이의 투쟁을 미국의 저명한 의학박사 「버질·G·데이먼」씨와 「이사벨라·테이브스」여사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특히 어머니가 취하여야할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외지에서>」
딸은 아주 어린 때부터 한 경쟁자로서 어머니와 싸운다. 딸은 어머니의 권위를 반발하고 무얼 하라는 지시(특히 어머니가 옳은 경우)를 거부한다. 그러면서도 딸은 어머니의 동의를 갈망한다. 그래서 여자들 사이에는 남자가 이룰 수 없는 화애와 친근감이 있기 마련이다. 어린 딸이 자기와 엄마는 같은 여성이지만 아버지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냉전은 시작된다. 이런 일도 있다. 다섯 살 먹은 딸에게 아버지가 죽었다는 얘기를 어머니가 알려줬다. 그때 아이는 『나는 커서 아버지와 결혼하려고 했는데』하면서 울상을 지었다.
사춘기를 앞두고 몇 년 동안은 모녀의 갈등은 더 거칠어진다. 그때는 어린 딸은 이젠 자신이 어린애가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딸은 자기가 아직도 의존하고 있는 사람을 향해 적의감을 품고 있다는 이유에서 스스로 두려움에 싸인다.
딸은 점차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가는 과정에서 강렬한 불안을 느끼며 그 결과 다른 여자친구, 선생 혹은 나이 많은 여자와 급작스럽게 친해지고 또 헤어져버리는 체험을 갖는다. 그러므로 딸이 먼저 입을 열어 자기 얘기를 하면 딸을 신뢰할 수 있는 인간으로 대하여야하며 딸의 개인생활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
어느 환자의 딸은 나에게 자기어머니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말했다. 『엄마는 지나친 사랑으로 나를 감싼다. 그러나 내가 무슨 얘기를 하면 엄마는 설교를 털어놓는다. 엄마는 내가 스스로 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가. 나는 엄마의 노리개가 아니다. 한 인간이다』 사춘기가 지나면 어린 딸은 여자가 된다. 신체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새롭고 신비로운 세계에 눈이 뜨인다. 어머니에 대한 반발에 여성으로서의 질투가 새로운 요소로 첨가된다. 딸은 자신을 완전히 해방시키기를 원한다. 엄마가 사교적이면 딸은 교양을 갖추고자 노력한다. 그는 모든 나이 많은 여성의 약점을 크게 확대시켜, 자기는 엄마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엄마의 초라한 모습에 비해 자신은 훨씬 우월하다고 뽐낸다.
처음 성적인 욕구를 체험하는 딸은 자기 엄마도 성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불쾌한 감정을 갖는다. 사춘기를 지난 딸에게 자기엄마가 임신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며 불쾌한 것이다. 따라서 아버지에게도 외면하게되고 일반적으로 모든 남자를 싫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죽었거나 어머니와 헤어져 사는 경우 딸은 그 책임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어머니에게 돌리고 없는 아버지를 환상 속에서 영웅시한다.
어머니는 딸을 애써 사랑할 필요는 없다. 딸에게 지나친 바람이나 기대로 그를 윽박지를 필요도 없다. 오직 딸도 한인간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머니와 딸 사이에 애정의 갈등이 심한 경우 딸은 남성관계에 있어 난관을 겪기 쉽다. 자라나는 딸에게 조급한 애정을 기대하지 않는다. 여자가 20대에 이르러 결혼하고 자신이 어린애를 낳게되면 여자는 그의 어머니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육아든지 집안일, 때로는 남편을 돌보는 일에 관하여 즐겨 어머니의 충고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내가 체험으로 얻은 모녀간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적어본다.
▲딸을 통해서 자신의 생활을 다시 반복하려 애써서는 안 된다.
▲딸이 남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말라.
▲스스로 판단해서 옳지 않은 일은 남의 앞에서라도 거리낌없이 「노」라고 말한다.
▲딸에게 일정한 규칙을 제시하고 지키게 한다고 해서 딸이 당신을 싫어하리라고 염려할 필요는 없다. 어린아이들은 그것이 합리적인 한에서는 규율을 갈망한다.
▲사춘기의 딸을 애써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
▲딸이 예뻐지도록 가르칠 수는 없다. 차라리 딸에게 예의라든지 생각하는 습관을 가르쳐야한다.
▲남자친구들이 집에 찾아오는 경우 그들을 집에 받아들일 필요는 있지만 어머니가 끼여들어선 안 된다.
▲딸에게 지나친 간섭을 말라. 모두 털어놓으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
▲딸과 자주 상의해서 서로의 차이점을 명백히 하고 내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걸 꺼리지 말라.
▲아무리 심한 일이라도 딸에게 벌준 다음에는 다시 딸을 불러 당신이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하라.
▲딸이 엄마의 욕을 한다고 해서 두려워 말라.
▲딸이 고등학교를 나온 후에는 규칙은 무용한 것이다. 「나는 너에게 실망했다」는 식의 말은 딸을 몹시 괴롭힌다.
▲딸에게 위선자가 되어선 안 된다. 딸이 위선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당신의 행동을 주의해야한다.
▲딸과의 사이에 의사소통이 끊어진 경우 오빠나 남편 혹은 다른 친구를 통해 딸이 얘기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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