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앙일보-CSIS 포럼] "중국발 '경제 의존성 무기화'에 대비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왼쪽부터)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 겸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수잔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겸 예일대 법대 선임 연구원,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겸 전 주제네바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일 중앙일보-CSIS 포럼 3세션에 참석했다. 우상조 기자

(왼쪽부터)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 겸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수잔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겸 예일대 법대 선임 연구원,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겸 전 주제네바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일 중앙일보-CSIS 포럼 3세션에 참석했다. 우상조 기자

경제안보를 중심에 둔 미·중 공급망 경쟁은 한국에게 기회인 동시에 리스크를 내포한 복합 과제로 평가된다. 한국은 대중(對中) 견제용으로 평가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원년 멤버로 참여하며 한·미 관계를 전략적 포괄 동맹으로 격상하는 추동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제네바 대사를 역임한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현 상황을 “강대국에 의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여러 산업 정책이 나타나며 경제안보 위협이 부상하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이어 “다자 무역 체제가 마비된 상태에서 지역별 경제 블록화가 이뤄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미·중 양국은 굉장히 긴 경쟁관계에 돌입했다”며 “(한국의 IPEF 참여 이후) 중국 또는 특정 국가가 경제 의존성을 무기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하 ‘경제안보와 중국 문제’를 주제로 열린 3세션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가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가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중국이 특정 분야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불공정 거래’라고 비판했다. 보조금으로 인해 과잉 생산이 이뤄지고, 이 때문에 세계시장이 왜곡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일부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나 한·미 FTA 정신 위반 소지가 있다. 특히 IRA 등의 법과 정책은 반중국 조치이면서 포퓰리즘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미국과 정책적으로 함께할 수 있을지, 미국이 원칙과 가치를 위반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수잔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예일대 법대 선임연구원

수잔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수잔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최근 ‘미·중이 향후 수년 이내에 화해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는 미·중 경쟁이 격화되고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 전 세계 많은 국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의 구도가 이미 고착화했고, 갈등의 양상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분위기 역시 민주·공화당 모두 중국에 강경하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하원은 강한 대중(對中) 이니셔티브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다시 한 번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될 여지가 남아 있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주제네바 대사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이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이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강대국을 중심으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여러 산업정책이 추진되며 경제안보 위협이 부상하는 상황이다. 특히 (공급망 등) 상호 의존성을 무기화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가안보 이슈가 확장되고 있고,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공급 사슬망이 파괴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 IPEF에 참여하고, 인태 전략도 발표했다. 예측하긴 이르지만, 핵심은 IPEF가 잠재적 상호의존성을 무기화하는데 대한 집단적 억지력이 될 수 있을지의 문제다. 또 IPEF 참여로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 경우 대응할 효과적 도구를 마련해야 하고, 경제의존성을 무기화하는 상황에 대비한 ‘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현재 한국 수출액의 25%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기업가의 입장에서 매출의 25%가 한 국가, 혹은 한 대상에 집중되는 것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 대상이 중국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입장에서 파트너를 다변화해야 한다. 특히 경제안보 측면에서 한·미는 더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한국 입장에서 중국은 물론 중요한 시장이지만, 전략적 파트너십의 관점에서 무역활동과 투자 등 한·미 협력이 더욱 강해지고 빈번해져야 한다. IRA의 경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한·미 관계는 장기적으로는 더 건강하게 번영할 관계이기 때문에, (IRA의 보조금 조항 등)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일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토론에 나서는 모습. 우상조 기자

IRA에 대해선 한·미가 합의할 수 있는 공통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IRA는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정서적 이슈로 자리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따르면 정부가 재정적 이유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선 팬데믹 등 다양한 이유로 어려운 산업을 보호해야 하고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과거 협약들이 이런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연합(EU)나 일본 등은 보조금 관련한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단 인식으로 새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협정의 보조금 조항에 대해선 하루 빨리 조치가 취해져 WTO가 분쟁 해결 기능을 재개하길 희망한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11년부터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포럼.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대외 정책 입안자들을 비롯한 양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동북아 정세와 미래 아시아 평화의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포럼은 서울과 워싱턴에서 번갈아 열리는데 최근 2년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적인 싱크탱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