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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판교 덕 … 용인 고기동, 전원주택촌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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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일대는 자연환경이 좋고 교통이 편리해 고급 전원주택촌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최현주 기자]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서 승용차로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를 타고 20분 정도 달리다 서분당나들목으로 빠지면 각양각색의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이 나온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아파트 밀집촌으로 꼽히는 수지구에 속하지만 아파트를 찾아볼 수 없는 이곳은 500여 가구의 전원주택이 자리 잡았다.

 최근 들어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서판교 일대가 고급 주택촌으로 떠오르면서 인근 고기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저수지·계곡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데다 서울이 가깝고 인근에 분당·판교신도시 등이 있어 주거 편의성이 좋아져서다. 판교신도시 로뎀공인 임좌배 사장은 “광교산과 저수지가 있어 배산임수형 입지인 데다 땅값이 비싼 서판교를 피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 고기동 쪽을 찾는 수요자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고기동에 전원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인근 성남시 분당신도시 입주가 본격화하자 분당의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면서 쾌적한 전원생활을 누리려는 수요가 찾아들기 시작한 것.

 본격적으로 수요가 몰린 것은 2009년 이후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교통여건이 확 좋아졌다. 게다가 서판교에 타운하우스·고급 단독주택 등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이다. 전원주택업체인 대정하우징 박철민 사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은퇴한 노년층이 주로 찾았다면 2009년 이후 강남에 직장이 있는 중장년층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땅값도 상승세다. 2000년 초 3.3㎡당 100만~150만원이었던 땅값은 현재 3.3㎡당 300만~400만원 선이다. 고기리 저수지가 가까울수록 땅값이 비싼 편이다.

 땅값이 10년 새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아직 서판교(3.3㎡당 1000만~1300만원 선)의 30% 수준이다. 고기리 저수지 인근 건축면적 198㎡형(대지면적 548㎡) 전원주택(2층)이 10억~11억원 선이다. 저수지가 보이지 않는 곳은 198㎡형(대지면적 661㎡, 2층)이 8억원 정도다.

 전세 물건도 적지 않다. 고기리 저수지 인근 105㎡(대지면적 551㎡) 1층 전원주택(방 3개, 욕실 2개) 전셋값은 2억5000만~2억8000만원 정도다. 삼평동 판교역공인 최일규 사장은 “고기초교 인근 주택은 어린 자녀가 있는 30~40대도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집을 지을 수 있는 빈 땅은 넉넉하다. 직접 집을 짓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전원주택개발업체가 공급하는 단지(10~20 가구)도 있다. 대부분 주택이 지상 1~2층으로 마당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수도·전기 등 기반 시설이 갖춰진 기존주택을 구입해 증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발이 제한되는 자연·보존녹지지역으로 묶여 있는 곳도 있어 땅을 살 때 유의해야 한다.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주택 설계에 개인 취향이 반영돼 있어 나중에 팔 때 조건에 맞는 매수인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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