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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차이나 사설

차이나 쇼크 현실화, 위험관리 제대로 하고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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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지난해 중국 역대급 3% 저성장에 인구까지 감소

중심 잘 잡고 고슴도치처럼 뾰족한 실력 키워야

중국이라는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다. 시장경제를 도입한 1978년 이후 10%를 넘나드는 고속 성장을 이어 온 중국이 2010년대 이후 한 자릿수 성장률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지난해엔 3% 성장에 그쳤다. 코로나19 원년이었던 2020년(2.2%)을 제외하면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이자 마오쩌둥이 사망한 1976년(-1.6%)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지난해의 저조한 성장률은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다. 중국이 봉쇄를 급격하게 풀면서 올해는 경제가 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최근 10년간 이어진 성장률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부동산 거품이나 기업·국가의 부채 급증처럼 그동안 고성장에 가려진 중국의 구조적 만성질환을 고려하면 이젠 좋은 시절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중국 경제가 이제는 정점에 이르렀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란 말이 회자하는 이유다.

중국 인구도 대기근 시기인 1961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 명으로, 전년 대비 85만 명 줄었다. 중국의 인구 감소와 이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소비와 생산을 줄인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마이너스다. 세계경제가 나쁘면 수출 한국도 잘 안 돌아간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8%다. 수입에서 중국 의존도가 80% 이상인 원자재와 제품이 2000개에 달한다. 수출과 수입 모두 중국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정부·기업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 ‘포스트 차이나’ 인도, 지난해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등 아세안과 중동 등으로 무역과 투자를 다변화해 우리의 경제 영토를 넓혀야 한다.

경제와 안보가 한 몸처럼 움직이고 미국과 중국이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기 위해 갈등하는 시대다. 이런 지경학(地經學)의 대전환기를 슬기롭게 넘으려면 정부와 기업이 중심을 잘 잡고 고슴도치처럼 어떤 강국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도록 우리 실력을 뾰족하게 키워야 한다. 최근 단기비자 중단과 같이 근육질을 과시하는 중국의 전랑(戰狼)외교와 불투명한 정책과 시장 규제로 우리 기업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중국 리스크를 잘 관리해 나가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우리 기업과 국민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정부는 우리 기업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시장 원리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해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 한다. 마땅히 그래야 할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과 같은 실언으로 스스로 리스크가 되는 일도 없어야겠다.

중국 인구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인구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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