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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고향 부산부터 공동유세 지역주의로 새 정치 하겠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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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호 03면

권영세(53) 전 의원은 9월 말 박근혜 캠프의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서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경험이 발탁 배경이다. 권 실장은 이후 매일 10여 차례의 회의를 챙기며 대선 승리 전략에 골몰한다. 새벽 2시 전후가 퇴근 시간인 생활이 두 달을 넘었다. 7일 당사에서 만난 그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한 달째 감기라고 했다. 권 실장은 “이번 대선은 49대 51의 싸움”이라며 “책임의 무게 때문에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 권영세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나.
“박빙 우세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돕기 시작한 영향이 조금은 있겠지만 판세를 역전시킬 정도는 아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안 전 후보의 말과 행동이 맞지 않아서다. ‘이념 차이를 느낀다’면서도 문 후보를 돕기로 한 건 자기 정치를 위한 것이다. 진심으로 문 후보를 위한 건 아니다. 그가 ‘안철수 현상’의 주인공이 된 건 캠프 이름(진심 캠프)처럼 진심 때문이었는데 진심이 아닌 행동은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다. (안 전 후보 외곽조직) CS코리아 외에도 많은 사람이 새누리당 지지를 고려 중이다. 유세도 고향인 부산부터 시작했는데 새 정치를 하겠단 분들로선 가치와 행동이 다른 모습이다. 지역주의 극복이야말로 새 정치의 중요한 가치 아닌가. 후보가 도대체 누군가란 생각도 든다. 어디까지나 후보는 문재인인데 자기 힘으로 선거하는 게 아니라 안 전 후보에게 기댄다.”

-지역별 판세는 어떤가.
“부산·경남은 생각보다 괜찮다. 캐스팅보트라는 충청에선 우세하다. 강원·TK(대구·경북)도 괜찮고, 호남 여론조사도 조심스럽게 두 자릿수가 가능하지 않겠나 기대한다.”

-젊은 층에선 어렵지 않나.
“2040에선 어려운데 20대·40대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40대는 이념과 현실을 같이 추구하는데 보육·가계부채 공약이 먹히고 있다. 20대는 막연한 거부감으로 새누리당을 미워했는데 현실적으로 누가 등록금,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고 새누리당에 조금씩 문을 열고 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들고나왔는데 먹히는 구호인가.
“안정이냐 변화냐를 놓고 투표할 때 안정이 이긴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닥쳐오는 불안한 시기여서 ‘준비된’이란 슬로건이 효과가 있다. ‘여성 대통령’도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여성 유권자층은 더 지지한다.”

-보수 연대의 효과는.
“2007·2002 대선에선 보수 단일화가 안 됐다. 이번에 된 거다. 하지만 보수대연합으로 선거를 하는 게 아니다. 박 후보가 대통합을 얘기한 건 진보도 아우르겠다는 거다. (인혁당 사건 피해자) 김중태, (북한 의료봉사를 하던) 인요한씨가 그렇다. 동교동계는 지역 통합이고, 젊은 총학생회장들의 지지 선언은 세대갈등 통합이다. 국민대통합의 단초를 지금 만드는 거다.”

-남은 변수는 뭘까.
“누가 실수를 하느냐, 안 전 후보가 어느 정도 지지하느냐가 변수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했는데 변수가 될까.
“한때 북한 위협이 여권에 긍정적인 이슈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라고 본다. 미사일 발사 문제는 단순히 선거 차원에서 바라보고 유불리를 따져선 안 된다. 안보와 관련된 부분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른 시간 내에 북한이 평화를 위협하는 행태를 하루빨리 중지하도록 초당적으로 접근할 문제다.”

-TV 토론이 미칠 영향은.
“TV 토론 변수는 우리에게 나쁘지 않다. 지난 3일 박 후보로선 자신을 돕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충격 속에서 준비를 거의 못한 채 토론에 나섰다. 게다가 이정희 후보가 금도를 넘었다. 그런데도 그 정도였다면 앞으로 TV 토론에선 잃을 게 없다. 이정희 후보는 후보로 끝까지 갈 거라고 보지 않는다. 국민연대란 이름하에 후보 단일화를 할 텐데 그런 후보에게 시간을 주는 게 맞나. 문 후보가 빨리 단일화를 시켜 10일부턴 1대 1토론을 하면 좋겠다.”

-문 후보의 캠페인을 어떻게 보나.
“문 후보는 소탈하고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NLL(북방한계선)과 관련해 진실이 밝혀지면 진정성도 타격을 받을 거다. 남은 기간에라도 솔직히 ‘(노무현 정부) 당시엔 이랬는데 나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게 옳은 지도자의 모습이다. 문 후보는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약하다. 노무현 정부의 실패 원인인 친노 10인방에게 휘둘려 아이덴티티를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당선되면 심상정처럼 급진적인 쪽도 받아들이고, 보수적인 안 전 후보에게도 국정 운영의 지분을 줘야 한다. 안 전 후보는 정책 면에서 새누리당과 큰 차이가 없다. 이면 합의는 없길 바라지만 뒤죽박죽 정권이 되지 않겠나. 국민연대는 ‘뒤죽박죽 연대’ ‘혼란 연대’ ‘반쪽 연대’다.”

-향후 전략은.
“부동층이 상당히 줄었다. 안 전 후보가 가려서 안 보였을 뿐이지 새누리당의 정치 쇄신이 강력하고 효과적이다. 그런 쇄신을 제대로 이야기하면 부동층이 상당히 올 거다. 민생과 ‘책임 있는 변화’도 핵심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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