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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부 한밤까지 긴급회의 … “총장, 이성 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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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검찰총장(뒷좌석 왼쪽)이 28일 저녁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지하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내 특수수사의 정점(頂點)인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착수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의 특수통 검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두식 대검 수사기획관과 여환섭 중수1과장, 윤대진 중수2과장 등 중수부 간부들과 연구관(평검사) 14명은 이날 밤 늦게까지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중수부 관계자는 “중수부를 사수하겠다는 게 아니다. 졸속으로 검찰개혁안을 마련해 발표할 게 아니라, 충분한 논의를 하자는 것인데 검찰총장은 ‘나를 몰아내려 한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총장이 이성을 잃었다”고 했다.

 28일 중수부 검사 등에 따르면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의 금품수수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로 들어와 한 총장을 만났다. 그에게 최 중수부장과 김 검사 사이에 휴대전화 메시지가 오간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면서 “문제될 건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한 총장은 오후 5시쯤 최 중수부장을 불러 “감찰을 받아야겠다”고 통보했다. 곧바로 이준호 감찰본부장을 불러 감찰 착수를 지시했고 조직은 내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김 특임검사도 “더 이상 특임검사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하고 한 총장에게 연락했으나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 최재경은 누구?

검찰 내 특수수사의 맥을 잇는 대표 검사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대구고, 서울법대를 나왔다. 2005년 대검 중수1과장으로 있으면서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사건 등을 수사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는 다단계 업체인 ‘제이유’ 사건과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사건, BBK 주가 조작 사건 등을 수사했다. 수사 전반을 읽는 시야와 치밀함, 빠른 판단 능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대검 중수부장에 취임한 뒤에는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 저축은행비리 수사를 마무리했고 올해에는 ‘파이시티 수사’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사법처리했다. 온화한 말투와 진중한 태도로 신망이 높다는 평가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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