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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 악단 공연 본 뒤 김정은 갈등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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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란봉 악단의 공연 모습. [중앙포토]

지난 7월 북한의 모란봉 악단이 미국 영화 ‘록키’의 주제가 등 서방 음악을 연주했을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변화’와 ‘보수’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을 보였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이 자체 입수한 내부발언록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당일 공연을 감상하면서 “모란봉 악단은 우리 식의 독특한 경음악단이다. 예술 창작에 있어 끊임없이 혁신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청년들이 모란봉 악단의 공연을 보고 그들 사이에 엉덩이를 제 맘대로 흔들어대는 듯한 불량풍, 이색적인 생활풍조가 바로 퍼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건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당시 공연장에는 부인인 이설주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북한 최고지도부가 일제히 참석했다. 당시 남한의 걸그룹을 연상케 하는 여성 단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모란봉 악단은 록키 주제곡을 연주하고 프랭크 시내트라의 히트곡을 연주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신문은 김 제1위원장이 “모란봉 악단의 배우들이 리듬을 흡수하는 스피드가 빠른 것을 볼 때 그게 (북한) 사회로 퍼질 속도도 빠를 것”이라고 경계감을 노골적으로 보이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것에 민감한 청년들의 감정과 정서를 억제하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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