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3·4호기 원전 냉각기 부품까지 짝퉁

중앙일보

입력 2012.12.06 01:04

업데이트 2012.12.0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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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영광·울진 원전에 이어 고리 원전 3·4호기에도 안전과 직결된 부품 일부가 짝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원전설비 냉각용 바닷물을 순환시키는 냉각해수펌프 부품이 위조품이었는데, 이게 고장 나면 최악의 경우 원전이 갑자기 정지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에 대한 위기관리 실태 조사(4~6월) 결과 냉각해수펌프 등 1555개 원전 부품의 품질보증 서류를 위조한 국내 납품업체 강진중공업과 유성산업 2곳을 적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짜 품질보증서를 단 부품은 고리 원전 3·4호기 등에 들어갔다. 감사원 관계자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서 이미 10개 업체의 품질검증 서류 위조를 적발했다”며 “이번 감사를 통해 국내 2개 업체의 검증서 위조 사례가 추가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태현 지식경제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가동 중단 없이 부품을 교체하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위조 서류로 납품된 부품을 사용한 원전을 추가로 가동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발된 두 납품업체 중 한 곳은 납품 가격을 올리려고 입찰 과정에서 담합도 했다. 다른 회사를 들러리로 내세운 뒤 견적서를 만들어 주고 전화로 응찰 가격까지 일러줬다.

 또 고리 원전의 한수원 직원 2명이 납품업체와 짜고 원전부품 대금 16억원을 횡령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한수원에선 지난 7월 납품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직원 22명이 무더기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이번에 직원 비리가 추가로 적발된 것이다. 감사원 정상우 전략과제감사단 제1과장은 “2001년 한수원이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이후 원자력 직군만 모여 있다 보니 폐쇄적인 조직 문화와 느슨한 안전의식이 자리 잡았다. 결국 감독과 내부 통제가 부실해졌고 직원과 납품업체의 부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품질검증서류를 위조한 납품업체 대표와 부품대금을 횡령한 한수원 직원 등 관련자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김균섭 한수원 사장에게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통보를 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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