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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文 손잡는 순간 SNS에 불…트위터 민심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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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광화문 유세 격돌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시간 간격으로 대규모 유세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사진 왼쪽), 문 후보는 양손을 들어올렸다(오른쪽). 경찰은 두 후보의 유세에 각각 2만5000여 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칼바람이 불던 지난 6일 오후 4시20분.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적극 지원하겠다”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손을 잡는 순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엔 불이 붙었다. ‘이제 이길 수 있다.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분들을 설득하자’는 동양대 진중권 교수 (@unheim) 트윗은 507번 리트윗(트윗 전달)됐다. 이날 리트윗 많은 트윗 분야에서 8위였다. 1위는 ‘새 정치와 정권 교체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하겠다. 오늘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는 안철수 전 후보(@cheolsoo0919)의 트윗(2917회)이다.

중앙SUNDAY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와 함께 안 전 후보의 출마 선언에서 사퇴, 전격지원 발표에 이르까지의 대선 관련 트위터 민심을 살펴봤다. 8월 1일~12월 7일 사이에 만들어진 5억3000만 건의 트윗 가운데 대선 관련 트윗 3010만 건이 대상이다.

트위터를 달군 핵심 키워드는 단일화, 노무현, 박정희, 흑색선전이 차지했다. 대선 관련 키워드를 ▶이슈 ▶인물(후보 제외) ▶네거티브 공세 ▶공약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이들 4개 단어가 총량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트위터에서 안철수 전 후보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대선 이슈 관련 단어 언급량의 1~5위(단일화·흑색선전·투표시간·사퇴·정권교체)가 모두 안 전 후보와 관련돼 있다. 노무현, 박정희가 단일화 다음으로 많은 것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 대결이 트위터상에선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 속에서 치러졌다는 얘기다.

공약에 대한 언급은 매우 적었다. 대선 이슈 1위인 단일화는 대략 170여만 건의 트윗이 있었지만 공약 1위인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은 30여만 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약 분야에선 1~3위를 모두 경제 관련 단어가 차지했다. 경제민주화·비정규직·반값등록금의 순이다. 통일·외교 관련 공약은 언급된 횟수나 내용이 거의 없었다. ‘햇볕 정책’만이 3만여 건으로 9위에 올랐을 뿐이다.

공약만 놓고 볼 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연관어는 차이를 보였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 성장, 부동산과 같은 단어와 연관성이 높았다. 문 후보는 노동, 비정규직, 양극화란 단어와 연관성을 보였다. 연관어 밀접도로 볼 때 대선 주요 이슈인 ‘경제민주화’는 박 후보가, ‘비정규직’은 문 후보가 각각 앞섰다. 리트윗으로 보면 문 후보는 ‘안보’ 관련 네거티브 공격을 많이 받았고, 박근혜 후보는 ‘여성’ 관련 네거티브 공격이 많이 전달됐다.

안철수 전 후보는 트위터 최고의 흥행사였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 민심은 ‘안철수 변수’에 따라 춤을 췄다. 트위터리안(트위터 사용자)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언급 횟수와 내용도 안 전 후보의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0~100(최대 긍정)으로 수치화하면 안 전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9월 19~25일) 문 후보의 긍정치는 25.9에 불과했다. 안 전 후보가 후보를 사퇴하자(11월 23~29일) 30.5로 뛰었다. 이후 안 전 후보가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히자 34.6으로 상승했다. 다만 트위터상 ‘전격 지원’의 파괴력은 사퇴 선언에 비하면 약했다. ‘전격 지원’ 관련 트위터 언급은 6일 220여만 건이다. 지난달 23일 ‘사퇴 발표’ 때는 이보다 100만 건가량 많았다.

SNS 여론분석 전문가인 장우영(정치학)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SNS 여론은 젊은 층이 중심을 이루고 있어 최종 지지율과의 상관 관계가 입증되진 않았다”면서도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특정 후보에 대한 활발한 리트윗은 득표율과 긍정적인 관계를 보인다”고 말했다.

염태정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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