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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북극곰 … 코카콜라는 겨울에 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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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코카콜라가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용으로 제작한 광고. 산타를 믿지 않던 소녀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성탄을 즐기게 되는 이야기로, 함께하면 행복해진다는 메시지다. [사진 코카콜라]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는 한 소녀.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에게 커다란 목각 산타를 선물로 받는다. 목각 산타의 어깨에 올라타 마을 사람들과 축제를 벌이고, 얼굴엔 웃음이 번진다. 코카콜라가 올해의 크리스마스 TV 광고로 제작한 내용이다.

 이 회사는 탄산음료로는 드물게 겨울 광고·마케팅에 공을 들인다. 한국 코카콜라 측은 “겨울은 탄산음료를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계절이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카콜라가 올 11~12월 들인 광고비는 여름 못지않다. 6~8월과 월별 평균을 비교하면 80% 수준이다. 올해는 런던올림픽 때문에 여름 TV 광고 비중이 높았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겨울과 여름의 광고 비중이 비슷하단 뜻이다.

1993년 선보인 코카콜라의 북극곰 광고. 산타와 함께 코카콜라를 상징한다.

 126년 된 브랜드 코카콜라의 성장에는 이 같은 겨울 마케팅이 한몫을 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브랜드 평가회사 인터브랜드는 올해 글로벌 100대 기업 중 브랜드 가치 1위로 코카콜라를 꼽았다. 3년 연속이다. 브랜드 가치는 77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8% 늘어났다. 코카콜라 측은 “코카콜라 하면 떠오르는 빨간 옷의 산타, 북극곰 같은 ‘상징’들은 대부분 겨울 광고에서 나왔다”며 “이로 인해 친근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이처럼 코카콜라 브랜드의 일등 공신은 산타다. 지금의 산타 이미지를 코카콜라가 탄생시켰다는 것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모르고 있는 사실. 옷을 입고 배가 나온 인자한 산타는 1931년 코카콜라의 지면 광고에서 처음 나온 것. 당시 광고를 담당하던 미국의 화가 헤든 선드블롬(1899~1976)이 그렸다. 선드블롬은 온화한 미소와 행복한 주름살을 상상하며 산타를 그려 주간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광고로 실었다.

 이전까지 요정·난쟁이 등 다양한 모습으로 국가·문화권마다 달리 전해지던 산타의 모습은 이때부터 세계적으로 통일됐다. 코카콜라가 산타의 이미지를 브랜드에 활용하기 위해 ‘겨울 광고’에 힘썼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기존 산타에 스며 있던 종교적 색채를 빼고, 장난스러운 산타를 그렸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왔다가 콜라만 마시고 간다든지, 아이들의 과자를 빼앗아 먹는 모습이었다. 1920년대까지 우아한 여성이 콜라를 마시는 모습을 주로 활용해 왔던 코카콜라는 산타를 앞세운 후 친근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이 같은 코카콜라의 겨울 광고 효과는 매출로도 연결된다. 한국 코카콜라에 따르면 최근 들어 11~2월의 월별 코카콜라 판매는 5~8월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어났다. 스포츠 음료의 겨울철 판매가 여름의 35%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코카콜라가 여름 올림픽뿐 아니라 겨울에 열리는 스포츠 대회도 후원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1968년 창설돼 여름·겨울로 나눠 열리는 스페셜 올림픽을 첫해부터 공식 후원하고 있다. 지적발달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 축제로 내년 1월 강원 평창에서 열린다. 코카콜라는 이번 대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명 연예인에게 빨간 리본을 달게 해서 스페셜 올림픽의 팬임을 알리게 하는가 하면, 소비자 참여도 이끈다. 코카콜라의 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게임을 하면 1~5위는 자신의 이름으로 각 1000만원을 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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