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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내내 비상근무 … 경호 베테랑 경찰의 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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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8대 대선 기간 내내 비상 경비 근무를 섰던 경찰관이 대선이 끝난 후 새벽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순직했다. 경찰은 20일 “서울 강서경찰서 경비과 소속 임종환(33·사진) 경사가 이날 오전 4시쯤 숨졌다”고 밝혔다.

 임 경사는 서울 강서구 대선 개표소 경비 근무를 마치고 승용차를 이용해 경기도 파주 교하신도시 집으로 향하던 중 제2자유로 삽다리IC 부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머리를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대선 당일인 19일 임 경사는 오전 4시쯤 출근해 꼬박 24시간 동안 관내 투·개표소 경비 업무를 수행했다. 이미 지난달 25일부터 대선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한 탓에 밤을 새우고 사나흘 걸러 퇴근하는 등 격무로 인해 피로가 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3, 7살짜리 두 딸을 둔 임 경사는 사고 당일이 마침 부친의 기일이라 20~21일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어머니가 사는 부산으로 내려갈 계획이었다고 한다. 동료 정인기(30) 경장은 “효심이 강해 홀어머니를 모시고 싶다며 부산으로 전근을 신청한 상태였다”며 “청와대 근무 당시 경호실장상을 2회 수상하고 순경에서 경장, 경사로 잇따라 특진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경찰관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숨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임 경사를 경위로 1계급 추서했으며 22일 오전 10시 강서경찰서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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