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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케이크부터 짜장라면까지…가루쌀 식품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대전 성심당

대전 성심당

대전의 명물 빵집 섬싱당에서 ‘글루텐프리’ 쉬폰케이크를 내놓고, 삼양식품에서 건강한 ‘저칼로리’ 짜장라면을 만든다. 국내 15개 식품업체들이 수입산 밀가루를 대신해 국산 가루쌀로 만들겠다고 밝힌 제품들이다.

정부가 쌀 과잉 문제 해소와 식량주권 강화를 위해 가루쌀 활성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식품업체 및 농업인들과 함께 ‘가루쌀 미래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이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해태제과 ‘오예스’도 가루쌀로…연내 소비자 테스트

이날 선포식에서 정부는 가루쌀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15개 식품업체가 제안한 19개 가루쌀 제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농심 볶음사출면·삼양 짜장라면 등 면류 4종, 성심당(로쏘) 쉬폰케이크 등 빵류 5종, 해태제과 오예스 등 과자류 7종, 튀김용 빵가루 등 기타 3종이다. 연말까지 가루쌀로 만든 시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 평가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가루쌀 원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저당 쌀가루 활용’ 및 ‘쌀의 노화 지연 기술 개발’ 등 2개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한다. 식품업체들은 각 과제에서 개발된 기술을 실용화하고 제품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가루쌀 생산량을 20만t으로 늘려 연간 밀가루 수요 10%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분질미'로도 불리는 가루쌀은 생육기간이 벼보다 20~30일 짧아 생산비가 적게 들고 밀 등과 이모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전분 구조도 밀가루와 비슷해 물에 불리지 않고도 건식 제분이 가능해 효율적인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루쌀 비전 선포식

가루쌀 비전 선포식

입법조사처 “시장 외면 받을 수도…소비 니즈 분석 관건”

다만 가루쌀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 초 발표한 ‘전략작물직불제 시행 동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산밀 수요를 가루쌀이 대체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등 자칫 세부 목표 간 상충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수입산 밀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배한 가루쌀이 자칫 우리나라에서 자란 국산 밀까지 대체하게 된다면 '주객전도'가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술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정작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일본도 쌀가루용 쌀의 생산량이 이미 2011년 4만t을 기록했지만, 이후 오히려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조사처는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과 판로 등의 대책이 함께 강구되어야 한다”며 “특히 가루쌀은 기술적 혁신과 시장에서의 성공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경영·마케팅의 역사에는 품질이 좋아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제품의 사례가 무수히 많으므로 소비자 니즈 분석과 가치사슬 단계별 세부 과제의 설정과 해결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제품개발 사업을 통해 대중 소비 식품을 중심으로 가루쌀 식품 산업화를 추진해 나가는 한편, 안정적인 가루쌀 생산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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