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거북 '눈물의 편지' 가장 얇고 가벼운 흉기, 빨대

안녕. 나는 코스타리카 해안에 사는 바다거북이야. 어디서 본 거 같다고?
맞아, 코에 12㎝나 되는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고생한 거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그 영상 주인공이 바로 나야.
내 덕(?)에 플라스틱 빨대가 얼마나 위험한지, 전 세계가 알게 됐대.
아, 영상을 못 봐서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고?
그럼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를 잘 들어봐.

안녕. 나는 코스타리카 해안에 사는 바다거북이야. 어디서 본 거 같다고?
맞아, 코에 12㎝나 되는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고생한 거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그 영상 주인공이 바로 나야.
내 덕(?)에 플라스틱 빨대가 얼마나 위험한지, 전 세계가 알게 됐대.
아, 영상을 못 봐서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고?
그럼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를 잘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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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하나만 물어볼게.
일주일에 플라스틱 빨대를 몇 개 정도 써?

자신이 쓴 빨대 개수를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1년간 버린 빨대의 수는

한국인 전체가 당신과 같다면 1년에

세계인 전체가 당신과 같다면 1년에
개의
빨대가 버려지는 셈입니다.

한국인구 :2017년 기준 약 5100만   세계인구 : 2018년 기준 약 76억

한국인구 :2017년 기준 약 5100만
세계인구 : 2018년 기준 약 76억

어때? 엄청난 양이지? 실제로 유럽에서는 한 해 360억 개,
미국에서는 하루에만 5억 개의 빨대가 쓰인대.

한국은 어떨까? 정확한 통계는 없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량이 한 해 약 26억 개라니까, 플라스틱 빨대도 대략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추측만 한다고 해.

대신 기업별 통계가 좀 있어. 커피전문점 가운데 매장이 가장 많다는 스타벅스 사례를 들어볼까?
지난해 스타벅스에서는 21㎝짜리 플라스틱 빨대가 총 1억 8000만 개 쓰였대.
한 줄로 세우면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양이야.

다른 커피전문점도 많고, 편의점 같은 데서도 빨대가 붙어 있는 커피나 주스, 우유 같은 걸 파니까. 한국의 전체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은 훨씬 더 많겠지?

숫자로 본 플라스틱 쓰레기 숫자로 본 플라스틱 쓰레기
그 많은 빨대는 다 어디로

빨대는 5초에 하나꼴로 만들어지는데, 지구에서 사라지는 데까지는 50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해. 빨대를 쓰고 버린 사람이 나이 들어 죽은 뒤에도, 그 사람이 버린 빨대는 지구 어딘가에 계속 남아 있다는 말이지.

다른 플라스틱처럼 분리수거해서 다시 쓰면 안 되냐고? 비밀 하나 알려줄까? 플라스틱 빨대는 아무리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거의 재활용이 안 돼. 빨대는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드는데, 워낙 가볍고 얇아서 재활용 가치가 없기 때문이야. 재활용 시설에 가도 일반폐기물하고 섞어서 그냥 소각한대.

그나마 소각이라도 되면 다행이지. 아무 데나 버려지는 빨대가 훨씬 더 많아. 내 코에 박혔던 빨대도 그중 하나였던 거지. 아, 내 유튜브 영상 못 봤다고 했지? 이거야.

끔찍하지? 나처럼 폐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고 삼켰다가 죽는 해양생물이 한 해 10만 마리, 바닷새는 한 해 100만 마리나 된대. 나도 코에 박혔던 플라스틱 빨대를 빼지 못했더라면 어찌 됐을지 몰라.

플라스틱 빨대가 위험한 건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플라스틱 빨대는 워낙 얇아서, 햇볕이나 바람에 쉽게 조각이 나. 그렇게 만들어진 5㎜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은 물고기 몸속에 쌓였다가 사람들 식탁에 올라가. 우리뿐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도 위협하는 거지.

빨대 없이 살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건, 전 세계가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을 시작했다는 거야.

2018년 2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왕실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와 왕족 거처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병 사용을 금지했어. 같은 해 5월 호주 인근의 섬나라 바누아투는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국가가 됐고.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2019년부터 식당ㆍ술집에서 일회용 빨대를 못 쓰게 하는 법안이 시의회를 통과했고, 미국에서도 각 주별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대.

한국 정부도 2027년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어. 서울시는 온라인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democracy.seoul.go.kr)에서 시민 의견을 듣고 있어. 서울시 여론조사는 10월 20일까지.

기업들도 나서고 있어. 최근 스타벅스 매장 가봤어?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가 있는 걸 봤을 거야. 현재 100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11월 중에 모든 매장으로 확대한 데.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고.

근데 빨대 없이 어떻게 사냐고? 걱정하지 마.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방법이 여러 개 있어. 지금부터 하나씩 소개해줄게.

종이 빨대 및 개인 빨대

① 종이ㆍ쌀 빨대

종이 빨대 얘기는 아까 했지? 종이 말고 쌀이랑 타피오카를 섞어 만든 빨대도 있어. 다 쓴 다음 그냥 씹어 먹어도 된대.

② 개인 빨대

텀블러처럼 자기 빨대를 갖고 다니는 거지. 스테인리스나 대나무로 만든 개인용 빨대가 많이 나와 있어.

③ 빨대 필요 없는 컵

스타벅스ㆍ엔제리너스ㆍ던킨도너츠 같은 브랜드가 빨대가 필요 없는 커피 컵을 내놨어. 입구가 톡 튀어나온 디자인이라, 컵째 들고 마셔도 커피를 흘리지 않는데.

종이 빨대는 흐물흐물해져서 싫고, 개인 빨대는 쓸 때마다 씻어야 해 불편하다고? 그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해 주면, 바다로 흘러들어오는 플라스틱 빨대를 줄일 수 있고 나 같이 고통받는 동물들을 줄일 수 있는데, 힘들까?

사실 사람들이 플라스틱 빨대를 쓰기 시작한 건 채 100년도 안 됐어. 당장은 좀 불편할지 몰라도, 곧 익숙해질 거야.

어때?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아?
‘플라스틱 빨대 제로’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