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어질 야당의 계보|급선회하는 정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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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당의 원내복귀로 구제된「정치부재」의 현상을 권력의 정상인 청와대를 비롯해 내각, 국회, 여·여당등 권력구조층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가를 본사 정치부기자 좌담회를 통해 알아 보기로 했다. 오늘의 청치현실은 내일의 방향, 미래상의 틀을 잡게 될 것이다. 한·일 협정 비준파동을 고비로 정국은 허탈속에 빠져들어 갔다. 이런 정국의 병리는 무엇이며 처방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정치의 지열은 언젠가 활화산처럼 정국에 뜨거운 용암을 뿜어내어 새로운 형체를 다듬을 것이란 전망아래 요즘의 정국을 종횡으로 파헤쳐 본다.

<전략없는 야당>
사회=민중당의원 복귀로 국회가 정상화한 다음의 국회실태로부터 얘기의 실마리를 잡아봅시다.
K=표면적으로 달라진 점은 없고 야당이 그전보다 더 허탈감에 빠져 있는 것 같아요. 전열이 안짜여 있으니 부득이 한 일-대오정리의 진통단계로 봐야죠.
C=정상화라고 하지만 그저 그런 정도죠. 그전 같으면 산회후라도 국회주변에서 많은 의원들이 얼씬 거렸는데 요즘은 별로 그러는 사람이 없어요. 분위별 활동도 눈에 안 띄고-.
J=그럼, 세비나 타러왔다는 말이 되나. (웃음)
I=민중당이 복귀한데 대한 아무런 명분이 없거든. 덮어놓고 들어온 거든. 덮어놓고 들어온 인상이 짙어. 공화당 의원들이「대여 전략」은 마련되었는가 걱정할 정도거던요.
L=명분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잖아요? 의원직 사퇴는「오도된 지도노선」이었다. 어떤 경우라해도 헌정은 수호해야 한다는 온건파의 주장을 궁색한 명분이라고 몰아 세울 수도 있지만『그럼 대안을 내 놓으라』고 요구해도 강경파에서 말을 못하고 있어요. 강경파서 사퇴후의 행동방향을 미리 정하지 못했던 것이 드러난 셈입니다.
사회=민중당의 지도층이 전혀 안 바뀌었는데도「오도된 노선」을 반성한다니 혹시 힘관계가 작용한게 아닐까요.
C=유진산의원 말처럼 야당통합은 통합 그 자체에만 의의를 둔것 같아요. 당기구가 정당화 안되었으니 민정당의 노선을 통합야당이 그대로 이어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사회=그럼, 온건파는 사전에 사퇴할 결심을 안했단 말인가요?
C=그렇다고 봅니다.
L=강경파에선 기왕 깨질 것을 예상했다면 그때 지도노선을 확고히 하여 갈라설 일이지 그런대로 따라와 놓고 지금와서「오도된지도 노선」을 들고 나오는 것은 시세에 영합하는 것이라고 공박,「적당히 흘러가는 사람들」이라고 온건파를 몰아 세우고 있습니다.

<악세서리 국회>
사회=다음, 6·3계엄후 정치를 맡은 이들이 비상시국때마다「아웃사이더」로 밀려나곤 하는데 공화당은 민중당의원 복귀후 정치의 핵이 다시 국회로 돌아 왔다고 보고 있는가요?
C=강경책을 밀고 나가 득을 본 공화당이니까 표면으로는 부드러워진체 하면서도 강경저의를 굳히고 있겠지요. 권력구조자체가 국회를「정치의 요리대」로 만들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공화당 정권은 국회를 민주주의의 장식물이나「필요악」으로 보는 것 같으며 대통령이 권력구조를 개편않는 한 현재에서 한발 자국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사회=5·16후 군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대해진 인상이 짙은데, 문이 무를 어떻게 하면「콘트롤」할 수 있을까요.
D=강경파가『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 온건파는 공화당 정권을 쓰러뜨릴 또 다른 힘이 생기면 수습 못하게 된다고 계산, 야에 치명적인 행동제약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골탕 먹은 국민>
G=「헌정의 테두리 속」이란 대전시에다 현재의 상처가 너무 깊기 때문에 민중당에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졸라도 소용없는 형편입니다.
I=야당은 우선 정치부재동안에 터진 사건부터 말끔히 해놓고 넘어가자는 방침인 것 같아요.
사회=그럼, 야당은「뒤처리하는 정당」이지 어디 야당인가요?
B=『그렇지만 뒤처리를 안해 놓고 어떻게 국정감사를 하느냐』는 얘기예요. 국정감사에선 무언가 하려고 애쓰겠지요.
H=희미한 야당때문에 골탕먹은 것은 국민- 그중에서도 학생·교수들 아닙니까. 추락된 야당의 인기회복은 어려울 겁니다. 더구나 강경에 맛들인 여당이 만만찮게 도사리고 있음을 계산에 넣어야 하니까요.

<여야의 묵계설>
K=복귀후 한·일 협정재심결의안이 가장 큰「이슈」긴 한데, 그 투쟁의 한계를 야측에서 제시, 여·야간에 묵계가 되었다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A=야당이 재심을 들고 나온 것은 우선 체면치레고 다음은 재심투쟁으로 당의 대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어 보자는 속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민중당은 복귀성명에서 지도노선을 바꿔 가면서까지 의정수호를 위해 복귀했다지만 민중당만 노선을 바꿨다고 정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F=정치권에서 밀려난 고민은 여·야가 똑 같잖아? 정치의 중심은 박대통령을 둘러싼 정부와 이를 떠미는「힘」에 넘어 갔으니까.

<미묘한 보선 전략>
사회=다음은「11·9보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점칠 수는 없을까요.
D=강경파와 온건파가 서로 물고 뜯는 추잡한 싸움이 될 가능성이 짙습니다. 비준의 책임은 공화당이 져야하고, 국민도 공화당을 상대로 따져야 할 텐데, 모든 책임이 똘똘 뭉쳐 야당에 돌아가 야당만 멍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B=공화당에서 일곱번이나 당무회의를 연 끝에 결국 후보자를 안내기로 했는데 그동안 내자는측의 공작도 끈덕졌지요. 이들의 주장에 청와대가 가세했다는 말도 있었지요. 박대통령이 최정기, 한태연의원(전국구)과 심지어 자기당의 대변인인 신범식씨를『훈련도 시킬겸 내보내지』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내자는 쪽이 청와대와 기맥을 통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C=이번 선거는 우울한 양상을 띨겁니다. 김두환씨가 출마했고 조경규, 남송학, 임흥순씨등 구 자유당의 거물들이 간판그대로 메고 나왔는데 야당이 뒤흔들리고 정치불신이 고조되니까 이젠 3·15의 기억도 망각속에 묻혀져 가는지를 수도에서 알아보자는 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투표율은 줄잡아서 30%미만으로 보여요.
사회=한동안 강경파에서 옥중에 있는 예비역 장성들을 출마시키려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왜 하필「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밀려난 사람들을 택했을까요.
A=지금같이 정치불신감이 만연하는 상황아래서는 민중당 강경파 갖고는 안 된다는 것은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어요. 무엇보다 이들 장성들은 최소한 야당내 집안 싸움에는 관여치 않았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사회=강경파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당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세력이 가담할 것 같습니까.

<신당 대표는 누구>
L=「정치교수」로 몰려 학원을 나온 교사들에게 교섭했으나 그들이 대부분 정치보다 학원에 돌아가고 싶어한 모양입니다. 또 감옥에 있는 조국수호협의 예비역장성들에 대한 교섭도 별로 신통치 못한 모양이지요.
J=신당이 형성되리라는 것 만은 확실하다 하겠습니다만, 국민에게 납득이 가는 인물을 신당에 모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사회=신당을 만든다 해도 누가 대표가 될까요. 지금은 압력때문에 윤보선씨를 제2선에 물러 앉혀 놓고 나중엔 다시 윤씨가 나서지 않을까요.

<윤씨는 물러갈까>
K=윤씨를 제2선에 후퇴시키는 것은 주요「멤버」들간에 합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일 협정비준문제로 민중당이 두파로 갈라졌는데 신당에서 윤씨가 제l선에 나선다면 그가 주도권 싸움을 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신당이 된다면 대통령 후보는 여전히 윤씨일 것 같습니다. 윤씨가 제2선으로 후퇴한다 해도 신당은 윤씨계가 주축을 이룰 것이므로 영도권은 역시 윤씨에게 남아 있다고 봐야겠지요.
사회=그렇다면 실상 윤씨는 2선으로 물러앉는 것이 아니잖아요?
B=신당을 꾸미려는 각「섹트」의 꿈이 다릅니다. 윤씨계는 윤씨를 대통령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지론을 안 버리고 있는 반면, 그 나머진 윤씨를 2선으로 후퇴시키지 않으면 참여 않겠다고 퉁기고 있습니다.
D=대통령 후보로는 서민호씨가 있으나 조직이 없고 민주구를 밀고 있는 이재형씨는『다음은 윤씨가 뛰고 그 다음은 내 차례』라고 생각하는 듯 하며 이외에도 대통령 꿈을 꾸는 사람이 더러 있는 모양이지요. 민주구락부는 이씨와 연결돼 있습니다.
사회=민주구에 편승한 주요「멤버」들이 대부분 족청계인데 혹시 철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게 아닐까요.
A=민주구락부는 족청은 족청이지만,「부산 땃벌떼」와는 다른 순수한 족청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철기와 가깝지 않습니다. 민주구 모씨가 자기소유의 산을 잡히고 신당자금 5백만원을 빌려 달라고 백모씨를 찾았을 때 깨끗이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사회=얘기가 앞으로 돌아가는데 윤씨가 제2선으로 후퇴한다는 것은 확실합니까?
J=신당을 하려는 사람들이 여러 흐름인데, 그 사람들이 윤씨를 원하지 않고 있으니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신당의 세력이 의원직을 버린 5명을 중심한 민중당 강경파와 투위에 참가한 구 자유당계, 그리고 조국수협에 가담한 교수·종교인·언론인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윤씨는 그전 같진 못합니다.
사회=함석헌씨는 어떻습니까.
D=함씨는 윤씨하곤 정당않겠답니다. 서민호씨도 몇번 조윤제씨와 함석헌씨를 찾아가 협조를 구했지만, 그땐 좋다고 하면서도 윤씨가 당수로 앉으면 안 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오는 바람에, 민중당 강경파가 주춤해 졌다는 겁니다.
사회=신당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수는 어느 정도 될까요. 윤씨가 있으면 안되겠다고 모두들 생각한다면 당에 대거 참여할 것이라고 보기 힘들지 않나요.
I=구 자유당인사들이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문제지요. 지금 민중당 강경파는 거의 지방 조직을 끝내고 있는데, 지구당위원장에 떨어져 공천을 못받았던 사람들 가운데 자기가 출마 할 수 있는 정당을 갖기 위해 신당에 제법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주축은 역시 강경파가 이룰 것이고, 그 다음이 구 자유당계가 따르지 않나 하는 추측이 섭니다.
사회=윤씨가 앞장 안서면 누가 신당을「리드」할 것 같습니까? 또 강경파의「리더」는 서열로 따져 어떤 순서인가요. 당 요직결정을 미리 점쳐 본다는 뜻에서.
K=형식상으로는 서민호씨가 서열상 제2인자이지만, 요새들어 강경파에서 고립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사회=그전 같으면 윤씨 집에서의 회의때 보료에 앉는 순서가 바로 서열이었는데.
G=지금은 안국동 보료서열은 무너졌습니다. 요샌 선착순으로 앉아 법립니다. (웃음)

<열 띠는 구 자유계>
J=윤씨는 관료적이고 귀족적이기 때문에 실제로 2선으로 물러앉게 되면 반드시 2인자를 지명해 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민호씨가 마음에 차지 않으면 김도연씨, 그것도 아니면 보다 젊은 사람중에서 나올지도 모릅니다.
C=윤씨와 가장 가깝고, 윤씨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는 사람은 역시 윤제술씨이고, 그 다음 신태악·조한백·정성태씨 순이 아닐까요. 또 2개월쯤 뒤 돌아온다는 정해영씨도 만만찮은 2인자일 것 같습니다.
사회=구 자유당이 10년 집권하면서 쌓아온 세력이 방대한데, 어떤 계열이 가장 신당에 열성을 보이고 있나요.
K=역시 남산기원파중 임철호·전성천·김철안씨등 구 자유당의 강경파가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재학씨등 온건파는 정당참여를 아직은 주저하고 있으며, 사태를 관망하는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사회=민중당의원을 원내에 복귀시키기 위해서 개헌을 포함해 정당법과 선거법의 개정을 들먹였는데 이에 대해서-.

<흐릿한 개헌 전망>
A=공화당이 아무 것도 안주고 야당을 국회로 끌어들일 수 있을 줄 예측못했던 데서 그 문제가 나왔던 것입니다.
그들은 야당을 불러들이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법의 개정을 설정, 당무회의에서 헌법·선거법·정당법등의 개정을 정책연구실에서 검토하도록 한 것입니다. 결국 청와대쪽에서 냉담한 반응을 보여 다시 당무위에서 우물우물하는 새에 민중당이 복귀해 버렸지요.
H=민중당은 개원초부터 줄곧 정당법·선거법의 개정을 주장했습니다. 6·3사태가 일어났을 때의 진산「플랜」도 그겁니다. 그때 진산의 주장이 이제 노선으로 설정되고 있는데, 적어도 평화적인 정권교체의 전례를 한번만이라도 만들어 두어야겠다는 것이 골자지요.
사회=지금으로서 개헌등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L=선거법·정당법의 개정은 되겠지만, 개헌의 전망은 적어도 이번 국회에서는 불가능하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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