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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예술 ‘낙화’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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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오석심 왕인전통종이공예관장의 ‘연화도’.

전남 영암군 군서면 서구림리 왕인유적지 안에 있는 왕인전통종이공예관(관장 오석심)에서 4일부터 낙화(烙畵)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불꽃 한 아름 가슴에 새기고’란 주제로 내년 1월 31일까지 계속한다. 섬유공예나 조각과 접목한 응용 낙화도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전시회다.

 오석심 관장과 담양의 김미선씨, 함평의 김현숙씨, 목포의 신문선씨 등 남도의 한지공예작가 4명이 30여 점을 출품했다. 작품들은 종이·나무·가죽·비단 등을 불로 달군 인두로 가늘고 굵게, 짙고 옅게 지져서 표현했다. 꽃·새 등을 그린 화조도(花鳥圖)가 주를 이루고 있다.

 낙화는 조선 후기에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성행했다. 인두의 온도에 따라 빠르게, 느리게 손끝으로 다루는 섬세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인두 끝에 뜨거운 기운을 모아 탄생시킨 값진 작품으로, 현대공예에서는 통상적으로 대하기 어렵다.

 오 관장은 “이번에 참가한 작가들은 전통의 끈을 놓지 않고 어려운 인두작업을 개선해 작품을 만든 만큼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문의 061-470-2543.

◆낙화(烙畵)=넓게는 인두를 대나무나 나무에 지져서 무늬·그림·글씨를 그려 새기는 낙죽(烙竹)까지 포함한다. 주로 합죽선·붓대·연죽(煙竹)·참빗과 바느질 자 등 죽물(竹物)의 표면에 매우 가늘게 선묘(線描)하는 표면장식으로 많이 사용해 낙죽이라는 이름이 굳혀졌다. 인두질은 한 번 달군 인두가 식기 전에 한 무늬 한 글씨를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에 그 속도 조절 등에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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