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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프랄린 초콜릿 vs 스위스 밀크 초콜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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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라 벨지크 구어망드(La Belgique Gourmande)’ 매장에서 팔고 있는 다양한 초콜릿들.

벨기에 못잖게 초콜릿으로 이름을 날리는 나라가 스위스다. 세계적인 초콜릿 기업 린트(Lindt)가 있고,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도 초콜릿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벨기에나 스위스나 초콜릿이라면 한가락 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둘 다 초콜릿의 역사 안에선 후발주자다. 유럽에 초콜릿을 최초로 소개한 건 스페인의 정복자들이었다. 16세기 초 멕시코의 코코아 열매가 처음 스페인에 닿았고, 이후 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1700년대 말엔 바다 건너 미국에도 초콜릿 공장이 생겼다. 이때까지도 초콜릿 역사 속에 스위스와 벨기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혁신적인 발명으로 지금의 명성을 쌓는 밑천을 마련한 건 스위스가 먼저였다. 지금은 벨기에의 대표 브랜드가 된 노이하우스의 설립자인 장 노이하우스도 스위스 이민자였다.

 스위스에선 1875년 최초의 밀크초콜릿이 만들어져 판매됐고, 로돌프 린트는 1879년엔 초콜릿의 맛과 향을 좋게 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가공 방식인 ‘정련(conching)’ 기법을 개발했다. 오늘날 초콜릿을 만들 때 반드시 거치는 표준 공정이다.

 벨기에에선 1831년 앤트워프에 최초의 초콜릿 공장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1912년 ‘프랄린’이 만들어진 후에야 ‘벨기에 초콜릿’의 역사는 시작됐다. 어쨌거나 밀크초콜릿을 만든 스위스, 프랄린을 만든 벨기에는 각각의 원조가 되어 지금껏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둘은 어느 것이 더 맛있냐를 따질 수 없게 ‘전공’이 다른 셈이다.

 초콜릿은 코코아매스·코코아버터·설탕·우유 등을 넣어 만드는데, 스위스 초콜릿은 우유 함량이 높은 밀크초콜릿 위주다. 알프스의 넓은 초원에서 신선하게 짜낸 우유가 스위스 초콜릿을 부드럽고도 크리미하게 만든다. 벨기에의 쇼콜라티에들도 “스위스 밀크 초콜릿은 우유가 특별한 것 같다”고 할 정도다. 만드는 것뿐 아니라 먹는 것도 밀크초콜릿 위주라서 스위스에서 소비되는 초콜릿의 80%가 밀크초콜릿이다. 스위스인의 1인당 초콜릿 소비량은 연간 11.9㎏으로 벨기에인의 소비량보다 더 많다.

 반면에 벨기에는 코코아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 중심이다.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초콜릿 본연의 맛에 좀 더 가깝다. 또 프랄린 안엔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필링을 채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브뤼셀=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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