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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사드, 모든 희망 잃은 분위기” 이판사판 화학무기 공격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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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해 3월 반정부시위 발생 이후 유혈진압으로 4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사진)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마지막 발악’을 할 정도로 진퇴양난 상황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때문에 국제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시리아의 화학무기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NYT는 러시아 외무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 효도르 루키야노프를 인용해 “‘러시아 지도부’의 명령으로 2주 전 시리아를 방문해 알아사드를 만나고 온 이들에 따르면 알아사드는 승리하거나 빠져나갈 수 있다는 희망은 모두 잃고, 어쨌든 자신은 결국 살해당할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사실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7월에도 화학무기를 국경지대로 옮기는 정황이 포착됐고, 8월에는 화학무기 실험을 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그 사이 시민군이 지대공미사일을 이용해 정부군 전투기를 격추하고, 공군 기지와 수도 외곽을 장악하는 등 전세가 크게 악화됐다.

 시리아의 든든한 우군인 러시아의 기류 변화도 심상치 않다. NYT는 러시아와 터키가 알아사드 퇴진을 위한 새로운 외교적 방안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고립무원의 알아사드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6310억 달러 규모의 2013년도 국방 예산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하면서 행정부에 시리아 공군의 자국민 폭격을 막을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들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 국경지대에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날 다마스쿠스 외곽 학교에 박격포탄이 날아들어 학생과 교사 30명이 숨졌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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