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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KBS"그대에게 가는길" 김현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회장딸이라는 막강한(?)배경을 등에 업고 엘리트 남자동료를 도도하게 유혹해 가로채는 역을 맡은 연기자는 열이면 아홉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게 마련이다.
그런 역을 제대로 소화해내면서 동시에 인기를 얻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KBS일일연속극『그대에게 가는 길』의 회장딸 김현숙(22)은그래서 요즘 고민에 싸여있다.
『지금도 독한 마음을 품고 모질게 연기하는데 표정이 너무 부드러워보인데요.더욱 못되게 연기하라는게 제작진의 주문인데 원래성격이 그렇지 않은데다 연기 경력도 짧아 콧대세고 도도한 인물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그래서 좀더 버릇없게 하려고 해요.「참 못됐다」는 소리는 기꺼이 들을 수 있어도 「연기 못한다」는 말은 듣기 싫거든요.』 실제 그녀는 주위에서『개그우먼으로 나가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유머와 위트가 풍부하고 입만 벌리면 웃긴다고 친구들 사이에서「푼수」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울예전 1학년때인 90년 미스코리아대회에 출전,「포토제닉상」과 함께「미스국제페리」로 입상한 화려한 경력도 갖고 있다.
『포토제닉상을 받고 최종발표가 나기전 기자들이 찾아와「진.선.미중 뭐라도 될 것」이라고 해 미리 입상 인터뷰까지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방청석에 앉아있는 부모님의 얼굴을 보고 억지 웃음을 짓느라 혼났어요.』 ***“스타보단 뛰어난 연기자로” 부모의 바람대로 대학 졸업하고 시집이나 가려했는데 친구들의 강권으로 이듬해인 91년 MBC20기 탤런트 공채에 응시,친구들은 다 떨어지고 혼자 합격해 부러움을 샀지만 너무 힘들고 분위기도 거칠어 방송 출연은 거의 안하고 CF모델로 만 주로 활동해 왔다.
『지금도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어요.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뛰어난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어요.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풋사과 같은 싱그러움을 간직한 미소와 개성이 강하다 못해 튀기까지 하는 목소리가 매력 포인트지만 실물보다 화면이 못하다는 뒷 얘기.
글:李勳範기자 사진:張忠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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