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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발견하기 힘든 성능, 타 보면 ‘상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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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호 22면

한국GM이 최근 경사를 맞았다. 쉐보레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한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국GM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1만37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5%나 늘었다. 판매를 이끈 쌍두마차는 ‘스파크’와 ‘크루즈’였다. 이 가운데 크루즈는 1859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 치솟았다. 올 초 부분 변경으로 안팎을 다듬은 효과를 본 셈이다.

[시승기] GM쉐보레 ‘더 퍼펙트 크루즈’

크루즈는 쉐보레의 준중형 세단이다. 한국을 포함해 10개국에서 생산한다. 해외에서도 같은 모습과 이름으로 판다. 소위 ‘월드 카’다. 지금의 크루즈는 1.5세대다. 1세대는 2008년 데뷔했다. 당시 이름은 ‘라세티 프리미어’였다. 지난해 쉐보레 브랜드로 갈아타면서 ‘크루즈’로 개명했다. 지난 6월엔 성형수술을 통해 ‘더 퍼펙트 크루즈’로 거듭났다. 크루즈는 데이비드 라이언(44)이 디자인했다. GM유럽 디자인 총괄 책임자다. 그는 1990년 GM에 합류했다. 이후 캐딜락 1세대 CTS, 허머 H3, 쉐보레 볼트와 아베오·스파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가 손본 차종엔 공통점이 있다. 상큼한 비율을 뽐낸다. 보닛과 꽁무니, 길이와 너비의 조화가 멋스럽다. 크루즈도 마찬가지다.

크루즈의 이번 변신은 앞모습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앞범퍼 안개등 주위를 새로 빚었다. 그릴 속 공기구멍도 한층 촘촘하게 엮었다. 보디 킷도 마련했다. 실내 또한 꼼꼼하게 다듬었다. 가령 대시보드 위쪽과 센터페시아, 가운데 송풍구 등을 다시 디자인했다. 센터페시아 위쪽엔 사물함을 달았다. 사물함 안쪽의 USB 단자를 통해 스마트폰 등 외부기기를 짝지을 수 있다. 주차 브레이크는 동반석에서 운전석 쪽으로 옮겼다. 시트 디자인도 바꿨다. 모서리를 좀 더 잡아 세웠다. 쿠션은 유럽차처럼 탄탄하다. 그만큼 몸을 단단히 잡아준다. ‘쉐보레 마이링크’도 옵션으로 마련했다. 터치스크린 모니터로 오디오와 블루투스 오디오 재생, 사진 및 영상 감상, 후방모니터 기능을 소화한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이 만나 꽃피운 상징적 장비다.

엔진은 직렬 4기통 1.8L 가솔린(142마력)과 2.0L 디젤 터보(163마력) 등 두 가지다. 변속기의 경우 가솔린은 6단 자동, 디젤은 6단 자동 또는 수동 가운데 고를 수 있다. 모두 앞바퀴 굴림 방식이다. 시승차는 가솔린 엔진에 ‘쉐보레 마이링크’ 옵션을 더한 LTZ+. 여기에 7만원만 더 얹으면 휠까지 새카맣게 칠한 최고급 모델 ‘더 퍼펙트 블랙’을 살 수 있다.

크루즈의 라이벌로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 르노삼성 SM3 등을 꼽을 수 있다. 크루즈는 이 가운데 배기량이 가장 크다. 힘이 제일 여유롭다. 아반떼와 K3보다 2마력 앞선다. 르노삼성 SM3는 25마력 차이로 따돌렸다. 토크도 으뜸이다. 반면에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라이벌에 뒤진다. 게다가 더 무겁다. 이 때문에 수치만 저울질해 외면하는 고객이 많다.

하지만 본질을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 GM의 성능과 품질 기준은 까다롭다. 당장 몇 눈금 앞설 수치보단 내구성을 중시한다. 몇 년 타도 헐거워지지 않을 품질에 집착한다. 또한 생색내기 좋은 신기술에 목매지 않는다. 그보단 충분히 검증된 기술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제원으로 드러난 수치가 동급에서 뾰족이 두드러지진 않는다. 하지만 겪어보면 진가를 안다. 차체가 묵직한 만큼 고속주행이 한층 차분하고 안정적이다. 휠베이스가 짧은 만큼 몸놀림도 경쾌하다. 이처럼 취향과 관점에 따라 단·장점은 뒤바뀔 수 있다. ‘더 퍼펙트 크루즈’ 값은 가솔린 1717만~2012만원, 디젤 2274만~2295만원. 연내 계약하면 3년 무이자 할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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