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괜찮다고? "남성 정자력, 35세가 분기점"

중앙일보

입력 2017.11.29 09:11

수정 2017.11.3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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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의 배우자인 정자는 작지만 운동성이 있고 암컷의 배우자 난자는 운동성은 없지만 양분(養分)과 세포 소(小)기관을 갖고 있다. [중앙포토]

남성의 정자는 매일 새로 만들어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나이가 들어도 괜찮다는 건 잘못된 관념이라고 29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매체가 인용한 남성불임 전문가인 돗쿄(獨協)의과대학 사이타마(埼玉)의료센터의 오카다 히로시(岡田弘) 교수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남자는 35세를 분기점으로 “정자력(精子力ㆍ임신시킬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그룹과 떨어지지 않는 그룹”의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임신시킬 수 있는 능력ㆍ정자력
난자 수정시킨 후 수정란 분할 시작하도록 스위치 누르는 역할

정자 양ㆍ운동량 정상이라도
정자력 저하되면 불임
불임커플 남자 쪽 35세 되면 현저히 저하

이러한 연구결과는 최근 자식이 있는 남성과 불임으로 고민하는 커플 남성 1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 대상자 전원이 정자의 양과 운동량을 조사한 보통 정액검사에서는 “정상범위”로 판정됐지만 문제는 난자를 수정시킨 후 수정란이 분할을 시작하도록 하는 스위치를 넣는 역할을 하는 정자의 능력이었다.  
 
이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정자에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사람의 정자로 쥐의 난자를 수정시켜 조사한 결과 스위치를 넣는 힘이 높은 유형은 자녀가 있는 남성이었다. 조사 결과 불임커플의 남성 쪽은 35세 경부터 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검사에서 정자의 양과 운동량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어도 임신시키는 능력이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연구진은 정자력 저하 이유에 대해 정자를 만드는 세포의 노화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자력 검사를 받은 남성들에게서 “일반적인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불임의 원인이 아내에게 있다고 생각했다”거나 “아내에게 육체적 부담뿐만 아니라 마음의 부담까지 안겨준 셈이어서 미안하기 짝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오카다 교수는 “불임 문제는 여성 쪽에 원인이 있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처음부터 남성 자신에게도 원인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치료의 시작이다”고 불임 치료에 관한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HK에 따르면 외국의 연구에서는 나이가 들면 정액의 양과 정자의 운동률 등에도 노화현상이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남성이 30대 중반을 지나면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정자의 비율이 증가한다거나 파트너 여성을 임신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