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 다이슨 베낀 와이즐리 “4만원짜리 짝퉁? 전략이다”

60만원 다이슨 베낀 와이즐리 “4만원짜리 짝퉁? 전략이다” 유료 전용

생활용품 커머스 는 제품 설명에 ‘이 제품과 비교해 보세요’라는 문구를 넣는다. 와이즐리의 상위 10개 판매 제품 중 7~8개는 다이슨 드라이기,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 화장품 등 누구나 다 아는 베스트셀러를 따라 만든 제품이다. 네이버와 쿠팡은 물론, 알리와 테무까지 뛰어든 생활용품 커머스 시장에서 레퍼런스 전략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초짜도 10분만에 만들었다, 한동훈·이재명 가짜 영상

초짜도 10분만에 만들었다, 한동훈·이재명 가짜 영상 유료 전용

비가시성 워터마크 전문기업 스냅태그의 민경웅 대표는 "메타는 자기들이 만든 워터마크가 아니면 판별하지 못 한다"며 "이미지가 저장돼 있는 서버를 기업들이 서로 열어주지 않는 한 호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AI 잡는 건 AI : AI에 진짜와 가짜 데이터를 넣고 "이건 실제 인물이고, 이건 AI로 만든 가짜 인물"이라고 딥러닝시켜 확률로 딥페이크를 판별하게 하는 서비스도 있다. ◦ 스냅태그 : 팩플이 오픈소스 모델인 메타와 스냅태그의 기술을 각각 비교해 보니, 메타의 기술로 워터마크를 적용한 뒤 탐지했을 땐 ‘낮은 신뢰도로 검출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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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플] 판 커진 'AI 쩐의 전쟁'…아마존, 앤스로픽에 3조7000억원 추가 투자

    [팩플] 판 커진 'AI 쩐의 전쟁'…아마존, 앤스로픽에 3조7000억원 추가 투자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쩐의 전쟁’이 판돈을 키우고 있다. 생성 AI 시대, 시장과 기술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건 모양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오픈AI의 대항마인 AI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에 27억50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9월 투자한 12억5000만 달러를 포함하면 누적 투자금은 총 40억 달러(약 5조4000억원)다. 사진 연합뉴스=AP    ━  무슨 의미야     아마존의 이번 투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과의 클라우드 기반 AI 모델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승부수다. 미 경제매체 CNBC는 “AI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마존이 3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부 투자를 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생성AI 기업에 흘러간 투자금은 290억 달러(약 39조원)에 달한다.   MS는 이 같은 쩐의 전쟁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빅테크다.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7조 5000억원)를 투자했다. 오픈AI의 GPT-4 등 AI 모델을 MS 클라우드 서비스 에저를 통해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며 클라우드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위협하고 있다. MS와 오픈AI가 협업하며 AI ‘쩐의 전쟁’에 불을 지피자, 아마존은 앤스로픽 투자로 맞대응하고 있다. 아마존 투자를 받은 앤스로픽은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요 서비스 인프라로 사용할 계획이다.    ━  앤스로픽은 어떤 회사   정근영 디자이너 앤스로픽은 오픈AI 창업 멤버인 다리오·다니엘라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다리오 애머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와 여동생 다니엘라 애모데이 대표는 각각 오픈AI의 연구 부사장, 안전·정책 부사장 출신이다. 앤스로픽은 자체적인 윤리 규범을 세우고, 안전한 AI 개발을 중시한다.   앤스로픽은 지난해 3월 자체개발한 AI모델 챗봇 ‘클로드’의 첫 모델을 공개했다. 4개월 뒤엔 클로드2를 출시했다. 8개월만인 이달 초 내놓은 클로드3는 오픈AI의 GPT-4와 경쟁하고 있는 최신 모델이다. 클로드3는 최근 AI연구자와 이용자들이 AI 모델의 능력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순위표인 ‘챗봇 아레나’에서 처음으로 오픈AI의 GPT-4를 앞서 주목받았다.   앤스로픽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앤스로픽 홈페이지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치솟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184억달러(약 24조 8000억원)다. 지난해 초 기업가치 평가액(41억달러)의 4.5배다. 아울러 앤스로픽은 아마존뿐만 아니라 구글에도 총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국내 기업인 SK텔레콤은 앤스로픽에 1억 달러를 투자했고, LG CNS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지분 투자를 했다.       ━  앞으로는     아마존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앤스로픽의 지분을 일부 갖게 됐다. 하지만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MS가 오픈AI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과 유사한 구조로 경영권보다 기술 협력에 중점을 둔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AWS의 데이터·AI 담당 부사장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은 “생성AI는 우리 시대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며 “앤스로픽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객 경험을 더 향상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AWS에서 앤스로픽의 '클로드3'를 활용하는 모습. 생성 AI 스타트업에 대한 빅테크들의 투자와 AI ‘쩐의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MS는 지난달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에 1500만 유로(약 218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 딥러닝 AI 연구팀 출신 멤버 아이단 고메즈 등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코히어도 5억 달러(약 6700억원) 투자 유치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코히어는 지난해 엔비디아,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으로부터 2억7000만 달러(약 3640억원) 투자를 받아 주목받은 캐나다 토론토 소재 기업이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3.28 17:56

  • [팩플] 넥슨코리아, 김정욱·강대현 공동대표 공식 선임

    [팩플] 넥슨코리아, 김정욱·강대현 공동대표 공식 선임

    넥슨 코리아는 27일 신임 공동대표이사로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왼쪽)와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공식 선임했다. 사진 넥슨 넥슨코리아가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부사장)와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를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기존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이날 일본법인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정욱 공동대표는 중앙일보 출신으로 2013년 넥슨에 합류한 뒤 2015년부터 넥슨코리아 기업문화·대외업무 담당 전무를 맡았다. 이듬해 커뮤니케이션본부 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20년 CCO에 임명됐다. 2018년부터는 넥슨의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하는 넥슨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김정욱 공동대표는 “넥슨이 대내외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구성원과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넥슨의 문화를 잘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대현 공동대표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한 뒤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의 핵심 지식재산(IP)을 개발했다. 네오플 던파 개발실 실장, 라이브본부장,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을 지냈으며 2020년부터 COO를 맡아 넥슨의 개발전략을 수립해왔다. 강대현 공동대표는 이날 “앞으로 넥슨의 차별화된 강점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왜 중요해   넥슨은 올해 신규 지식재산(IP)인 '퍼스트 디센던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 넥슨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이 2010년 이후 14년만에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은 지난해 매출 4234억엔(약 3조9323억원)을 기록해 1년 전(3537억엔)보다 20% 늘어난 좋은 성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1347억엔(약 1조2516억원)으로 같은 기간 30% 증가했다. 올해 ‘퍼스트 디센던트’ 등 신규 캐시카우(수익 창출원)가 될 지식재산(IP)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 한 관계자는 “각각 개발과 홍보·경영 부문 등 다른 전문성을 가진 공동대표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기록한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3.27 18:15

  • [팩플] 2만원대 5G 요금제도 나왔다…SKT, LG유플러스 저가 요금제 출시

    [팩플] 2만원대 5G 요금제도 나왔다…SKT, LG유플러스 저가 요금제 출시

    서울 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에 붙은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통신 3사가 모두 3만원대 5세대(G)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통신비 인하 경쟁이 본격화했다.    ━  무슨일이야   SK텔레콤은 27일 5G 요금제인 ‘컴팩트’(월 3만9000원)를 출시했다. 같은날 LG유플러스도 ‘5G 미니’(월 3만7000원)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컴팩트는 월 6GB, LG유플러스의 5G 미니는 월 5GB를 제공한다. 지난 1월 KT가 출시한 ‘5G슬림 4GB’(월 3만7000원) 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많다.   SK텔레콤은 ‘다이렉트 5G 27’(월 2만7000원, 6GB)과 ‘다이렉트 5G 31’(월 3만1000원, 8GB) 등 온라인 전용 요금제도 내놨다. 이 요금제는 단말기 구입 없이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유심(USIM)만 구입했을 때 가입 가능하다. 업계 최초 2만 원대 온라인 요금제인 ‘다이렉트 5G 27’은 3만 원대 ‘컴팩트’ 요금제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월 요금은 30%가량 저렴하다. 월 4만5000원에 8GB를 제공하는 ‘컴팩트플러스’ 요금제도 새로 출시한다.    ━  데이터 제공량도 늘린다     SKT와 LG유플러스 모두 기존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베이직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8GB에서 11GB로, 슬림(월 5만5000원) 요금제 제공량을 11GB에서 15GB로 늘린다. LG유플러스도 '5G 슬림+'(월 4만7000원)'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6GB에서 9GB로 확대한다. '5G 라이트+'(월 5만5000원) 데이터 제공량도 12GB에서 14GB로 늘린다. 두 통신사 모두 4월1일부터 자동으로 제공량을 확대한다.    ━  이게 왜 중요해   통신3사에서 2만원대 요금제까지 등장하면서, 알뜰폰과 요금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알뜰폰 요금제는 5G의 경우 6GB에 1만원대로 아직은 더 저렴하다. 하지만 통신사가 계속 더 저렴한 5G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차이가 줄고 있다. 저가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데이터 쿠폰을 활용하면 남는 데이터 없이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GB당 가격은 저가 요금제일수록 높다. 현재 통신사에서 출시한 3만원대 요금제의 GB당 가격은 각각 6500원(SKT), 9250원(KT), 7400원(LG유플러스)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3.27 17:44

  • 60만원 다이슨 베낀 와이즐리 “4만원짜리 짝퉁? 전략이다”

    60만원 다이슨 베낀 와이즐리 “4만원짜리 짝퉁? 전략이다”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더 싸게 따라 만드는 것도 전략” 논쟁적 커머스 플랫폼 와이즐리   이렇게 대놓고 따라 해도 될까. 생활용품 커머스 와이즐리는 제품 설명에 ‘이 제품과 비교해 보세요’라는 문구를 넣는다. ‘프리미엄 항공모터 드라이기’(3만9490원) 구매 창에 ‘다이슨 수퍼소닉 드라이기’(59만9000원)와 비교해 보라고 쓰는 식. 900개 넘는 후기가 달린 이 제품의 구매자 평점은 4.8이다. 한 구매자는 “다이슨 드라이기(성능)의 98%”란 후기를 남긴 반면, 다른 구매자는 “싸게 출시하는 건 좋지만,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하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와이즐리의 상위 10개 판매 제품 중 7~8개는 다이슨 드라이기,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 화장품 등 누구나 다 아는 베스트셀러를 따라 만든 제품이다. 다만 가격은 확실히 싸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와이즐리에서 판매 중인 드라이기. 와이즐리 홈페이지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욱(35) 와이즐리 대표는 이에 대해 “‘레퍼런스(reference)’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노골적으로 1등 제품을 따라서 만든다는 것.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될까 싶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제품인데, 고물가 시대에 지친 소비자 호응은 뜨겁다. 지난해 6월 레퍼런스 전략을 도입하고, 6개월 만에 월 매출이 52% 늘었다. 2022년 매출 191억원, 영업손실 41억원을 기록한 와이즐리는 이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305억원, 영업손실(추정치) 1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와이즐리는 왜 대놓고 1등 제품을 베끼는 것일까. 그렇게 베껴도 괜찮은 것일까. 네이버와 쿠팡은 물론, 알리와 테무까지 뛰어든 생활용품 커머스 시장에서 레퍼런스 전략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 대표에게 물었다.     ■ 💬목차 「 1. 아슬아슬해도 확실한 전략 2. 면도기에서 화장품, 영양제로 3. 제로 마진? 어떻게 돈 버나 4. 절대 놓칠 수 없는 기준, 가성비 」  오혜정 디자이너    ━  1. 아슬아슬해도 확실한 전략     너무 대놓고 따라 하는 것 아닌가. 업계에선 ‘레퍼런스’ 전략이라고 부른다. ‘짝퉁’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겠지만, 디자인이 비슷한 별개 제품이다. 짝퉁은 제품명까지 똑같이 만들기 때문에 불법이다. 하지만 레퍼런스 디자인은 다르다. 베스트셀러 제품과 그 품질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할 뿐이지 다른 제품이다.   왜 비슷하게 만드나. 구매자의 5% 정도는 “짝퉁 디자인 대신 자체 디자인으로 만들면 어떠냐”고 한다. 그런데 자체 디자인 제품의 6개월 내 재구매 비율이 75%였다면, 레퍼런스 디자인을 활용하면 85%로 재구매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가성비를 유지하기 위해 OEM(주문자상표부착) 제조 공장들을 찾아다니며 품질도 챙기고 있다.   잘 팔리는 제품이라면 다 따라서 만드나. 그렇진 않다. 고객에게 와이즐리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제품을 만들면 좋을지 먼저 묻는다. 고객 요구가 많은 제품을 골라 출시한다. 그래야 매출로 이어진다. 고객 요구가 많았던 드라이기는 매출이 월 2억원이 넘는다. 갈색병 화장품과 이뮨샷 영양제는 월 1억원이 넘는다. 입고되면 금방 동난다. 가격은 많게는 10배 저렴한데 품질은 비슷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호응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 없나 법무법인을 통해 공정거래법, 특허법, 디자인 관련법 침해 소지가 있는지 검토를 마쳤다. 법적인 선을 넘지는 않는다. 상대 회사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공정거래법에서 부당한 경쟁으로 인식하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검토했다. 사실 이미 시장에서는 서로를 베끼는 일이 만연하다. 고객들도 다 안다. 베스트셀러 제품을 따라 만든 와이즐리 제품을 소개하는 김동욱 대표. 전민규 기자   어떤 면에서 ‘서로 베끼고 있다’는 것인가. 에스티로더 갈색병 제품을 보자. 이미 화장품 브랜드에서 유사 디자인, 유사 제품이 많이 나왔다. 화장품만이 아니라 가전제품, 건강기능식품(건기식)도 마찬가지다. 모두 아닌 척하고 있지만 먼저 나왔거나 시장을 이끄는 제품의 디자인과 콘셉트를 따라 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도 따라 하는 것이다.   유사한 제품을 파는 건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나. 사실 화장품과 건기식은 대단한 기술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광고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우린 브랜드 광고는 일절 하지 않는 대신 소비자에게 가성비란 가치를 준다. 해당 브랜드를 사랑하면 비싼 그 제품을 찾고, 가성비를 추구하면 와이즐리를 찾는다. 광고비·유통비를 부담하며 그 브랜드 제품을 쓸 거냐 아니면 원가에 살 수 있는 가성비 있는 와이즐리를 쓸 거냐.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  2. 면도기에서 화장품, 영양제로.      김동욱 대표는 2017년 컨설팅 회사(베인앤드컴퍼니)를 그만두고 와이즐리를 창업했다. 면도기 구독 서비스를 내세운 와이즐리는 2018년 알토스벤처스로부터 38억원 투자를 받았고, 2년 뒤 알토스와 미국 전략적 투자사로부터 18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2021년에는 탈모샴푸, 화장품 등으로 판매 제품군을 넓혔고, 2022년 회원 100만 명을 넘겼다.    김경진 기자 와이즐리에서는 어떤 제품을 주로 판매하나. 상품군은 크게 네 가지다. 매출 순으로는 영양제 등 건기식,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이 있다. 2017년 면도기 판매로 처음 생활용품 커머스를 시작했고, 이후 화장품과 건기식으로 확장했다. 현재 전체 매출 중 건기식은 50%, 화장품과 생활용품이 20~25%, 식품군은 10% 이하다. 잘 팔리는 제품은 각 영역의 베스트셀러를 참고한 제품이다.   “가격은 싼데 비슷한 품질”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이용자 리뷰, 피드백에 따른 거다. 가성비 좋고 품질은 최대한 비슷하게 맞춘다. 건기식과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원료와 성분이 같다. 보통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화장품을 사면 판매가의 60~80%는 유통비와 광고비다. 우린 이걸 없애고 싸게 판매하는 것이다.      ━  3. 제로마진? 어떻게 돈 버나.   면도기와 생활용품으로 1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모은 와이즐리는 지난해 6월 ‘제로마진’ 멤버십을 출시했다. 월 2990원을 내면 와이즐리 제품을 제로마진 회원가로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출시 당시 고객들에게 “전 제품을 원가에 구매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달 기준 누적 회원수 120만 명 중 제로마진 회원 수는 약 6만3000명이다. 월 1억9000만원 정도가 구독료 수입. 와이즐리에 따르면 제로마진 회원은 3049세대가 절반 이상이고, 성비는 남녀가 7대 3이다.   와이즐리 홈페이지   정말 마진이 없나. 3.5% 카드수수료와 제품 원가를 더한 게 소비자 판매 가격이다. 대부분 상품이 그렇다. 제로마진을 따로 만들어 원가에 팔기 시작한 이유는 월 구독 회원이 늘어날수록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고, 회사도 지속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멤버십으로만 내는 건 회사와 소비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려는 방법이다. 가격이 비싸면 기업은 좋지만, 소비자는 손해다. 우린 ‘온라인의 코스트코’를 지향한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코스트코는 상품이 아닌 멤버십을 통해 주로 이익을 낸다. 회원이 늘어나는 게 중요하다.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팔면 회원은 늘어난다. 고객과 회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우린 이런 방식을 온라인에서 더 잘할 수 있다. 제로마진이란 월 구독 회원을 만든 이유다. 최근에는 구독 회원들을 위한 혜택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 쿠폰도 판다. 중간 유통비 없이 우리가 받아 온 금액 그대로 고객들에게 판다.    중간 유통비와 광고비를 줄일 수 있다면 진출하나. 그렇다. 하지만 실패도 있었다. 신선식품은 최근에 접었다. 신선을 잘하려면 배송 과정에서 폐기 비용을 줄이는 물류 역량이 필요하다. 그 부분이 우리는 부족했고,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 차별화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냉동식품을 구상하고 있다. 상온보다는 어렵지만, 냉장보다는 쉬운 게 냉동이다. 물류망을 갖춰 도전해 볼 생각이다.    흑자 전환은 언제쯤 하나.  현재 6만3000여 명인 제로마진 구독자가 10만 명이 넘으면 고정비를 포함해 회원 구독료만으로 흑자 전환할 수 있다. 현재 손실은 투자금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지금 속도로 늘어난다면 올해 10만 명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기 제품과 유사한 가성비 제품을 만드는 건 OEM 공장도 가능하지 않나. 맞다. 사업 모델에 진입장벽이 없다. 하지만 왜 안 할까. 당장 매출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 이마트, 네이버에 들어가면 제품 가격이 올라간다. 또 광고도 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린 면도기로 시작한 자사몰에 이미 회원 120만 명을 모았다. 그래서 유통비와 광고비를 제품 가격에서 뺄 수 있고, 이 가격과 품질 유지가 가능한 것이다.      ━  4. 가성비가 절대 기준   와이즐리 김동욱 대표가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역 인근 와이즐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가성비가 떨어져 출시하지 못한 제품도 있나. 드라이기를 출시한 뒤 다이슨 에어랩과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달란 고객 요구를 받았다. 공장들을 통해 시제품을 주고받아 봤는데, 에어랩 제품은 가성비 있게 만들 수가 없더라. 그래서 출시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한 OEM사가 텀블러 제작을 먼저 제안했다. 다른 채널보다 저렴하게 제작해 준다고 했는데 하지 않았다. 네이버·쿠팡보다 1000원, 2000원 싼 수준으론 안 된다. 퀄리티는 미국의 유명 텀블러 스탠리급인데 가격은 절반 이하 정도로 만들 수 있지 않으면 우린 안 한다.   알리, 테무 등 중국 커머스 영향은 없나.   우린 소비자들의 가성비 추구 경향이 더 커져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품군도 알리, 테무와 겹치지 않는다. 알리나 테무는 내구재나 자동차용품이 많은 것 같은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주력 제품군인 영양제나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쿠팡이나 오픈마켓 셀러(판매자)들의 타격이 심하다.     와이즐리의 미래는.   온라인의 코스트코라고 얘기했는데, 우리는 독일의 수퍼마켓 체인 알디(Aldi)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알디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이 겹치기도 한다. 알디는 품질을 양보하지 않는 대신 비용을 줄여 승부한다. 우리가 쓰는 레퍼런스 전략의 콘셉트도 알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들도 우리처럼 가진 제품의 95%가 PB상품이다. 저렴하게 따라 만드는 거다. 알디가 독일인에게 사랑받듯, 우리도 가성비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삶을 개선하고자 한다.

    2024.03.27 15:25

  • [팩플] "주가 고통스럽다"…주주 질문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 30분간 직접 답변

    [팩플] "주가 고통스럽다"…주주 질문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 30분간 직접 답변

    “주가 때문에 고통스럽다.”   26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주주총회장에선 참석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의 질의응답 자리에서다. 이날 주주들은 주가에 대한 불만,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공습에 대한 대응방안,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최 대표는 30여분에 걸쳐 각 질의에 일일이 답변했다.   제25기 네이버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 연합뉴스  ━  이게 왜 중요해     지난해 네이버는 역대 최대 매출(9조6706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는 자본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3% 오르는 동안 네이버 주가는 26일 기준 18만8900원으로 16% 하락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에 투자한 15만7000여명(22일 기준)중 약 93%가 손실을 보고 있다. 이들의 평균 손실률은 29%다.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공습, 네이버 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서치플랫폼(검색 및 디스플레이 광고)의 부진, 생성AI 서비스의 경쟁력 등에서 시장의 의구심을 확실하게 풀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날 최 대표는 주주들의 이런 우려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했다.     ━  무슨 얘기 나왔어     ◦ 알리·테무 공습은: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최 대표는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중국 직구에 대응하는 (네이버에 입점한) 셀러(판매자)들이 적어 거래액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다만 알리의 경우 중국 직구 이외에도 한국 시장 고객 유치를 위해 배송비, 수수료 등에 파격적인 자본력을 앞세워 침투하고 있어 대응전략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비교 플랫폼 입장에선 이런 파트너들이 늘어나는 게 전략적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알리·테무의 선전이 광고 플랫폼이자 가격 비교 플랫폼인 네이버 입장에선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최 대표는 “(알리 등을 이용하는) 해외 판매자들이 광고 상품, 스마트스토어 및 브랜드 스토어에 일부 참여하는 방안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제2사옥 1784 입구. 사진 연합뉴스   ◦ 빅테크와 경쟁은: 이날 주주들은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 대한 네이버의 대응책에 대해서도 물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PC 시대 야후, 구글 등 빅테크와 검색 분야에서 경쟁했고, 동일한 질문을 받았다”며 “모바일 시대에도 카카오톡·유튜브 등의 영향에 대한 우려를 받았다”고 짚었다. 이어 “유튜브가 나왔을 때 네이버는 한정된 인력과 기술력, 자본력으로 커머스를 할지 엔터테인먼트 중심 동영상 서비스를 할지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네이버는 커머스를 택해 사업 성장과 SME(소상공인) 생태계를 잘 이뤄냈다”고 말했다. “클립(숏폼), 치지직(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유튜브와 경쟁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와 AI가속기 ‘마하-1’ 관련 협업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물었다. 마하-1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사이 병목현상을 줄여주는 시스템온칩(SoC) 형태의 AI 가속기로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함께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마하-1 상용화나 네이버가 어느 정도 규모로 쓸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저희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를 활용해 검증을 거치고 올해 안에 안정화 테스트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 웹툰 부스. 사진 네이버웹툰   ◦ 웹툰 분할 상장 우려는: 네이버 웹툰의 분할 상장으로 인한 기존 주주 우려에 대해선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답변했다. 그는 “자회사가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게 모회사 주주가치를 꼭 훼손하는 것만은 아니다”면서 “네이버 주가에 웹툰의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상장하면 마케팅과 브랜드 효과가 크고 할리우드와 협업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며 “지금까지 반영되지 않은 가치가 반영될 수 있어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3.26 18:16

  • EU도 '빅테크 갑질' 규제 본격 가동…구글‧애플‧메타 공식조사

    EU도 '빅테크 갑질' 규제 본격 가동…구글‧애플‧메타 공식조사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독과점 횡포에 대한 공식 조사에 나선다.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여러건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유럽에서도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회 위원. AFP=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2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EC)는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혐의로 애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메타 등 3개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일 본격 시행된 DMA에 따른 첫 공식 조사다. 이른바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DMA는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법이다.   EU 집행위는 각 회사들의 자발적 개선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개시했다. EU 집행위는 “예비 조사 결과를 각 업체에 알리고, 12개월 안에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자사 서비스 우대행위 등 DMA 의무사항을 위반했다는 결론이 나오면 플랫폼 사업자는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반복 위반시 20%의 과징금을 낼 수 있다.   해당 기업들은 즉각 반박했다. 애플은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다양한 개발자 기능과 도구를 개발했다”며 “우리 계획이 DMA를 준수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알파벳도 “우리는 DMA 준수를 위해 유럽에서 서비스 방식을 크게 바꿨다”고 강조했다. 메타도 “DMA 등 여러 규제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광고 없는 구독을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  이게 왜 중요해   기술 경쟁에서 밀린 EU는 규제를 통해 ‘기술 주권’을 지키려 한다. DMA는 알파벳·애플·메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바이트댄스까지 6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를 특별 규제 대상인 ‘게이트키퍼’로 정의하고 있다. 이중 유럽 기업은 없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21년 “EU 집행위는 DMA 규제를 통해 유럽 기술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  EU의 조사범위는   EU 집행위는 애플·구글이 앱마켓 이용자의 외부 결제를 어렵게 하고 있는지 조사한다. 현재 애플·구글이 허용하고 있는 앱마켓 외부 결제 방식이 제약이 많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집행위는 구글 검색 엔진에서 구글 쇼핑·항공·호텔 등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지도 조사한다. 또 애플이 아이폰 이용자가 기본 탑재된 앱 또는 브라우저 등을 쉽게 제거할 수 있게 하고 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애플과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집행위는 메타의 구독 서비스가 DMA를 위반했는지 여부도 살펴 본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유럽에서 월 9.99유로의 광고 없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집행위는 메타가 사실상 무료 이용자는 자신의 정보를 플랫폼에 강제로 제공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 간판. AP=연합뉴스  ━  앞으로는   EU의 빅테크 압박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EU 집행위는 이날 아마존이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회사인 바이트댄스를 제외한 미국 빅테크 5곳이 표적이 되는 셈. EU의 표적이 모두 미국 빅테크임에 따라 미국과 EU 간 외교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  더 알면 좋은 것   빅테크에 대한 집중 견제는 미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구글은 이미 미 법무부와 지난해 9월부터 반독점 소송 재판을 진행 중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 21일 애플에 대해서도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와 아마존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3.26 16:42

  • [팩플] “악용 우려” 신문협회, 네이버 '정정보도' 표시 철회 촉구

    [팩플] “악용 우려” 신문협회, 네이버 '정정보도' 표시 철회 촉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모습. 연합뉴스   민원이 들어온 기사에 ‘정정·반론 보도 청구 중’이라는 알림을 표시하기로 한 네이버 뉴스서비스 운영방침을 두고 언론사 반발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가 사실상 언론중재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권력 감시·비판 보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무슨 일이야   전국 일간 신문 및 통신사 54개를 회원사로 둔 한국신문협회는 25일 “네이버는 이번 조치를 전면 철회하고 피해 구제와 언론의 자유가 조화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방침은 정정보도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단, 비판 보도의 대상이 된 정치인·고위공직자 등이 해당 보도를 가짜뉴스로 낙인 찍어 보도 신뢰도에 흠집을 내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언론이 자기 검열 과정을 강화하게 돼 권력 감시나 비판 보도에 대한 추가·후속 취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네이버는 정정·반론 보도 청구가 들어온 기사에는 포털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정정보도 청구 중’이라는 문구를 노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서면과 등기우편으로만 접수하던 정정보도 등 청구 절차를 온라인 청구페이지를 만들어 쉽게 하겠단 것. 네이버 관계자는 “아예 새로운 걸 하는 게 아니라, 불편했던 절차를 간편하게 바꾸는 것”이라며 “이전에도 1년에 10여회 정도 신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지난 15일 정정·반론 보도 청구가 들어온 기사에는 포털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정정보도 청구 중’이라는 문구를 노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 네이버  ━  쟁점은 뭐야   ①“법 대로”vs“사실상 적용 안되던 법” 네이버는 ‘언론 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제 17조 2에 근거한 합법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 조항은 ‘인터넷뉴스 서비스사업자(포털)는 정정보도 청구 등을 받은 경우 지체 없이 정정보도 청구 등이 있음을 알리는 표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협회는 “해당 규정은 2011년 만들어진 이후 지금껏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며 “규정 위반에 대해 입법권자들은 별도의 벌칙 조항을 두지 않은 만큼 피해구제와 언론의 자유를 조화롭게 모색하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②“언론과 소통할 것”vs“편집권 침해” 신문협회는 “편집권은 그 자체로 언론 자유를 지탱하는 큰 축”이라며 “다툼이 있는 기사나 오류가 명백하게 증명되지 않은 기사에 낙인을 찍는 건 보도 신뢰성과 개별 언론 여론 형성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내용이 접수되면 서류 등으로 보도 당사자인지 확인한 후, 언중위에 신고를 했는지 등의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언론사에 통보하고 해당 표시를 노출할 기간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정정보도가 접수되면 언론에 이를 알리고,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지 등을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25 17:36

  • 초짜도 10분만에 만들었다, 한동훈·이재명 가짜 영상

    초짜도 10분만에 만들었다, 한동훈·이재명 가짜 영상 유료 전용

      Today's Topic AI 딥페이크의 공습, 기술은 선거를 구할 수 있을까   수퍼 선거의 해, 딥페이크(AI를 활용해 만든 조작 콘텐트)는 글로벌 골칫거리로 부상 중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만으로도 10분이면 뚝딱, 치명적 딥페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데. 갈수록 어려워지는 진짜·가짜 구분은 인공지능(AI)이 민주주의와 선거를 망친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내외 기술기업들이 대책으로 제시한 ‘워터마크’는 여전히 못 미더운 상황. ‘눈에 안 보이는 워터마크 어떻게 찾지?’ ‘ 워터마크 붙여도 잘라내면 그만 아닌가?’ 하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팩플 오리지널은 가짜를 만드는 창 딥페이크와, 진짜를 찾아주는 기술적 방패의 대결을 추적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빛의 반사와 피부 질감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생성 AI 시대. 딥페이크에 넘어가 내 한 표를 행사하고 싶지 않다면 오늘의 리포트에 주목. 딥페이크에 속지 않을 팁도 담았다.     ■ 💬목차 「 1. 민주주의 망치는 딥페이크 2. 워터마크=주도권? 치열한 속내 3. 딥페이크 잡을 기술, 어디쯤 4. 선거와 AI, 공생 가능할까 」  오혜정 디자이너    ━  1.민주주의 망치는 딥페이크   지난해 3월 온라인에 유포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체포되는 딥페이크 사진. 지난해 6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에 대립각을 세우던 앤서니 파우치 전 미국 국립보건원 소장과 스킨십을 하는 딥페이크 이미지. 이번 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 지지자들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딥페이크 이미지(왼쪽 하단부터 시계방향). 엘리엇 히긴즈 X·더버지 X·폭스26 뉴스 캡처   지난해 3월과 6월, 이번 달 각각 SNS에 확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딥페이크 사진 3장을 보자. 처음 사진엔 경찰관 제복과 손 모양이 왜곡돼 있는 등 조작 흔적이라도 남았다. 그런데 이후 딥페이크 사진들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정교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자칫하면 본인도 깜빡 속을지도.   👇 여기서부터 6300자, 읽는 데 2분30초   10분이면 딥페이크 뚝딱: 실제 정치인 딥페이크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앱 마켓에서 ‘딥페이크’를 검색하고 이를 제작하는 앱 하나를 다운로드한 뒤 템플릿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대표 얼굴 사진을 찾아 넣었더니 곧바로 딥페이크 영상이 완성됐다. 딥페이크 앱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 해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딥페이크 앱으로 만들어본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딥페이크 영상 캡처 화면. 같은 영상에 두 인물의 이미지 3장을 업로드하니 얼굴을 감쪽같이 바꿔줬다. 이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닌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딥페이크 이미지다. 강광우·김주원 기자 선거 결과 쥐락펴락: 기술의 진보는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민주주의 위협 사례가 속속 나오는 중. 지난해 5월 튀르키예 대선이 대표적이다. ‘테러집단이 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딥페이크 영상이 유통돼 선거 전 여론조사 결과가 뒤집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3선하는데 영향이 컸다는 평가. 지난해 9월 슬로바키아 총선에선 투표 이틀 전 “선거 승리를 위해 돈을 뿌려야 한다”는 야당 대표의 음성이 퍼졌다. 선거 후 딥페이크로 결론 났지만, 야당은 이미 패배한 뒤였다.   딥페이크의 새로운 국면, TTV: 오픈AI는 지난 2월 이용자 명령어로 동영상을 제작하는 생성 AI 모델 ‘소라’를 공개했다. 배경까지 뚝딱 그려내, 사진인지 AI 생성 그림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업계에선 소라 같은 텍스트투비디오(TTV) 모델 발달이, 딥페이크 진화의 또 다른 변곡점이 될 거라 본다. 네덜란드 보안 전문회사 센시티는 블로그에서 “TTV가 음성 복제 기술과 결합되면 AI 딥페이크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며 “딥페이크 탐지에도 새로운 도전 과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런 걸 보면 의심하세요. 「 올해 초 뉴욕타임스(NYT)는 AI가 만든 얼굴과 실제 사람 사진을 구분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사를 보도했다. “얼굴 특징이 뚜렷하지 않고, 평균 비율에 너무 가깝기 때문에 사람들이 AI가 만든 이미지를 의심하지 않았다”는 게 결론. 육안으로 구분하기 점점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몇 가지 특징을 뽑아보면. (feat. 이정수 딥브레인AI 이사)   ◦ 얼굴 근육 움직임이나 눈동자 움직임이 어색한 것. 사람이 말을 할 때 얼굴 움직임이 많은데 입만 움직이는 경우. ◦ 음성의 감정이나 억양 표현이 어색한 것. ◦ 실제 인물이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은 이상한 얘기를 할 경우. 」     ━  2. 워터마크=주도권? 치열한 속내   국내외 할 것 없이 빅테크들은 ‘워터마크’라는 대안을 내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AI 활용에 대한 규제 방안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상무부가 AI 생성 자료에 워터마크 라벨을 붙이도록 표준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AI가 만들었어요’ 꼬리표 단다: 구글·메타·오픈AI 등 AI 관련 기업 20곳은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딥페이크를 비롯한 AI 활용 허위 정보에 대응하겠다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생성 AI로 만들어진 이미지나 동영상에 ‘AI 꼬리표’를 달겠다는 것. 예컨대 구글의 생성 AI가 이미지를 생성할 때 딥마인드가 개발한 ‘신스ID(SynthID)’를 사용해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비가시성)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식이다. 업체마다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코드를 생성해 투명한 이미지로 변환한 뒤 사진·영상에 덧씌우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알고 보니 알력 다툼?: 문제는 회사마다 워터마크가 제각각인 점. 어떤 플랫폼에서든 식별 가능한 워터마크여야 효과가 클 텐데, 지금은 각각 빅테크들이 내놓은 검증 프로그램을 모두 써 확인해야 한다. 비가시성 워터마크 전문기업 스냅태그의 민경웅 대표는 “메타는 자기들이 만든 워터마크가 아니면 판별하지 못 한다”며 “이미지가 저장돼 있는 서버를 기업들이 서로 열어주지 않는 한 호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김이 센 중국은 아예 AI로 만든 콘텐트엔 ‘AI 생성’ 또는 ‘허구’ 표시를 달도록 방침을 정했다.   빅테크의 속내는: 딥페이크 제작의 문턱을 낮춘 게 생성 AI라면, 플랫폼과 SNS는 딥페이크에 힘을 실어준 숙주(宿主)다. 딥페이크는 만들어지는 순간이 아닌, 유통됐을 때 힘을 갖기 마련. 하지만 플랫폼 입장에선 과도한 규제는 트래픽 저하로 직결된다. 이 때문에 플랫폼 기업들이 딥페이크 해결에 다소 소극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여론을 의식해 워터마크를 도입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고 있다. 크리스토퍼 패딜라 IBM 규제 담당 부사장은 “딥페이크 콘텐트를 빨리 삭제하지 않으면 플랫폼에도 제재나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도 “최신 기술이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는 올라오는 논문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딥페이크 탐지 연구들은 빅테크에서 논문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인의 사생활까지 위협하는 딥페이크의 부작용. AFP=연합뉴스  ━  3. 딥페이크 잡을 기술, 어디쯤   기술을 잡는 건 또 다른 기술이다. 딥페이크 찾아내는 방패들의 기술 수준 뜯어보니.   딥페이크엔 피가 흐르지 않는다: 딥페이크 탐지 기술은 비디오 픽셀에서 사람의 혈류 신호를 탐지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별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쉽게 말하면 안색 변화로 가짜를 찾는다는 것. 인텔의 ‘페이크캐처(FakeCatcher)’가 대표적. 인텔은 광혈류측정(PPG) 기술로 사람 심장이 뛸 때마다 얼굴에 나타나는 미세한 색 변화 등을 감지해 96%의 정확도로 딥페이크를 걸러낸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진 인텔 연구실 내부 이야기일 뿐. BBC는 “실제 검증해 보니 진짜 동영상도 가짜로 판단하기도 한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영상 속 인물의 입 모양을 통해 딥페이크를 탐지하는 기술도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만든 기술은 특정 분야에선 90% 넘는 정확도를 보였다. 사람이 ‘엠(M)’과 같은 발음을 할 때 입을 완전히 다물어야 하지만, 딥페이크 동영상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 등에 착안해 만든 기술이다.   AI 잡는 건 AI: AI에 진짜와 가짜 데이터를 넣고 “이건 실제 인물이고, 이건 AI로 만든 가짜 인물”이라고 딥러닝시켜 확률로 딥페이크를 판별하게 하는 서비스도 있다. 네덜란드의 센시티는 이 방식으로 달리(DALL·E) 같은 생성 AI 모델이 만든 사실적인 딥페이크 이미지를 탐지한다. 현시점에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 AI 이미지가 진짜 이미지와 다른 미묘한 아티팩트(인공 생성물) 등 조작 징후를 발견해 학습하면서 정확도를 98.8%까지 끌어올렸다. 국내에도 딥브레인AI가 딥러닝 기반 딥페이크 탐지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지난 대선에서 “AI 윤석열입니다”라는 영상을 만든 바로 그 회사다. 딥브레인AI는 경찰청의 딥페이크 범죄 단속 수사 시스템도 개발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왼쪽)와 국내 스타트업 스냅태그의 비가시성 워터마크 기술 시연. 메타의 워터마크를 적용한 뒤 탐지했을 땐 '워터마크가 낮은 신뢰도로 검출됐다(왼쪽 빨간선)'는 문구가 나왔지만, 스냅태그의 기술을 적용한 경우 '검출'(오른쪽 빨간선)이라는 명쾌한 결론이 나왔다. 스냅태그   빅테크도 못 한 ‘Yes or No’ 기술: 시중에 나와 있는 기술은 대부분 ‘딥페이크일 가능성’을 알려주는 식이다. ‘가짜라고 확인하는 것’과 ‘가짜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라고 알려주는 건 책임 무게가 다르기 때문. 워터마크를 탐지하는 국내 스타트업 스냅태그는 ‘Yes or No’로 딥페이크인지 아닌지를 판별한다. 워터마크는 보통 자르거나 변형하는 게 문제가 되는데, 스냅태그 기술은 이 경우에도 워터마크를 판별할 수 있는 게 특징. 카카오는 지난 13일 카카오브레인의 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에 비가시성 워터마크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스냅태그 기술이 적용됐다.   ■ 🚨딥페이크 잡는 기술, 성능은? 「 팩플이 딥페이크 방지 기업을 방문해 직접 기술을 시연해 봤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기술이 아주 자세히 공개될 경우, 딥페이크가 이 기술을 우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자세히 공개한다.   ◦ 딥브레인AI: 딥브레인AI 사무실을 방문해 해당 솔루션으로 배우 조인성이 불법 투자를 권유하는 20초짜리 딥페이크 샘플 영상을 분석해 봤다. 이 영상을 솔루션에 업로드하니, 5분 만에 ‘99.77% 확률로 딥페이크로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나눠 조작 요소를 판단해 변조율을 계산한 결과다. 전체 영상의 변조율 평균이 50% 이상이면 딥페이크로 판단. 다만 학습시킬 딥페이크를 대량으로 구하기 힘들어 아직 학습되지 않은 부분에선 탐지율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정수 딥브레인AI 이사는 “자체적으로 만든 AI 휴먼 데이터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계속 학습시켜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스냅태그: 팩플이 오픈소스 모델인 메타와 스냅태그의 기술을 각각 비교해 보니, 메타의 기술로 워터마크를 적용한 뒤 탐지했을 땐 ‘낮은 신뢰도로 검출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반면에 스냅태그는 ‘검출’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스냅태그 기술의 핵심은 이미지 내 픽셀과 주파수에 워터마크 정보가 담긴 특정 조합의 패턴을 삽입하는 것. 사람 눈엔 ‘착시 효과’로 이 패턴이 삽입된 이미지가 원본과 같아 보이지만, 검출 프로그램은 패턴을 읽을 수 있다. 이런 패턴이 이미지 전체에 수천 개 퍼져 있어 이미지를 변형하고 출력해도 워터마크를 판별할 수 있다. 메타 등 빅테크들의 기술은 보통 서버에 저장된 원본과 비교하는 방식이라 얼마나 유사한지 확률로 답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기술 역시 애초에 워터마크가 부착돼 있지 않다면 검출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    더 뾰족해지는 창: 딥페이크 기술 전쟁은 끊임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탐지 기술이 나오면 이를 우회하는 기술이 바로 나오는 식. 문제는 딥페이크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의 딥페이크 관련 기업 투자금은 2017년 100만 달러(약 13억원)에서 2022년 1억8770만 달러(약 2500억원)로 약 187배 늘었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가상 인플루언서를 생성하고, 실제 인물에게 지불해야 하는 인건비를 절감하는 게 딥페이크를 탐지하는 것보다 수익이 더 크다는 판단 때문. 캐나다 사이버 보안을 담당하는 통신보안기구(CSE)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딥페이크 생성 속도가 탐지 속도를 뛰어넘을 게 확실하다”며 “정치인이나 선거 관련 온라인 정보를 신뢰하기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  4. 선거와 AI, 공생 가능할까   민주주의의 적으로 떠오른 딥페이크는 그렇다 쳐도, 선거와 AI의 결합에는 분명 긍정적 측면도 있다. AI와 선거, 현재와 미래는.   “대형마트에서 명함 나눠줘도 되나요?”: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굿은 법률 AI 챗봇 서비스 ‘로앤서치’를 최근 출시했다. 판례, 유권해석, 지침 등 법률정보를 자연어 문장으로 검색할 수 있는 AI 검색 서비스로 개인정보보호법, 선거법, 금융규제 총 3개 분야에 대해 서비스 중.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선거법의 경우 1월부터 매월 약 700~800건 질의가 꾸준하게 등록되고 있다”며 “등록되는 질의 내용이 선거 양상에 맞춰 달라지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실제 “경로당에서 선거운동복을 입고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불렀는데 선거법 위반인가” 등 질문이 세세하기 올라오는데, AI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법 위반인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나눠서 알려준다.   선거 로고송, AI가 만들어줄 수는 없나: 비교적 단순하고 짧은 선거 로고송, AI 작곡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흔히 보기 어렵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AI를 대놓고 많이 이용하진 않는다. 아직 무엇을 해도 되고 안 되는지 뚜렷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AI를 선제적으로 썼다가 나중에 선거법 위반이 될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AI 작곡 스타트업 관계자도 “실제 정치권에서 로고송 관련 문의가 몇 번 왔지만, 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뮤직 테크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안창욱 대표는 “선거 로고송은 매우 중요한 곡이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AI가 단독으로 작곡을 하긴 힘들고 어차피 인간 프로듀서가 조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으로 막을 수는 없나: 딥페이크를 법으로 규제할 순 없을까. 국회에는 지난해 5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들은 AI 저작물임을 표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법 제정에 몰두하기보다는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게 실효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딥페이크가 대부분 유튜브, 틱톡 등 해외 사이트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빨리 해당 국가, 기업과 협력해서 삭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지난번 윤석열 대통령의 딥페이크가 퍼졌을 때 유튜브, 틱톡 등에 요청해 내리는 데 10일이나 걸렸다”며 “빅테크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거에 도움 되는 AI도: 올해 총선에서 AI가 제도적으로 활용되진 않지만, 향후 AI가 사용될 곳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권자 명부를 관리하고, 투표소 위치를 선정하고, 투표장에 온 사람이 진짜 유권자가 맞는지 인증하는 데도 AI가 쓰일 수 있다고. 2023년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연구용역 보고서에서 김주희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많은 국가의 선거 관리 기관이 선거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심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4.03.25 16:17

  • [팩플]전환지원금 늘리고, 월 3만원대 요금제…통신 3사 경쟁 불붙었다

    [팩플]전환지원금 늘리고, 월 3만원대 요금제…통신 3사 경쟁 불붙었다

    통신사들의 통신비 인하 경쟁에 불이 붙었다. 번호 이동 전환지원금은 늘리고, 이번 주 중 월 3만원 대 5세대(5G) 요금제도 신설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 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최근 휴대전화 단말기 기종과 요금제에 따라 번호 이동 전환지원금을 3만~33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전환지원금이 최초 공개된 지난 16일엔 3만~13만원이었다. 최대 지원금이 1주일 사이 2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이와 더불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번 주 중 월 3만원 대 5G 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KT는 이미 지난 1월 3만원 대에 5G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  이게 왜 중요해   지난 1월 정부가 이른바 ‘단통법’ 폐지를 전면에 내걸면서 통신 3사는 단말기 공시지원금을 인상하고, 전환지원금을 도입하는 등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최근 통신사에 지원금 확대를 최소 다섯 차례 이상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상권 방송통신위원회 시장조사심의관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준까지 (지원금이) 올라가는 게 우리의 희망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대표자 간담회에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뉴스1  ━  ‘1000원 폰’도 나왔지만 “더 기다리자”   ‘1000원폰’도 나왔다: SK텔레콤에서 출고가 34만9800원인 갤럭시 와이드6를 구매(번호 이동)할 경우 실구매가는 1400원이다.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17만원)과 전환지원금(13만3000원), 추가 지원금(4만5400원)을 뺀 것이다. 갤럭시A24와 갤럭시A15도 1100원까지 가격을 낮춰 구매할 수 있다.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실구매가도 내려갔다. KT 기준 출고가 115만5000원인 갤럭시 Z플립4를 13만 원대 요금제로 구매(번호 이동)할 경우 실구매가는 2만원이다.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지원금은 LG유플러스가 가장 높다. SKT·KT 등 경쟁사에선 전환지원금이 없는 아이폰15 프로에는 최대 1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책정했다.   소비자들 “더 기다리자”: 소비자들은 더 기다려보자는 반응이다. 한 휴대전화 유통업체 관계자는 “가장 최근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와 아이폰15에 대한 전환지원금은 매우 적거나 아예 없어 더 기다려보자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아이폰15를 구매하려는 전모(41)씨도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최신 휴대전화에 대한 전환지원금도 커질 것 같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3만원대 요금제 확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번 주 안에 월 3만원 대 5G 요금제를 선보일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사업자들과 요금제 세부안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이다. KT는 이미 지난 1월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업계에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요금제 출시가 늦은 만큼 KT보다 요금을 낮추거나 데이터 제공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3.24 17:01

  • [팩플] 안면인식 결제 뛰어든 네이버페이…관건은 ‘거부감 해소’

    [팩플] 안면인식 결제 뛰어든 네이버페이…관건은 ‘거부감 해소’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청운관에 위치한 학생식당에서 사용자가 페이스사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페이 지난 12일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 청운관 건물. 지하 2층 학생식당에 설치된 대형 키오스크 3대에는 각각 손바닥 크기의 네이버페이 안면 인식 단말기가 부착돼 있었다. 오후 3시쯤 학생식당을 찾은 몇몇 학생이 키오스크로 메뉴를 고르고 안면 인식 결제 버튼을 선택했다. 단말기가 얼굴 인식을 위한 화면을 띄웠다. 얼굴을 스캔하고 결제를 승인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초 남짓. 이날 안면 인식 결제 기능으로 식권을 구입한 권오영(23·문화관광콘텐츠학과)씨는 “처음에는 내 얼굴을 인식해 결제까지 이어진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는 11일부터 경희대 서울캠퍼스 내 학생식당과 카페 등 7곳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했다. 카드사 등 금융사업자가 아닌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가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뛰어든 첫 사례다.    ━  이걸 왜 하나   ① 빠르고 간편한 결제: 신용카드나 QR코드 없이도 네이버페이 앱에 미리 등록한 얼굴 정보를 활용하면 빠르게 물건값을 지불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회사 구내식당이나 학생식당 등 반복 결제가 자주 일어나는 곳에 안면 인식 결제가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② 오프라인 시장 선점: 안면 인식 결제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네이버페이가 준비한 ‘회심의 무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대면 결제 액수는 일 평균 1조7500억원. 비대면 결제 금액(1조1600억원)보다 컸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결제 비중은 대면·비대면 결제를 모두 포함해 2020년 44.1%에서 지난해 상반기 50.2%로 상승 추세다. 이 시장을 선점하려면 카카오페이·토스 등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자와의 차별점이 필요한 상황. 네이버페이 측은 “신기술 사용에 가장 적극적이고 능숙한 대학생을 시작으로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 시장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원 기자    ━  이걸 알아야 해   문제는 안면 인식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다. 지난 22일 기준 안면 정보를 네이버페이 앱에 등록한 이들은 2500명에 불과하다. 네이버페이 전체 사용자(약 3300만명·지난해 말 기준)나 경희대 재학생 수(2만424명·지난해 4월 서울 캠퍼스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숫자다. 12일 경희대에서 안면 인식 결제가 아닌 신용카드로 학생식당 메뉴를 결제한 차현녕(25·호스피탈리티경영학과)씨는 “민감한 개인정보인 내 안면 관련 데이터가 기업 서버에 저장되면, 언젠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꺼려진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각 개인들의 얼굴은 데이터로 변환한 후 암호화 해서 서버에 저장하게 된다”며 “암호화된 데이터를 해커가 유출해 악용하는 행위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캠퍼스 청운관 건물 지하 2층 학생식당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네이버페이 안면인식 결제 단말기가 부착됐다. 윤상언 기자  ━  규제는 없나     현재 안면 인식 결제에 별도의 규제 조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안면 인식 정보를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QR코드 등 다른 결제 방식처럼 전자금융거래법에 근거해 판단할 것”이라며 “과도한 규제로 핀테크 산업 성장을 막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새 결제 수단이 나오면 그에 걸맞은 보안 서비스를 도입해야 하는 건 맞지만, 다른 생체정보 인식 기술과 동작 원리가 유사해 별도 법제화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비스 보안과 무관하게 기본권 침해 문제가 대두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초 국가인권위원회는 국회의장과 국무총리에 “안면 인식 기술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며 규제 입법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1월 개별 법령이 마련되기 전까지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을 공공장소에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경쟁사 움직임은   카카오페이 등 다른 경쟁사들의 움직임은 아직 없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도입한 안면 인식을 활용한 결제·송금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알고리즘 개선을 이유로 종료했다. SK텔레콤은 동의한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카페와 구내식당 결제에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연구 등의 목적으로 안면 인식 결제 기능을 사내에 도입했으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용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3.24 16:46

  • [단독] 우주항공청, 전·현직 NASA 한인 연구자에 '우주청장' 제안 | 팩플

    [단독] 우주항공청, 전·현직 NASA 한인 연구자에 '우주청장' 제안 | 팩플

    오는 5월 출범을 앞둔 우주항공청이 미국 NASA(항공우주국) 소속 한인 연구자들에게 청장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NASA 전·현직 임직원으로 연구개발 실무와 총괄 경험을 두루 갖춘 이들이다.    ━  무슨 일이야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채용설명회. 연합뉴스   2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우주항공청 설립추진단 등은 최근 미국에 거주 중인 NASA 직원 2~3명을 접촉해 청장을 맡아 달라는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이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NASA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제안 받은 사람은) 은퇴 후 쉬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임원급 현직도 있다”고 말했다.   초대 우주항공청장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 국가 우주정책 수장으로서 한국 우주산업 전반을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이 우주항공청에 합류할지는 미지수다. 고급인력 채용을 위해 복수국적이 허용된 다른 직급과 달리, 청장 자리에는 한국 국적자만 임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초대 청장이 명예로운 자리는 맞지만 미국 국적을 버리는 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14일 첫 채용공고를 냈다. 실무자급인 5급 이하는 공개채용으로 뽑지만, 본부장·부문장 등 주요 간부직은 수요조사를 거친 뒤 적임자를 직접 찾아 영입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월 “4개월 안에 청장을 모셔오겠다”며 “주요 보직은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스카우트 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우주항공청이 NASA 출신 한인 연구자를 우선순위로 두고 영입 작업에 나선 것은 이들의 전문성과 정책관리 경험을 높게 산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협력이 필수인 우주 분야에선 전 세계 우주 프로젝트의 중심인 NASA 근무 경험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적격자를 모시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가능한 요구 사항은 최대한 맞춰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주도하는 우주 생태계에 한국이 대체 불가한 파트너가 돼서 같이 결실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앞으로는   우주항공청 본청 소재지인 경남 사천시에서 우주산업 클러스터 출범식이 지난 13일 열렸다. 뉴스1 청장이 아닌 다른 보직에 NASA 출신이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청장을 제외한 임기제 공무원들은 복수국적은 물론 외국 국적도 허용된다. 공공 기관에서 전례가 없는 보수도 책정돼 있다. 우주항공청 채용공고에 따르면, 1급 본부장은 대통령급인 2억5000만원, 2급 부문장은 차관급인 1억4000만원이 보장되고 전 직장 연봉, 직무 난이도를 고려해 ‘플러스 알파’도 가능하다. 민간 우주업계 관계자는 “소위 ‘빅네임’이 오면 조직 전반의 존재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3.24 08:00

  • [팩플] 족쇄가 된 성공공식…애플을 겨냥한 규제당국 칼끝

    [팩플] 족쇄가 된 성공공식…애플을 겨냥한 규제당국 칼끝

    ‘혁신의 상징’ 애플을 만든 ‘폐쇄적 생태계’ 정책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이 일제히 애플에 칼끝을 겨누면서다.   애플 로고. EPA=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21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16개 주 법무장관과 함께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 자체 기기를 통해 구축해 온 폐쇄적 생태계가 애플의 독점을 강화했고, 소비자들에게 비싼 비용을 치르게 했다는 취지다. 애플 아이폰은 미국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한 탓에 소비자들은 더 많은 돈을 내야했다”며 “이 문제를 방치하면 애플의 스마트폰 독점은 계속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 AFP=연합뉴스   유럽도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곧 애플, 구글의 DMA(디지털시장법) 위반에 대한 조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U는 지난 4일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애플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제한했다며 18억4000만 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  이게 왜 중요해   미 법무부의 소송과 EU 집행위원회의 조사는 현재의 애플을 있게 한 ‘성공 공식’ 폐쇄적 생태계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애플은 iOS라는 독자 운영 체제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통해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 애플 기기를 쓰는 소비자를 가두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성공을 이끌어 온 폐쇄적 생태계가 이제 가장 큰 골칫거리(liability)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준홍 기자   규제당국의 조사가 아니더라도 애플은 이미 충분히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가 줄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첫 6주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 기술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생성 인공지능(AI)’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 비견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규제당국의 조사까지 겹친 진퇴양난의 상황. 이날 애플의 주가는 4%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도 약 1130억 달러(약 150조 원) 줄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  미 법무부는 왜   미 법무부는 애플이 5가지 방식으로 경쟁을 저해했다고 봤다. 법무부 성명서에 따르면 애플은 다른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수퍼앱’(여러 가지 서비스가 가능한 앱)을 아이폰에서 작동하지 못하게 했다. 사용자가 다른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걸 어렵게 만든 것이다. 또 소비자가 게임이나 기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앱 개발도 차단했다.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과 주고받는 메시지 품질도 저하시켰다. 타사 스마트워치와 아이폰 간에는 호환성을 저하시켰다. 법무부는 애플이 다른 결제사업자들이 자체 디지털 지갑을 구축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  유럽에서 문제는   EU 집행위는 애플이 폐쇄적 생태계의 장벽을 낮추고 DMA에 성실히 따르고 있는지에 대해서 들여다본다. DMA는 빅테크 기업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법이다. 집행위는 애플과 구글이 앱마켓 개발자에게 새로 적용하기 시작한 수수료 정책 및 이용 약관이 DMA 규정을 준수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애플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전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 벌금을 물 수 있다.    ━  앞으로는   ①피말리는 소송전: 규제당국과 애플의 소송전은 최소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EU 경쟁법을 위반했다는 EU 집행위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이번 소송도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애플 측은 “(미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이) 애플의 정체성은 물론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차별화하는 원칙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②AI폰으로 반전: 아이폰의 판매 부진과 뒤처진 AI 경쟁을 동시에 풀 수 있는 열쇠는 애플만의 AI폰이다. 애플은 오는 6월 WWDC(세계개발자대회)에서 AI와 관련된 발표를 하고, 새로 공개할 아이폰 16에 AI 기능을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3.22 17:31

  • 스톡옵션만 94억…'판교 IT' 연봉 1위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팩플]

    스톡옵션만 94억…'판교 IT' 연봉 1위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팩플]

    지난해 11월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카카오본사. [중앙포토] 지난해 네이버, 카카오에서 최고 보수 수령자는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였다. 게임업계에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  카카오 ‘스톡옵션 행사’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IT기업 임원진의 연봉이 공개됐다. 21일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궁훈 전 대표는 지난해 급여 4억17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94억3200만원 등 총 98억99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7억6800만원, 배재현 전 카카오 사내이사는 20억3000만원, 김대성 전 서비스개발1실장은 19억6500만원, 홍은택 대표 12억9600만원 순이었다.   카카오 임원진은 총 보수 중에 스톡옵션 비중이 높았다. 이진수 대표, 김대성 전 실장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각각 26억 1800만원, 김대성 전 실장 15억 59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  네이버 ‘높은 급여’   네이버는 급여·상여 등 정기 연봉이 높은 편이었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19억 3600만원으로 사내 1위였고, 최수연 대표는 13억 4900만원이었다. 이건수 전 글레이스 CIC 대표 12억5900만원,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12억3500만원, 이윤숙 CIC 대표 12억1600만원 순이었다. 이 중 이건수 전 대표를 제외하고는 스톡옵션 행사가 없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스톡옵션 포함)는 카카오, 네이버 둘 다 줄었다. 카카오는 1억3900만원에서 1억100만원으로, 네이버는 1억3449만원에서 1억1900만원이 됐다. 네이버 1인당 급여가 카카오를 앞지른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  게임업계, 1위 엔씨 김택진 40% 감소   게임업계에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72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2021년 106억원, 2022년 124억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약 40% 줄어든 액수다. 회사 측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상여금이 축소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35억4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42% 증가했다. 2022년 총 172억 9200만원을 받아 게임업계 연봉 1위였던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의 지난해 수령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3.21 16:09

  • ‘애인’ 빼고 다 만들어준다, 챗GPT 100% 활용하는 법

    ‘애인’ 빼고 다 만들어준다, 챗GPT 100% 활용하는 법 유료 전용

    Today’s Personal Topic,보고서 분석부터 커스텀 AI 챗봇까지,챗GPT 실전 완전정복   1년 넘게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챗GPT, 일단 가입해 봤는데 아직도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문과라던 옆자리 동료도 쓴다니 나 빼고 다 AI 쓰는 것 아닐까’ 불안하다면. 챗GPT를 제대로 알고 싶고,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해 팩플이 3단계 가이드를 만들었다. 이것만 읽으면 개발자 아닌 나도 똑똑한 AI 비서를 만들 수 있다. 챗GPT 완전정복, 스타트!     ■ 💬목차 「 1. 📝 현재 상황 3줄 요약 2. 💻 초급: 챗GPT, 일단 만나자 3. 💻 중급: GPT 스토어와 친해지자 4. 💻 고급: 5분 안에 AI 챗봇 만들기 5. 🔭빅픽처를 알고 싶어 」  오혜정 디자이너  ━  1. 📝 현재 상황 3줄 요약     전 세계 1억8000만 명이 쓴다는데: 2022년 11월 등장한 오픈AI의 챗GPT. 월간 이용자 수는 약 1억8000만 명(지난해 8월 기준)이다. 나만 안 쓰나: 생산성을 높인다는 생성 AI, 직장인 사회에 스며들고 있다. HR기업 인크루트가 지난 1월 직장인 6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6.3%가 생성 AI를 활용. 가장 많이 써 본 AI는 챗GPT였다. 개인비서 만든다: 챗GPT로 재미 본 오픈AI는 지난해 11월 나만의 AI 챗봇 ‘GPTs’를 만들 수 있는 ‘GPT 빌더’를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만든 AI 챗봇을 사고팔 수 있는 마켓인 ‘GPT 스토어’를 개장.   👇 여기서부터 4800자, 읽는 데 2분10초.    ━  2. 💻 초급: 챗GPT, 일단 만나자   챗GPT, 여기저기 난리라고 해서 일단 가입했는데 아직 잘 쓰는 법을 모르겠다면 이렇게 시작해보자. ① 어떻게 쓰지? 유료는 뭐가 달라: 챗GPT는 무료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월 20달러(부가세 제외) 유료 구독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플러스)가 더 좋긴 하다. GPT-4 기반 챗GPT를 사용할 수 있어서다. GPT-3.5 기반 무료 버전보다 답변의 질과 속도면에서 뛰어나다. 웹 검색, 이미지 생성(달리3)도 플러스에서만 가능.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대신 한계도 있다. 3시간에 최대 40건의 대화만 가능. 옆자리 동료나 가족이 챗GPT를 쓰고 있다면 ‘챗GPT 팀’을 사용할 수 있다. 소규모 팀을 위해 나온 유료서비스(월 25달러)로 플러스보다 보안을 강화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낮췄다. 모바일로 써 보자: 아직도 웹 버전으로만 쓰고 있는지. 챗GPT는 안드로이드 앱과 iOS 앱 둘 다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꽃 사진을 바로 챗GPT에 올려서 무슨 꽃이냐고 물어볼 수도 있고, 음성대화도 가능한 게 특징. 키보드로 입력할 필요 없이 말로 지시할 수 있고, 챗GPT도 음성으로 대답한다. 챗GPT 모바일 앱. AP=연합뉴스 파일 분석해 줘: 수십 페이지 PDF 파일, 수천 줄의 엑셀 파일도 챗GPT로 분석할 수 있다. 원천 데이터가 있는 엑셀 파일을 챗GPT에 업로드하고 원하는 양식의 표를 만들어 달라고 일상에서 쓰는 말로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면 끝.     ■ 📁팩플’s 유즈케이스 「 팩플 기자들은 챗GPT를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물론 ‘내돈내산’ 유료 서비스로요.   ◦ 새 기능 취재: 오픈AI는 챗GPT를 업데이트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내놓을 때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에 가장 먼저 적용합니다. 직접 새 기능을 사용하면서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취재 자료 분석: 취재 자료를 분석할 때도 유용합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사업보고서의 경우 챗GPT에 업로드해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내기도 합니다. 물론 원문 확인은 다시 합니다.   챗GPT를 이용해 2023년 카카오 사업보고서를 분석할 수 있다. 챗GPT 캡처   ◦ 동의어 찾기: 기사를 쓰다 보면 같은 단어를 반복해 쓰게 될 때가 많습니다. 바꾸고 싶은데, 잘 생각나지 않는다면 챗GPT를 활용할 수 있죠. 가령 ‘발표했다를 다른 단어로 바꿔줘’라고 입력하면 챗GPT가 ‘공개했다 소개했다 공표했다 등이 있습니다’고 답해 줍니다.   ◦ 영문 메일 작성: 팩플 인터뷰에 등장하는 해외 인사는 팩플 기자들이 직접 섭외할 때가 많습니다. 직접 섭외 메일을 보내야 하는데, 팩플을 소개하고 기사의 목적이 영어로 쓰는 게 쉽진 않습니다. 번역 앱을 써도 결과물이 정중한 말투로 작성됐는지 알기 어렵죠. ‘정중한 말투로 해서 영문 이메일을 작성해 줘’라는 프롬프트를 쓰곤 합니다.   ◦ 디자인 시안: 팩플 오리지널, 팩플 퍼스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 그래픽은 팩플팀 내 디자이너가 직접 만듭니다. 다만 그전에 기자들이 기사 콘셉트나 그래픽 시안을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기도 해요. 이때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달리’ 기능으로 초기 시안을 만들어 보여주기도 합니다. 」  ② 이것만은 알아야 해 프롬프트 찾기: 챗GPT에 일을 시키기 위해 입력하는 텍스트나 음성지시를 ‘프롬프트’라고 한다. 문제는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챗GPT의 능력도 천차만별이라는 점. 유명한 프롬프트 중 하나인 ‘Let’s think step by step’(차근차근 생각해)를 넣으면 챗GPT가 더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다 한다. 이를 위해‘프롬프트 마켓’이나 ‘프롬프트 공유 커뮤니티’에서 다른 이용자들이 개발한 프롬프트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  챗GPT 등 생성 AI에 입력하는 '프롬프트'를 공유, 거래할 수 있는 프롬프트 마켓인 프롬프트 베이스. 프롬프트 베이스 캡처 챗GPT≠검색: 흔히들 챗GPT를 검색도구로 생각한다. 그러나 챗GPT는 ‘생성’하지, ‘검색’하지 않는다. 배운 것을 그럴듯하게 말할 수 있지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 주진 못하는 것. 챗GPT 내 검색을 위한 부가 기능(웹 브라우징)을 활용하는 게 좋다. 어린이는 안 돼: 오픈AI는 13~18세는 챗GPT 사용 시 부모 승인을 요구한다. 또 13세 미만은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한다. 잘못된 정보가 아이들에게 미칠 해악을 막기 위해서다. 아이들이 쓰고 싶다 조른다면 보호자가 함께 쓰며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게 좋다. 100% 믿지 말 것: 생성 AI가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 검색사이트 등을 통한 크로스체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  3. 💻 중급: GPT 스토어와 친해지자   ① 어떻게 쓰는데 이게 뭐야: 오픈AI는 지난해 11월 개발자행사에서 챗GPT를 활용해 AI 챗봇을 만들 수 있는 ‘GPT 빌더’와 그렇게 만든 챗봇 ‘GPTs’를 거래할 수 있는 거대언어모델(LLM) 앱마켓인 ‘GPT 스토어’를 선보였다.   사용법은: 챗GPT 플러스나 챗GPT 팀을 쓰는 유료 사용자만 GPT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다. 챗GPT 접속 후 ‘Explore GPTs’를 누르면 끝. 지난 1월 기준으로 300만 개의 GPTs가 있다고. 입력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된 GPTs가 노출된다. 한번 사용한 GPTs는 스토어에 들어갈 필요 없이 챗GPT 입력창에서 바로 쓸 수도 있다. 챗GPT 입력창에 ‘@’를 넣으면 GPTs를 소환할 수 있다. GPT 스토어. 챗GPT 캡처 ② 이것만은 알아야 해 AI챗봇 GPTs, 뭐부터 쓰지: 오픈AI는 GPT 스토어에서 글쓰기, 생산성, 프로그래밍 등 카테고리별로 나눠 인기 있는 GPTs를 소개하고 있다. 모바일 앱과 비슷하게 별점도 매길 수 있어 높은 별점을 가진 GPTs를 쓰는 편이 좋다. 일반 사용자가 만든 GPTs가 못미덥다면 기업들이 내놓은 GPTs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픽을 제작해 주는 ‘캔바’, 여행 숙소 예약해 주는 ‘카약’도 GPT 스토어에 입점해 있다. 추천하는 GPTs는: PDF 문서를 볼 일이 많다면 ‘AI PDF’나 ‘Ask your PDF’와 같은 PDF 요약 GPTs들을 활용하면 좋다. PDF 문서 내용을 요약하거나 정보를 추출할 때 유용하다. 연구자라면 학술논문을 검색‧요약하는 ‘컨센서스(Consensus)’도 추천. 로고가 필요한 기획자나 소상공인은 간단한 로고 디자인을 해주는 ‘로고 크리에이터(Logo Creator)’도 쓸 만하다. ‘YouTube∑’ ‘Free YouTube Summarizer’같이 긴 유튜브 영상을 축약해 알려주는 GPTs들도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도: 한국 기업들도 GPT스토어에 들어오는 중. KB증권은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KB증권 GPT’를 내놓았다. 폰트 플랫폼 산돌 자회사 산돌메타랩은 글자가 포함된 이미지를 올리면 그 이미지에 쓰인 한글 폰트를 알려주는 ‘코리안 폰트 파인더’를 GPT 스토어에 출시했다.    ━  4. 💻 고급: 5분 안에 AI 챗봇 만들기   방대한 양의 자료나 논문을 정리하거나, 멋있는 발표 자료를 만들게 하고 싶을 때. 남들이 만든 GPTs가 아니라 내 필요에 맞는 GPTs를 직접 만들어 보자. GPT 빌더가 있으면 프로그래밍 언어 몰라도, 자연어 대화로 나만의 AI 챗봇을 제작할 수 있다. 최근 통과된 EU의 AI법에 대해서 한국어로 설명해 주는 챗봇을 만들어 보자. 5분이면 충분하다.    ① 어떻게 만들어 제작 시작하기: GPTs 제작은 웹에서만 가능하다. ‘Explore GPTs’를 누르고, GPT 스토어의 오른쪽 상단 ‘Create’ 버튼을 누르자. 채팅창이 뜨고 GPT 빌더가 ‘무엇을 만들고 싶니?(What would you like to make?)’라고 물어본다. 영어로 물어보지만, 한국어로 답해도 잘 알아듣는다. 이름도 제안해 준다. GPTs 썸네일 만들기: 이름을 결정하면 빌더가 알아서 달리3(이미지 생성 AI) 기반으로 썸네일을 만들어 준다. 맘에 안 들면 ‘다시 만들어줘’라고 하면 된다. 디테일 설정: 내 챗봇의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면 주어진 정보 내에서만 답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 유럽 의회에서 459페이지에 달하는 AI 법에 대한 PDF 파일을 다운로드받았다. 이 파일을 빌더에 업로드하고 ‘이 PDF 파일을 기반으로 답변해 줘’라고 프롬프트에 넣으면 설정 끝. 박경민 기자 배포하기: 이렇게 만든 챗봇은 나만 쓸 수도 있고, 내가 링크를 준 사람에게만 쓰게 할 수도 있고, GPT 스토어에 올려둘 수도 있다. Create 버튼을 누르면 배포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수정하기: 방금 만든 따끈따끈한 GPTs를 쉽게 고칠 수도 있다. ‘Edit GPT’에 들어가 ‘Configure(설정)’를 눌러 보자. GPTs의 이름이나 설명을 변경할 수 있고, 질문 예시도 바꿀 수 있다. GPTs를 만든 뒤 'Configure' 창에서 수정이 가능하다. 챗GPT 캡처 ② 이것만은 알아야 해 ‘AI 여친’ 안 돼: 오픈AI는 규정상 로맨틱한 관계를 촉진하는 GPTs 생성을 금지한다. 쉽게 말해 ‘여자친구 GPTs’ 만들지 말라는 것. 규정 위반으로 삭제될 수 있다. 부가기능 활용하기: 챗GPT에서 쓸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내 챗봇에 붙일 수 있다. 설정 창 하단에 ‘Capabilities’에 웹 브라우징, 달리 이미지 생성, 코드 인터프리터 체크박스가 있다. 내 챗봇에도 검색 기능, 이미지 생성 기능, 분석 기능을 붙일 수 있는 것. 개발을 할 줄 안다면, ‘액션’ 기능을 쓰는 것도 추천. 외부 API(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챗봇에 연결할 수 있다.    ━  5. 🔭빅픽처를 알고 싶어     AI 빅테크 시대: 2022년 11월 챗GPT를 내놓은 오픈AI는 기업가치 800억 달러(약 106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 목표는 사람과 비슷한 지능, AGI(일반 인공지능)를 만드는 것. 챗GPT에 깜짝 놀란 구글, 애플,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글로벌 빅테크는 자신들만의 LLM을 만들며 오픈AI와 경쟁하고 있다. 돈독한 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오픈AI와 협력자이면서 경쟁자인 사이. LLM 앱마켓 시대가 온다: 모바일 시대에는 구글(플레이스토어)과 애플(앱스토어)의 앱마켓을 통해 수많은 앱 서비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가진 메타 같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이제는 AI 시대, GPT 스토어라는 LLM 앱마켓이 나오면서 수많은 AI 서비스가 등장할 기반이 만들어졌다. GPTs 경쟁자의 등장: 오픈AI에 개인용 AI앱 빌더인 GPTs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묘하게도 혈맹 관계인 MS다. MS는 기업용 서비스인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개인‧팀용 서비스인 ‘코파일럿 프로’와 MS 365용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을 내놓았다.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통해서 기업이 기존에 갖고 있는 서비스에 AI앱 제작프로그램을 붙일 수 있다.

    2024.03.21 15:44

  • 1년새 영업이익 75% 급락…엔씨 김택진 "게임개발에 집중하겠다" [팩플]

    1년새 영업이익 75% 급락…엔씨 김택진 "게임개발에 집중하겠다" [팩플]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엔씨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김택진 엔씨 최고경영자(CEO)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는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엔씨 경영 전반 개편안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신작 개발과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을 전담하고 박 내정자는 경영 효율화와 외부 지식재산(IP)의 인수합병(M&A) 등 사업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엔씨는 지난해 12월 박 내정자를 영입하며 창사 27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엔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1년 전(5590억원)보다 75% 줄었다. 이날 엔씨의 주가도 19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년 전 가격(37만6500원·종가 기준)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실적·주가 부진의 주된 원인은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의 부재다. 그간 성장을 이끌었던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M·2M·W)의 매출 감소를 대체할 후속 지식재산(IP)을 발굴하지 못해서다.     ━  어떻게 바꾸나   김택진 대표는 이날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게임 개발에 최우선으로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운영이 아닌,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계획을 내놓으면서다. ‘리니지’나 ‘블레이드앤소울’ 등 매출을 견인해왔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IP를 개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액션, 슈팅, 실시간전략게임(RTS) 등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매출 규모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엔씨는 현재 개발 중인 액션 장르 신작 ‘배틀크러시’를 이달 중 전 세계 97개국에서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택진 대표는 이날 엔씨의 해외 시장 진출 의지도 강조했다. 지난해 말 엔씨는 ‘블레이드앤소울2’의 중국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 받았다. 현지 유통사와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규 IP인 ‘쓰론앤리버티(TL)’도 해외 유통사인 아마존과 함께 북미 지역과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AI 분야는 게임 개발 분야에 한정해 활용하기로 했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12월 AI 금융 신사업 분야인 ‘금융비즈센터’를 해체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섰다. 김 대표는 “AI는 우리(엔씨)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R&D(연구개발)를 뾰족하게 가져가려고 한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생성AI 솔루션을 내부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지난해 8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바르코(VARCO)’를 출시했었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AI 언어모델 바르코 로고.   이는 최근 게임 업계 신작 개발기간이 늘어난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도 해석된다. 김택진 대표는 이날 “많은 게임 개발사가 엄청난 제작비와 긴 제작 기간 때문에 사업의 지속성을 넘어서는 위기에 처해있다”며 “대책으로 새로운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엔씨가) 발표한 신작은 개발 기간이 코로나19 확산과 겹치면서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시대에 뒤쳐졌다”고 평가했다.   기업 운영을 전담하게 될 박병무 내정자는 향후 집중 방향을 공개했다.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체계 구축, 해외진출 기반 구축, 외부 IP 확보 및 인수합병(M&A) 등 네 가지다.다만, 인력 감축 등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 내정자는 “숫자에만 치중한 효율화는 기업의 경쟁력과 뿌리를 없앤다”며 “엔씨의 핵심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날렵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점으로 (효율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내정자는 현재 운영 중인 야구단(엔씨 다이노스)의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엔씨가 콘텐트 기업으로서 야구단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매각보다는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3.20 16:59

  • 주가 반토막 어쩔 거냐고? ‘배그’ 그 회사가 믿는 구석

    주가 반토막 어쩔 거냐고? ‘배그’ 그 회사가 믿는 구석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돈 내고 이기는 시대 갔다”4전 4승 창업자, 장병규의 ‘K게임’   한국(K) 게임산업에 변곡점이 왔다.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는 예전같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상황.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정한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9% 줄어든 19조7900억원이다. 게임시장의 역성장은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쯤 되면 나와야 할 질문. ‘K게임에 모바일 MMORPG 다음이 있나?’   크래프톤은 이 같은 질문에 답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초창기 ‘MMORPG 명가’를 비전으로 내걸었던 이 회사는 전혀 다른 슈팅 장르인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로 큰 성공을 거뒀다. 배그의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최대 동접자 325만 명(2018년 1월)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글로벌 IP(지식재산)의 위력은 얼어붙은 시장도 뚫었다.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대인 1조9106억원으로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3위를 기록.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2% 늘어난 7680억원이었다. 시가총액 기준 국내 1위 게임사다(일본 증시 상장 넥슨 제외).   크래프톤은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를 어떻게 바라볼까. 유일한 돈 버는 IP, 배그 이후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팩플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장 의장은 1996년 네오위즈를 시작으로 크래프톤(옛 블루홀)까지 네 번 창업해 모두 성공한 연쇄창업가. 창업 분야도 채팅플랫폼(네오위즈), 검색기술(첫눈), 투자(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게임까지 모두 달랐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1세대 벤처창업가로 꼽힌다. 장 의장은 게임산업의 미래에 대해 “돈 내고 이기는 시대는 갔다”고 답했다.   ■ 💬목차 「 1. 고객이 변했다 2. 반토막 주가 “중장기 책무 다한다” 3. 매출 94.5%가 글로벌, 새 시장 인도 4. AI가 코딩하는 시대, 개발자의 미래는   」  오혜정 디자이너    ━  1. 고객이 변했다   한국 게임산업 왜 어렵나. 문제의 정답은 시장에 있다. 현재 한국 게임은 고객이 바라는 게임과 차이가 있다. 그 점을 대입해 보면 많은 게 해석되고 풀린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한국 게임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다. MMORPG와 P2W(Pay to Win·돈을 많이 내면 이기는 과금 구조)다. 1~2년 전까지는 큰 돈이 됐다. 원하는 고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년 전만 해도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다. 코인 열풍까지 이어지다 보니 돈의 가치를 낮게 봤고, 돈을 써서라도 이기길 원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그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그럼 지금 필요한 건 뭔가. 1~2년 전으로 시계추를 돌려 보자. MMORPG와 P2W 조합은 그 당시에도 글로벌 고객이 좋아하는 모델은 아니었다. 특히 서구권에선 부정적이었다. 한국·대만 정도에서만 통했던 모델이다. 그런데 지금 위기라는 건 그들마저 돈을 안 쓰게 됐기 때문이다. 어떤 비즈니스 모델(BM)이 좋다가 아니라 ‘그 BM을 고객이 수용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해야 한다.   배그도 유료 아이템을 팔지 않나.   물론 나도 잘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웃음) 배그에서 캐릭터 코스튬·장비 스킨(게임 내 캐릭터 옷, 장비 외관 등)을 전부 다 갖추려면 최대 200만~300만원 정도 써야 한다. 그런데 이건 글로벌 고객들이 수용해 주는 선 내에 있다. 반면에 ‘내가 강해지는 무기에 1억원을 쓴다’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결국 플랫폼 다양화, BM 다양화 이전에 글로벌 고객이 뭘 원하는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하고 반발짝 앞서서 이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크래프톤의 IP배틀그라운드. 사진 크래프톤   글로벌 고객을 강조하는 이유는. 나와 블루홀(현 크래프톤)은 공통적으로 글로벌이란 키워드를 쓴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17년 전 블루홀을 창업한 건 글로벌에서, 달러로 돈을 벌고 싶어서였다. 시장 크기를 따져보면 한국도 큰 시장이다. 그런데 넘버 원 시장은 아니다. 중국, 북미·유럽에 비하면 작은 게 현실이다. 더 큰 시장, 앞으로 더 커질 시장에 있는 고객이 무엇을 바랄 것인가를 알아야 이 산업에서 미래가 있다.   고객이 원하는 걸 어떻게 찾나. 다양한 시도가 중요하다. 외부에서 볼 때 우리는 다양한 걸 만들고, 다양한 시장에 나간다. 사실 괴롭다. 다양한 걸 하는 게. 배그를 잘 만드는 역량과 경험, MMORPG 또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잘 만드는 역량과 경험은 제각각 다 다르다. 고객군도 다르고. 경영진이 다양한 걸 인정하고 수용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또 요즘 게임 개발에 100억, 200억원 드는 게 아니다. 차세대 그래픽을 적용하는 게임은 가볍게 1000억원을 넘긴다. 경영자 입장에선 살 떨리는 결정이다. 다양한 걸 하는 거 자체가 경영 난도가 매우 높다. 그럼에도 결국 고객이 원하는 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고객을 얘기할 때는 글로벌 시장 전체를 보고 균형감 있게 다루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즐거워서 다양하게 하는 게 아니다. 고객이 그걸 바라보고 있어서다. 김영희 디자이너    ━  2. 반토막 주가 “중장기 책무 다한다”   크래프톤은 2021년 8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돈 버는 IP가 배그 하나인데 기업 가치를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공모가(49만8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24조원. 당시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시총이 18조원 안팎이었다. 상장 2년 반이 지난 크래프톤의 시총은 현재 11조 5000억원가량이다. 장 의장에게 주가에 대해 물었다.   주가 관련해선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단기투자 주주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건 없는 것 같다. 경영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장기 주가에 대해선 책무를 가지고 있다. 물론 글로벌 경제상황 변화가 있지만 주가가 공모가 대비 하회하는게 사실이다. 공모가에 대한 사회적 책무라는 건 상장 2년이 지난 지금도 절대 잊지 않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으면 안 될 거라 말하겠지만, 당연히 될 거라 생각한다.   배그밖에 없다는 ‘원(one) IP’ 리스크는 여전하다. 상장 때부터 나온 얘기다. 그런데 2년 전과 상황, 분위기가 다르다. 당시만 해도 배그 IP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꽤 오랫동안 배그가 돈을 벌 것 같다는 걸 인정해 주는 분위기다. 하나의 IP이지만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라이프 사이클을 더 길게 가져가고 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프랜차이즈화는 어떤 의미인가. 동일한 IP를 가지고 다양한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만드는 방식이다. IP 중심으로 다양한 플랫폼, 게임 형태가 존재하게 만들 것이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맥도날드이지 않나. 누가 봐도 저건 펍지(배그) 같다고 만드는 게 어렵긴 하다. 우리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배그 다음은 어떤 IP를 생각하고 있나. 게임업의 숙명인데, 100개 정도의 크리에이티브(아이디어 단계 게임)가 있다면 이 중 10개 정도만 출시할 수 있다. 또 그중에 잘되는 건 1~2개 정도다. 우리는 최근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딩컴 모바일, 프로젝트 블랙버짓 등 5개를 전략 프로젝트로 발표했다. 다 잘되면 좋겠지만 1~2개가 잘되면 주가는 올라갈 것 같다. 내부적으론 더 많이 만들고 있다. 사실 게임 개발은 신약 개발과 비슷하다. 전혀 기대 안 하는게 터지기도 한다. 뭐가 터질지 모르니 얻어걸리는 거라도 잘 하기 위해선 제작을 계속한다. 계단식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전략 프로젝트 중 올해 출시 예정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를 뜨겁게 달군 문제작이다. 큰 인기를 모았지만 넥슨 내부에서 만들던 게임을 가지고 나와 만들었다는 의혹으로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 게임 판권계약을 맺었다. 장 의장에게 이유를 물었다.   일단 제일 중요한 건 고객이 좋아해 주냐다. 다크앤다커는 이미 고객이 좋아해 줬다. 이게 쉽지 않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나오는 게임이 정말 많다. 거기서 다크앤다커처럼 많은 고객이 즐기고 봐준 게임은 거의 없다. 법적 분쟁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한국 게임산업에서 글로벌 고객이 좋아해 주는 보기 드문 게임이 이미 탄생한 것이다. 고객이 좋아해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가치다. 물론 당연히 향후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못 한다.   게임업계에선 비판이 많았다.   크래프톤 정도 되는 회사에서 그렇게 해야 하냐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글로벌 고객이 좋아해 주냐다. 크래프톤이 올해 출시 준비 중인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 사진 크래프톤    ━  3. 매출 94.5%가 글로벌, 새 시장 인도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 중 글로벌 비중은 94.5%다. 미국, 중국 시장뿐 아니라 이제는 인도에서도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2021년 이후 인도 및 신흥시장 누적 총투자금액은 2281억원이다.   최근엔 중국보다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다만 중국 시장은 많이 성숙했다. 중국에서 제대로 성공하려면 텐센트, 넷이즈 같은 플랫폼을 거쳐야 한다. 중국 게임 제작사들의 역량이 많이 올라와서다. 이제 중국 고객들은 중국 제작사 게임을 더 친밀하게 느낀다. 한국 게임산업이 진일보하지 못하면 중국 시장에 나가기 어렵게 됐다. 인도는 아직 플랫폼의 힘이 강하진 않다. 춘추전국시대 느낌이 있다. 게임 제작사도 많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많다. 한국 게임사 역량으로 볼 때 인도는 해볼 만한 시장이다.     어떤 사업을 하나. 배그 서비스뿐 아니라 외부 개발사가 개발한 게임(서드파티)도 배급·유통하고 있다. 또 ‘크래프톤 인도 게이밍 인큐베이터’를 통해 인도 게임 스타트업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BGIS 2023 (BATTLEGROUNDS MOBILE INDIA SERIES 2023)에서 인도 관객들이 줄 서 있다. 사진 크래프톤    ━  4. AI가 코딩해 주는 시대, 개발자의 미래는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딥러닝·AI 분야에 투자해 왔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게임 제작 생산성 개선과 AI를 활용해 ‘기존에 없었던 재미’가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AI 개발 어느 정도 단계인가.   생산성 향상 부분은 이미 많이 적용됐다. 다만 기존 게임 제작자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측면도 있다. 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고.     AI라는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나. 2~3년 전부터 얘기해 온 게 결국 AI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칼이란 건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지만 잘 쓰면 좋은 도구이지 않나. AI도 좋은 도구라 생각한다. ‘어떻게 유용하게 쓸 것인가’는 정말 책임있는 사람들이 많이 논의해야 한다. 우려하는 사람도 많지만 결국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코딩도 AI가 해주는 시대인데, 어떤 사람이 인재인가.   같은 언어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천차만별이다. 정말 훌륭한 엔지니어는 여러 레이어(층위)를 다 이해하고 쓰는 사람이다. 그 언어만 아는 게 아니라 밑단의 내용까지 다 이해하는 사람이다. 기초에 대한 이해는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필요하다. 그래서 평생 학습이 중요하다. 기초를 이해하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앞으로 차별화될 것이다. AI가 나왔다고 대학 교육이 필요없다고 하는 건 이상한 주장이다. 오히려 AI 도구와 친숙해져 함께 공부하는 형태가 맞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3월 19일 서울 강남구 크래프톤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은 네 번 창업해 네 번 모두 크게 성공한 한국의 보기 드문 연쇄창업가다. 2007년 크래프톤 창업 이후로는 17년째 게임산업에 몸 담고 있다. 그에게 여러 창업 회사들 중 게임 산업에 남아 있는 이유를 물었다.     처음 10년간은 못 떠나서 있었다. 그런데 17년간 이 산업에 있다 보니 이제 이건 해볼 만하다, 저건 아니다를 가르는 눈은 조금 생겼다. 직업으로서의 전문성이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일을 하는 게 자본수익률이 좋다. 내 지식을 활용하는 거니까. 한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인도에도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누구도 안 가 본 길을 가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아이디어 단계 게임)가 들어왔을 때 0에서 1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1을 10으로 만드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1에서 3~4 정도 키우는 건 어느 정도 역량과 경험이 생겼다. 게임 산업 선배들이 시총 50조~60조 안팎인 일렉트로닉아츠(EA) 같은 회사 만드는 것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우리도 노력하면 그 정도까지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글로벌 게임 산업에 우리가 역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돈 버는 문제가 아니다. 힘들 때마다 버티면서 도전할 수 있는 꿈이다.  

    2024.03.20 15:22

  • 환갑 아빠도 10원씩 줍는다…돈 술술 나오는 '그 버튼' 정체 [팩플오리지널]

    환갑 아빠도 10원씩 줍는다…돈 술술 나오는 '그 버튼' 정체 [팩플오리지널]

      포모(FOMO·최신 트렌드에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가 꿈틀대고 있다. 고평가 논란에도 미국 주식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비트코인 가격은 요동치는 상황. 기술을 통해 한우·그림에 투자하는 새 투자방식이 주목받는가 하면, 앱을 통해 푼돈을 모으는 앱테크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서 미래 혁신 기술 산업과 비즈니스의 미래를 조망하고 있는 팩플 오리지널(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02)이 기술과 결합해 바뀌고 있는 투자 시장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  ① 10원씩 모으는 앱테크   오혜정 디자이너 한 푼이 아쉬운 고물가 시대, 모바일 세상에선 앱만 켜도 돈을 주는 앱테크 서비스가 많다.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5060세대도 10원씩 모아 ‘태산’을 노린다. 앱테크 서비스 비트버니는 걷거나 출석 체크를 하는 등 미션을 수행하면 아주 적지만 비트코인을 주기도 한다. 직접 앱테크로 돈을 벌어보며, 이들은 왜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는지 분석했다.   환갑 아빠도 10원씩 모은다…“토스 켜” 그 버튼의 유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6243      ━  ② 크립토의 봄, 지속 가능한가   오혜정 디자이너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라 불렸던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기 누가 끝냈을까.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를 견인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와 같은 호재가 5월에 또 찾아올 수 있다는데. 다시 찾아온 ‘크립토의 봄’, 꼭 알아야 할 네 가지를 정리했다.   “이더리움 5월 승인만 나면…” 코인 재투자 결심한 당신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582#home    ━  ③ 소액으로 한우·미술품에 투자하는 방법   송아지를 매입해 2년간 키운 뒤, 수익을 나눠 갖는 새로운 투자 방식이 있다. 자산의 소유권을 쪼개 다수가 나눠 갖는 이른바 ‘조각 투자’다. 안재현 스탁키퍼(뱅카우 운영사) 대표에게 ‘왜 소에 투자해야 하는지’ 물었다. 미술품도 대표적인 조각 투자 상품이다. 김재욱 열매컴퍼니(아트앤컴퍼니 운영사)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미술품 조각투자의 미래를 조망했다.   오혜정 디자이너 주식·코인보다 한우를 사라…‘수익률 15%’ 소테크 예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4237   한호정 디자이너 “10만원에 쿠사마 공구해요” 쌈짓돈 600% 불려준 이 회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4544    ━  ④ 테라·루나 사태 이후 스테이블 코인의 미래   한호정 디자이너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특정 통화에 가치를 고정해 암호화폐 대비 가격 변동성을 크게 낮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2022년 테라USD-루나 같은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렸지만, 법정화폐와 연동(1코인=1달러)하는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은 차이가 있다는데. 스테이블 코인의 가능성과 한계를 집중 분석했다.   테라·루나는 쫄딱 망했는데…160조 굴리는 스테이블 코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3311     ■ 팩플 오리지널 시리즈는 더중앙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환갑 아빠도 10원씩 모은다…“토스 켜” 그 버튼의 유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6243   “이더리움 5월 승인만 나면…” 코인 재투자 결심한 당신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582#home    테라·루나는 쫄딱 망했는데…160조 굴리는 스테이블 코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3311   주식·코인보다 한우를 사라…‘수익률 15%’ 소테크 예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4237   “10만원에 쿠사마 공구해요” 쌈짓돈 600% 불려준 이 회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4544  」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3.19 21:00

  • [팩플] "한국에서 뭐하지?" 방한 외국인 한국와서 쓰는 앱

    [팩플] "한국에서 뭐하지?" 방한 외국인 한국와서 쓰는 앱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인바운드’(국내 방문자용) 여행 플랫폼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늘어나자 ‘아웃바운드’(해외여행자용) 시장에 집중하던 국내 여행 플랫폼도 인바운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  무슨 일이야   인터파크트리플 인터파크트리플은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 ‘트리플코리아’를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여행 플랫폼 야놀자의 자회사로 그간 아웃바운드 공략에 집중했다. 회사 관계자는 “초개인화 여행플랫폼 트리플의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한국 여행에 최적화한 신규여행 플랫폼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외국 관광객에게 입소문을 탄 인바운드 앱은 크리에이트립이다. 현재 영어·일본어·스페인어 등 8개국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크리에이트립 누적 가입자는 72만명,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160만명이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방한 외국인은 약 88만명으로 지난해 1월(약 43만명)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  무슨 의미야   지난해 성·연령별 한국 방문 해외 관광객. 사진 한국관광공사 최근 한국 관광의 주류는 2030세대다. 지난해 한국 방문 외국인(1103만명) 중 20대(278만명)와 30대(226만명) 비중은 46%에 달한다.(한국관광공사). 배우면서 쉬는 휴가인 ‘런케이션’(learning+vacation)으로 한국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등 콘텐트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는 여행사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정보를 얻고 찾아다니는 걸 선호한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여행 앱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  한국 여행, 어떤 앱 좋나   인터파크 트리플은 ‘실시간 내 주변 즐길거리’ 기능을 강조한다. 사용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주변의 관광지, 맛집, 카페와 행사 등을 제안하는 기능. 대중교통 외에도 도보를 포함한 ‘길찾기’도 가능하다. 인터파크 트리플은 일본 여행객을 위해 일본어판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 영어판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크리에이트립 서비스 화면   크리에이트립은 한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 상품을 강조한다.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한복대여, 사진관 예약 서비스, 맛집 예약 및 배달 관련 기능이 앱 내 관광상품 거래 건수 중 약 70%를 차지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유명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과 제휴해 외국인을 위한 K팝 댄스 원데이 클래스도 출시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학당 중개 서비스도 하고 있다.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는 “지난해 국내 방문 외국인 여행객이 다시 월 100만명대를 회복하면서 인바운드 여행업계가 코로나19 이전 규모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4.03.19 16:21

  • 아이폰에도 생성 AI가?…"애플, 구글과 제미나이 탑재 논의 중" [팩플]

    아이폰에도 생성 AI가?…"애플, 구글과 제미나이 탑재 논의 중" [팩플]

    애플과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한 발 뒤쳐진 애플이 구글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성 AI가 주목 받게 되자 오랜 경쟁자인 구글의 힘까지 빌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무슨일이야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애플이 아이폰에 구글의 생성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하기 위해 구글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AI 산업을 뒤흔들 블록버스터급 계약”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제미나이의 라이선스를 얻는 대로 아이폰 운영체제(OS) iOS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나 방법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  왜 중요해   ①AI 후발주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 달리 애플은 생성 AI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주가도 덩달아 뒷걸음 치는 중. 애플은 지난해 6월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 달러의 벽을 넘겼지만, 올 들어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고 결국 1위 자리도 MS에 내줬다. 생성 AI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초에야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아약스(Ajax)’를 개발했지만, 구글 등 경쟁사 모델의 성능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자체 개발을 고집하기 보다 일단 빠르게 구글의 AI모델을 탑재하는 게 낫다고 봤다는 것.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판매되는 PC·스마트폰 5대 중 1대가 AI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핵심 요소로 부상 중인 상황에서, 애플로서도 더 이상 AI 도입을 미룰 수 없다는 것. 블룸버그는 “애플의 AI 기술이 여전히 구글 등 다른 경쟁사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파트너십을 맺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②온디바이스AI 시대, 승자? 구글이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시대 승자가 됐듯, AI 시대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에 제미나이를 탑재하면서 본격적으로 온디바이스 AI(반도체 자체에 AI 기능을 장착해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고 AI를 구동하는 기술) 경쟁이 시작됐다. 애플과의 거래가 성사된다면 전 세계 20억 대 이상의 아이폰에 제미나이가 탑재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구글의 AI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앞으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연내 생성 AI 관련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이들 간 협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오는 6월 열릴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까진 어떤 계약도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3.19 06:00

  • 쿠팡이츠 "묶음배달, 무제한 공짜 서비스"…1위 배민 흔들까 [팩플]

    쿠팡이츠 "묶음배달, 무제한 공짜 서비스"…1위 배민 흔들까 [팩플]

    쿠팡이츠가 ‘무제한 무료배달’을 선언했다.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배달 시장 점유율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3위 쿠팡이츠의 승부수가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  무슨 일이야     쿠팡이츠는 쿠팡 멤버십인 와우 회원(월 4900원)을 대상으로 26일부터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에는 와우 회원 대상으로 음식 가격의 10%를 할인해주는 ‘와우할인’을 제공해왔지만 26일부터는 배달비 무료로 서비스를 개편한다는 것. 약 1400만 명 가량인 와우회원은 주문 횟수, 금액, 배달 거리와 상관없이 배달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별도 쿠폰 등을 적용하면 음식 가격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다만, 무료 배달은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 서비스에만 적용된다. ’한집 배달’ 서비스는 똑같이 배달비를 내야 한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배달비 부담을 덜어주고 외식업주들의 매출 증대를 돕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  무슨 의미야    사진 뉴스1 ◦ 배달 음식 점유율 전쟁: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6조 4326억원으로 1년 전(26조5940억원)보다 0.6% 줄었다. 2017년 배달 음식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거래액이 감소했다. 시장 자체의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을 내세워 시장을 뒤흔들겠다는 전략이다.   ◦ 중국 커머스에 대적: 쿠팡이츠의 무료배달은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커머스에 대한 대응책 성격도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쿠팡플레이 콘텐트와 쿠팡이츠의 혜택을 강화해 1400만명 와우 회원을 지키겠다는 의미다.    ━  경쟁사는 어때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 상생 띄운 배민: 쿠팡이 이용자에 집중한다면 배민은 이해관계자와 상생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스토어에 입점한 용문, 수유 전통시장 제품 구매자를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배달비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월 30일 배민스토어에 전통시장 서비스를 신규 출시했다. 배민에 따르면 지난 2월 넷째 주 배민스토어 전통시장 서비스는 오픈 첫 주 대비 전체 주문 수가 8배 늘었고, 일평균 주문수도 6배 늘었다. 지난 13일 우아한형제들은 외식업주, 라이더 등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하겠다며 2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쫓기는 요기요: 쿠팡이츠는 배달앱 2위 요기요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요기요(722만명)와 쿠팡이츠(348만)의 월 활성 이용자수(MAU) 차이는 374만명이었지만, 지난달 기준 28만명(요기요 602만명, 쿠팡이츠 574만명)으로 좁혀졌다. 지난해 4월 쿠팡 와우회원에게 음식 값 10%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게 주효했다는 평가. 업계에선 이번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승부수가 1위 배민에게도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비용은 최소화하고 무료배달 이슈를 선점하는 ‘똘똘한 마케팅’을 했다”며 “다만 1위 배민의 점유율이 워낙 공고해 쿠팡의 마케팅이 얼마나 효과를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3.18 17:44

  • [팩플]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바꿔 매출 4000억원 줄었다

    [팩플]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바꿔 매출 4000억원 줄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가 최근 회계 기준을 변경한 뒤 집계한 지난해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무슨 일이야   18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 내 재무제표에 적용하는 회계 방식을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했다. 총액법은 회사가 벌어들인 금액 전체를 매출로 인식하고, 순액법은 비용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매출로 잡는 회계 방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조원 가량이었던 카모의 매출은 60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  왜 중요해   카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 부풀리기’ 혐의로 금융감독원 회계감리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최종 감리결과가 나오기 전 회계방식을 바꿔서 매출 규모를 줄이며 한 발 물러난 모양새가 됐다. 지난달 15일 진행된 카카오 본사 컨퍼런스콜에서 최혜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는) 연결 관점에서 순액법과 총액법 매출인식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었다.   다만, 이 같은 선제적 조치가 금감원의 분식회계 혐의 조사결과와 제재 수위를 심의·의결하는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미 카모의 매출 부풀리기 혐의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 감리 결과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조치사전통지서를 카모 측에 보냈다. 류긍선 카모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해임을 권고했다.    ━  이걸 알아야 해   카모의 회계 방식은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받아왔다 .택시기사로부터 받은 가맹금(로열티)를 매출로 잡고, 해당 금액의 일부를 되돌려줬기 때문이다. 카모의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KMS)은 자사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운전기사나 운수회사로부터 운행 매출의 20%를 먼저 가맹금으로 받고, 해당 금액 대부분을 카모에 플랫폼·상표 사용비로 명목으로 전달했다. 카모는 KMS로부터 받은 금액의 15~17%를 개별 택시기사나 운수회사에 ‘업무제휴비’ 명목으로 되돌려줬다. 기사가 100만원을 벌었다면 실질적 매출은 3만~5만원이지만 지금까지는 20만원을 매출로 잡아왔다.   박경민 기자  ━  더 알면 좋은 것   류긍선 카모 대표이사는 금감원의 해임 권고 등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나설 전망. 카모는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 내에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류 대표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포함시켰다.

    2024.03.18 16:26

  • 빌 게이츠가 꽂힌 ‘동네 원전’…“AI 시대, 한국도 대안 없다”

    빌 게이츠가 꽂힌 ‘동네 원전’…“AI 시대, 한국도 대안 없다” 유료 전용

    Today’s Topic빌 게이츠·샘 올트먼도 꽂힌게임체인저 ‘동네 원전’ SMR   PC시대 주역 빌 게이츠와 생성 인공지능(AI)시대를 연 샘 올트먼.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의외의 분야에 있다. 원자력 발전이다. 먼 바닷가에 대규모로 짓던 우리가 아는 그 원전이 아니다. 대형 원전을 10분의 1 크기로 줄인 ‘미니원전’, SMR(Small Modular Reactor)이다. 빌 게이츠는 2008년 SMR 기업 ‘테라파워’를 직접 설립했고, 샘 올트먼도 2014년부터 SMR 개발사인 ‘오클로(Oklo)’에 투자했다. 소프트웨어로 세상을 바꿨고, 또 바꾸고 있는 이들이 왜 중후장대한 하드웨어 원전에 꽂혔을까. 뜯어보면, 이면엔 AI 패권을 잡기 위한 빅픽처가 있다는데. 그런데 SMR 안전하긴 한 건가. AI시대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SMR, 도대체 뭐길래.      ■ 💬목차 「 1. AI의 주식(主食), 전기 2. SMR, 뭐가 다른가 3. 절대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4. SMR, AI 집밥이 되려면   」  오혜정 디자이너    ━  1. AI의 주식(主食), 전기   사람이 밥을 먹어야 힘을 내듯, AI도 전기가 있어야 데이터를 학습하고 사용자 요구를 처리한다.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돌릴 전기 쟁탈전은 AI시대 개막과 함께 예고된 전쟁.     ◦ 전기를 가진 자, AI도 가진다: 요즘 AI 관련 힘깨나 쓴다는 기업 머릿속엔 ‘에너지’라는 단어가 가득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AI 시대에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고, 에너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SMR 스타트업인 오클로를 인수했고, 핵융합 연구 스타트업인 ‘헬리온 에너지’에도 3억7500만달러(약 4900억원)를 직접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SMR 사업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원자력 전문가 채용 공고를 냈다.     ◦AI, 전기 얼마나 먹나: 대체 AI가 전기를 얼마나 쓰길래? 2027년까지 AI 서버가 연간 소비할 에너지의 양은 85~134테라와트시(Twh)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중.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스웨덴의 연간 전기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미지·영상까지 처리 가능한 멀티모달 생성AI 서비스가 늘면 전기 사용량은 더 높아질 수 있다. IT 전문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이미지 생성AI는 텍스트 생성 AI보다 전기를 61배 더 많이 쓴다. AI 탓에 미국 내 전기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 현실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기는 더 필요한데 친환경 에너지는 고비용이라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탄소를 배출하는 화력 발전소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0으로 낮추겠다’(넷 제로·Net Zero)는 국제조약 ‘파리협정’에 위배된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게 SMR이다. 6~7년이면 지을 수 있고, 원자력 발전이라 탄소도 배출하지 않기에 각국 정부와 IT업계가 주목한다.    ━  2. SMR, 뭐가 다른가   한국말로 ‘소형모듈원자로’. SMR은 일반 원전보다 크기가 작고, 공장에서 전부 제작 가능해 설치 비용이 적다. 냉각수도 덜 필요해 바다가 아닌 내륙 한복판에도 지을 수 있다. 기존 원전의 단점을 SMR로 해결 가능하다는 의미. 특히 전기가 필요한 곳 바로 옆에 원전을 설치할 수 있기에 SMR이 보완재가 아닌 ‘게임 체인저’가 될 거란 기대가 나온다. 미국에서 2020년 8월 설계승인을 받은 뉴스케일파워 SMR 모형도. 12개씩 세트로 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뉴스케일파워 홈페이지   ◦ 위험하지 않나: 작더라도 원전 개수가 많아지면, 더 위험한 거 아닌가. 최근 원전 사고는 대부분 핵분열로 에너지를 낸 뒤 연료봉을 식히는 데 실패해 발생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으로 전기가 끊겼고, 연료봉을 식히지 못해 핵연료가 외부로 노출됐었다. SMR은 소규모라 전기가 끊겨도 자동으로 열을 식히는 게 가능한 수준. 열밀도(단위 부피당 나오는 열의 양)가 높은 뜨거운 물이 위로 올라가 공기에 닿으면, 온도가 낮아져 내려오는 방식이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은 “중대사고 발생 확률 기준, 최신 원전은 100만년에 한 번 사고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설계됐다”며 “SMR의 경우 10억년에 한 번이 목표라 방사능 유출 등 사고 가능성이 일반 원전보다 낮다”고 말했다.   ◦ 공장에서 완제품 찍어낸다: 원전은 원자로, 가압기 등과 안전장치를 배관으로 연결해놓은 구조다. 부품을 건설 현장에서 조립하다보니 난도가 높고 비용도 많이 든다. 사고가 나면 배관 연결부위가 취약점이 되기도. 반면, SMR은 용기 안에 모든 부품을 넣은 일체형이다. 공장에서 제작을 마치고 그대로 실어 원하는 곳으로 옮긴다. 10조~15조 소요됐던 건설 비용을 5000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 SMR 형태가 옆으로 뚱뚱하지 않고 위아래 길쭉한 이유도 육상, 철도 운송을 위해서다. 정근영 디자이너   ◦ 송전탑 최소화: 지금처럼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 대형 원전을 짓고 송전탑으로 전기를 보내주는 방식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지역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전기 수요 상승세를 감안하면, 동해안 원전에서 수도권에 전기를 보내는 방식도 한계가 머지 않았다. 국내 원자력 연구기관 관계자는 “SMR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방안일 수 있다”며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다른 대안이 딱히 없다”고 말했다. 통상 SMR은 16~23m로 아파트 8~9층 높이만한 크기다. 전기를 많이 먹는 반도체 단지, 데이터센터 옆에 놓으면 적당한 크기다.    ━  3. 절대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에서 소듐냉각재 관련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 테라파워 SMR 시장은 현재 절대강자가 없는 초기 단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SMR 디자인은 80개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운용 중인 국가는 러시아(1기), 중국(2기)뿐. 미국도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러시아, 중국은 안전성 검증기준이 선진국에 못 미친다. 현재로선 미국 민간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NNL)은 2035년 SMR 시장이 최대 5000억 달러(약 650조원), 원전 개수로는 300기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기업들도 제조업 역량을 앞세워 뛰어들었다. ① 민간 중심 미국 ◦ 선두주자 뉴스케일 파워: 2007년 설립된 뉴스케일 파워가 개발 중인 SMR의 최대 특징은 안전. 전기 출력을 77㎿(메가와트)로 낮춘 SMR을 12개씩 묶어서 설치한다. 개별 전기 발전량을 제한하는 대신, 핵연료봉 냉각을 용이하게 만든 것이다. 중대 사고가 발생해 핵 연료봉 냉각이 어려워질 때 원자로가 과열되지 않고 안전하게 유지되는 시간이 기존 원자로가 3일 정도라면, 뉴스케일의 SMR은 무기한이라는 게 회사 측 주장.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안전성을 입증받아 설계인증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2022년 뉴욕증시에 상장했고 시가총액은 13억8000만달러(12일 기준·1조8000억여 원)다. 지난해 울진군과 SMR 건설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 대기업 연합군 GEH: 미국 GE와 일본 히타치는 2007년 원전 사업 진출을 위해 합작법인 ‘GE·히타치(GEH)’를 세웠다. 이들은 일반 대형 원전을 지으며 쌓아온 노하우를 SMR에 적용시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1년 캐나다 전력기업 온타리오발전(OPG)과 수주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말에는 폴란드 내 SMR 24기 건설 허가를 받는 등 주목받고 있다.   ◦ 기술에 올인 테라파워: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주요 SMR 기업보다 상용화 속도가 느리지만, 가장 발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원자로를 냉각시킬 때 기존에 쓰던 물 대신 나트륨(소듐)이나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핵 폐기물이 줄어들고,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냉각수 대신 나트륨과 용융염 등을 냉각재로 쓰는 SMR 기업 중 테라파워가 가장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난도가 높아 개발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만약 성공한다면, 안정성과 발전 효율성 면에서 냉각수보다 훨씬 뛰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② 앞서가는 중·러 ◦ 이미 가동 중인 SMR : 안전성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상용화 속도만 놓고 보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앞선다. 중국은 지난해 북부 룽청시에 지은 SMR이 전력 생산을 시작했고,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남부 하이난성 창장에 ‘링룽 원’도 짓고 있다. 러시아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배 위에 SMR 원자로 2기를 얹은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가동 중이다. 인근 인구 20만명 마을에 전기를 공급 중이며, 지난해에는 지상 SMR 건설도 허가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③ 제조업 강자 한국 ◦ 국가대표 SMR: 미·중·러 틈바구니 속 한국도 제조역량을 앞세워 SMR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2년 자체 개발한 SMR인 ‘SMART’는 그간 건설 부지 확보와 탈원전 정책 등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캐나다로 수출을 시도 중. 강한옥 한국원자력연구원 SMART개발단장은 “자국 규제기관(원자력안전위원회)으로부터 SMR이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국제 사례는 2012년 SMART가 처음인 만큼 국내 기술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 대기업도 나섰다: 민간에선 설계도에 따라 SMR 부품을 제조·조립해주는 회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SMR 내부 원자로와 대형 단조품, 증기발생기 튜브 등을 조달하기로 계약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를 외부 조달하는 게 아니라, 한 공장 부지에서 직접 쇳물을 녹여 효율적으로 부품을 주조하는 유일한 회사인 점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2021년부터 전략적 파트너인 미국 홀텍과 함께 영국 원자력청이 발주하는 입찰에 도전하고 있다. 홀텍의 설계 개발 역량과 현대건설의 제조 경쟁력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현대건설 관계자는 “후쿠시마 사고나 테러 등 각종 위험 상황에 대한 자체 시뮬레이션도 해볼 정도로 안전성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 🤷 한국은 왜 ‘테라파워’가 없어? 「 SMR 경쟁 가속화되는데, 한국의 현 상황은?   ◦ 정부 중심: 원전 산업이 민영화된 미국과 달리, 한국은 공기업인 한수원이 원전 개발,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원전 건설비가 5조~10조원에 달하는 데 반해 투자금 회수 기간(통상 10~15년)이 길고, 민간기업의 전기 판매행위가 현행법(전기사업법)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일관성 없는 정부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탈원전’ 또는 ‘원전 육성’으로 정책이 뒤집히다보니 불확실성이 컸다. ◦ SMR 규제 푼다: 최근 정부도 SMR 지원에 나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부터 SMR 규제연구 추진단을 꾸려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7월엔 ‘민관 합동 얼라이언스’가 출범해 2030년까지 한국이 독자 개발한 SMR을 수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 지분투자로 전략적 동맹: 국내 건설사를 중심으로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 미국 기업에 지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우호적 관계를 쌓아 실제 SMR을 제작할 때 부품을 공급하거나 시공사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뉴스케일에 두산에너빌리티(1400억), 삼성물산(930억), GS에너지(530억) 등이 투자했고, 테라파워는 SK(3200억)와 HD현대(400억)가 투자자로 나섰다. DL이앤씨(260억)도 엑스에너지라는 회사에 투자했다. 」     ━  4. SMR, AI ‘집밥’이 되려면   현대건설이 설계에 참여하는 'SMR-160' 단지 조감도. 바닷가에 위치한 대형 원전과 달리 SMR은 강·호수 근처에 설치할 수 있다. 사진 현대건설 장점이 분명하지만, 아직 갈 길은 남았다. 기술 완성도부터 원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익성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가 수두룩. SMR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는.     ◦ 경제성·크기 균형 찾아야: 크기가 작을수록 안전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경우, SMR은 대형 원전보다 핵연료 30~40%가 더 들어간다. 열밀도가 낮아 생산 효율이 떨어져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출력 300㎿ 이하를 SMR로 분류하지만, 영국 롤스로이스‧프랑스 EDF‧미국 테라파워 등이 300㎿ 이상의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크기와 경제성 사이에 최적의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셈.    ◦ 기술 표준화: SMR 내부 핵연료 냉각재로 물, 나트륨, 납, 고온가스, 헬륨 등이 채택되고 있다. 저마다 장단점이 있어 아직까진 글로벌 표준이 없다. 비용을 줄이려면 일정 개수 이상을 제작해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2030년쯤이면 현재 개발중인 모델들이 출시되고 성패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기술적 난제는 결국 해결될 것인데, 문제는 수익을 얼만큼 담보할 수 있는지”라며 “지금껏 SMR 개발이 정체된 이유도 원전 특성상 투자금 회수기간이 최소 10년으로 너무 길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동네 원전’ 괜찮아?: 이론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과 ‘작지만 어쨌든 원전’이라는 현실적인 걱정은 별개다. SMR이 상용화 되려면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또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은 외부 위협에 취약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될 수도. 땅을 깊게 파서 지하에 설치하거나 선박 위에 띄워 놓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군사위협이 있는 우리나라는 여론 동의를 얻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 인허가 장벽: 여론을 살펴야 하는 정부가 인허가를 선뜻 내주기는 쉽지 않다. 미국도 뉴스케일 파워만 유일하게 NRC로부터 SMR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했다. 3년 반이 걸린 인허가 과정에서 1만2000쪽의 신청서와 200만쪽의 자료를 첨부해야 했고, 약 5억달러(6500억)가 소요됐다고. 신기술이라 설치 기준부터 안전성 검증 등 규제 전반을 새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건수가 쌓일수록 인허가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2024.03.18 15:43

  • [팩플] ‘장난감차로 학습’한 AI, 주차장 뺑소니 잡는다

    [팩플] ‘장난감차로 학습’한 AI, 주차장 뺑소니 잡는다

    ‘문콕’(차문을 여닫을 때 옆차 파손) 등 충돌 사고를 내고 도망가는 차량을 인공지능(AI)으로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AI가 차량의 미세한 움직임을 자동 포착해 사고 발생 시점을 특정해준다. CCTV 영상을 다 돌려보지 않아도 된다. 사진 광주과학기술원  ━  무슨 일이야   광주과학기술원은 AI 기술로 폐쇄회로(CC)TV영상에서 주차 뺑소니 발생 시점을 특정해 가해 차량을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용구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무선조종모형차(RC카) 5대를 운전하며 800건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 사례를 연출하고, 이를 AI에 학습시켰다. 이 교수는 중앙일보에 “실제 차량으로 사고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비용이 너무 비쌌다”며 “요즘 RC카는 차량과 외관이 거의 똑같이 나와 AI 학습에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RC카로 학습한 AI는 정확도 90%로 뺑소니 사고의 발생 시점을 특정할 수 있다. 인간의 시신경을 모방해 만든 딥러닝 ‘3D CNN(3D Convolutional Neural Networks)’을 통해 차량 형태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연속된 영상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반복되는 움직임 패턴을 뽑아낸 것이다. AI가 차량의 미세한 흔들림이 일어난 시점만 추려 띄워주면, 사람은 CCTV 영상을 모두 돌려볼 필요가 없게 된다.    ━  이게 왜 중요해   통상 주차장 뺑소니는 상대 차량을 파손한 뒤 그대로 자리를 뜨는 물피도주가 많다. 2017년부터 이를 형사처벌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2016년 약 36만건이었던 신고건수는 2020년 약 63만건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신고 접수 경찰이 사고발생 일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CCTV영상도 지나치게 많고 길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1500만원짜리 동영상 축약 프로그램까지 구매했지만, 문콕 같은 차량의 작은 흔들림은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또, 가해 운전자를 찾더라도 최대 처벌 수위가 벌금 20만원뿐이라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  앞으로는   이용구 광주과학기술원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 가운데 회색 상의가 이 교수. 광주과학기술원 해당 기술이 보편화되면,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신고 이전에 자체 합의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요즘 아파트 주민센터를 가면 ‘CCTV 열람용 PC’가 따로 있을 정도로 주차장 뺑소니 관련 분쟁이 많다”면서 “방대한 CCTV 영상 분석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JCDE(Journal of Computational Design and Engineering)’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3.18 15:33

  • [팩플] "50만원이라더니" 번호이동지원금 실망한 소비자...더 오를 수 있나?

    [팩플] "50만원이라더니" 번호이동지원금 실망한 소비자...더 오를 수 있나?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더니 최대 13만원이더라. 번호 이동을 고민했는데 인터넷과 가족 결합 등 할인 혜택을 고려해 기존 통신사를 계속 쓰려고 한다” (50대 윤모씨)   이동통신 3사가 16일부터 번호 이동 고객을 대상으로 전환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예고한 ’최대 50만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신3사는 이제 막 경쟁이 시작된 만큼 일단은 지켜봐달라는 입장이다.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50만원까지 '합법적으로' 줄 수 있게 된 첫날인 14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17일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으로 3만~13만원을 책정했다. 지급 금액 기준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가장 많이 책정한 곳은 KT다. 3사 중 유일하게 갤럭시 S24 단말기를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KT는 단말기 10종에 5만~13만원을 지원한다. 월 9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면 갤럭시 S24시리즈를 구매할 때 5만~8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갤럭시Z플립5·폴드5 등에 대해 요금제에 따라 최대 12만원을 책정했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15프로 등 4종에 대해 3만~10만원을 지원한다.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은 지난 1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법 시행령을 개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방통위는 “이동통신사업자를 변경하는 경우 현행 공시지원금, 추가지원금에 더해 전환지원금을 별도로 최대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돼 국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최신 단말기 구입부담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  무슨 의미야     통신3사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규모 공개를 앞둔 지난 15일 갤럭시S24시리즈 등 단말기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10만원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유통업체가 지원하는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과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더하면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과거보다 분명 늘었다.하지만 최대 50만원 상한선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없던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추가됐고, 15일 공시지원금도 3사가 올려가며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고 있다”며 “시장 반응에 따라 적용 단말기와 지원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통신사 상황은   급작스런 정책 시행에 통신사들도 어려움은 있다. 전환지원금 처리 전산 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이 필요한데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 시행됐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한 통신 대리점 관계자는 “현장에선 전환지원금 대상 모집과 처리를 모두 수기로 하고 있다”며 “번호 이동 고객이 늘어날 경우 업무에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 관련 사업과 새로운 먹거리 개척이 필요한 통신사들이 과거처럼 점유율을 위한 출혈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 반응에 따라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신규 사업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과거처럼 출혈 경쟁을 유발하는 비용을 쓰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안도하는 알뜰폰      알뜰폰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통신 3사가 과도한 지원금을 투입할 경우 경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준으로 알뜰폰 업계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상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통신비 인하를 강조하는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와 경쟁 촉진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갤럭시 S24, 전환지원금 VS 선택 약정   박경민 기자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시행으로 선택약정과 격차는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선택약정(월 25% 요금 할인)이 더 저렴할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S24에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책정한 KT의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공시지원금과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선택할 경우 50만원에 살수 있다. 115만5000원의 갤럭시S24를 최대 65만5000원(공시지원금 50만원+전환지원금 8만원+추가지원금 7만5000원) 할인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통신비는 월 13만원씩 24개월간 납부해야한다. 반면, 선택약정을 택한 경우 단말기는 115만5000원에 사지만, 통신비는 매월 3만2500원(13만원의 25%) 할인받아 24개월간 총 78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갤럭시S24를 구매해 2년간 사용할 경우, 선택약정을 받는 것이 12만5000원 더 저렴하다. 여성국·강광우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3.17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