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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신오피스텔촌 ‘4대천왕’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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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 5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송파아이파크 오피스텔 견본주택. 함박눈이 쌓여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지만 늦은 시간까지 청약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만 4000여 명이 청약했다. 시행사인 대원개발산업 최인녕 사장은 “청약 접수 이틀간 모집 규모보다 여섯 배나 많은 8800여 명이 청약했다”며 “대단지의 ‘신오피스텔촌’의 장점이 가장 큰 곳”이라고 자랑했다.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신오피스텔촌’이 뜨고 있다. 기존 오피스텔 밀집지역인 서울 강남이나 구로·가산동, 일산 백석·장항동과 달리 최근 2~3년간 3000실 이상 오피스텔이 집중적으로 공급된 곳이다. 서울·수도권에서 신오피스텔촌으로 분류되는 곳은 서울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주변, 서울 강남 보금자리지구, 분당신도시 정자동 등이다. 주변에 대규모 업무·상업시설이 조성되며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게 공통점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오피스텔 주요 수요층인 1~2인 가구가 신오피스텔촌 주변에 늘어나고 있어 이들 지역은 앞으로 투자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동남권유통단지는 SH공사가 문정·장지동 일대에 조성한 복합쇼핑공간으로 8호선 장지역 앞에 있다. 지난해 한화오벨리스크(1533실)·송파푸르지오시티(1249실)가 공급돼 일주일 만에 100% 계약을 끝냈고 최근 분양을 시작한 송파아이파크(1403실)가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이 지역에선 앞으로 6000여 실이 더 나온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가든파이브가 활성화하고 문정동 법조타운, 미래형 업무단지 등이 조성되면 이 지역에만 25만여 명의 인구가 상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상암동 DMC는 미디어 기업이 대거 이전하게 된다. 입주가 완료되는 2015년 800여 개 기업과 6만8000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미디어기업 특성상 젊은 직장인이 많아 오피스텔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최근 공급이 많은 곳은 DMC역과 두 정거장 떨어진 마포구청역 주변이다.

 강남 자곡동 일대 보금자리지구도 신오피스텔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남권이면서 3.3㎡당 1000만원대 초반의 낮은 분양가로 인기를 끈다.

 경기도에서는 분당신도시 정자동이 오피스텔촌으로 주목받는다. 이미 5000여 실의 오피스텔이 있고 최근 2년간 6개 단지 4000실이 집중적으로 공급돼 9000여 실의 대규모 신오피스텔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오피스텔촌의 투자수익률은 주변 개발 정도, 오피스텔의 크기 등에 따라 제각각이다. 분양가나 시세가 높은 곳은 수익률이 다소 떨어진다. 문정동 송파푸르지오시티 52㎡형(이하 전용면적) 분양권은 현재 3억8000만원 수준인데 같은 크기의 주변 임대료(보증금 2000만원·월세 95만원)를 고려하면 연수익률이 3.1%에 불과하다.

반면 상암동 이안1단지 46㎡형은 현재 2억원에 거래되는데 임대료(보증금 5000만원·월세 110만원)가 높아 연 8.8%의 수익률도 가능하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최근 분양이 집중된 대부분 신오피스텔촌은 앞으로 1~2년간 입주가 집중돼 일시적 공급 과잉으로 단기간에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주변 지역 개발 진행을 봐 가며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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