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과가 유리하다는데 미적분 갈아탈까…통합수능 문과생 전략은

중앙일보

입력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문·이과 통합시험으로 치러지면서 지난해처럼 문과생에게 불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해 미적분으로 갈아타는 수험생에 더해 미적분 선택 비율이 높은 재수·반수생이 늘면서 미적분 응시자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뉴스1]

지난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뉴스1]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 응시자 비율은 39.1%로 지난해 3월 학평(33.6%)보다 5.5%p 늘었다. 미적분 응시자가 늘어난 것은 미적분을 선택해야 표준 점수를 받기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이과 수험생들이 높은 수학 표준점수를 무기로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대거 지원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적분 표점 높지만 "과목 선택 신중해야"

통합 수능이 도입 이후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전에는 수학 나형을 선택한 문과생과 가형을 선택한 이과생이 따로 경쟁했지만 지난 수능부터는 문·이과 구분 없이 섞어서 성적을 낸다. 각 선택과목 응시자의 공통과목 평균 점수가 높을수록 조정 점수가 높아지는 구조다. 즉, 상위권 학생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을 응시해야 조정 점수에서 유리하다.

이런 인식은 '미적분 갈아타기'로 이어졌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 겨울방학부터 문과 상위권 학생 중 확률과 통계 대신 미적분을 준비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졸업생들이 참가하는 6월 모의평가에서는 미적분 선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공립고등학교에서 일하는 한 고3 담임 교사는 "통합 수능이 수학을 잘하는 학생에게 유리한 건 확실하다"며 "지난해 문과 상위권 학생들이 수학 2~3등급을 받는 걸 보면서 지금이라도 미적분을 시켜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오전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전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목 변경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적분은 확률과 통계보다 학습 분량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과목을 바꾼다고 좋은 점수 받기는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이 소장은 "수학에 자신이 있는 문과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미적분 선택을 고려해봄 직하다"며 "중위권이라면 선택과목을 갈아타기보다 공통 영역에 집중하면서 실력을 보강하는 게 낫다"고 했다.

수시에 지원할 때도 교차지원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후보군을 추려야 한다는 게 입시업체의 제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과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대거 지원하면서 문과생의 입지가 좁아진 만큼 모의고사 결과로 정시로 지원할 대학을 가늠할 때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치른 모의고사의 평균 백분위 성적이 85%인 학생이라면 실제 수능에서는 82% 내외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식이다. 특히 올해 대학에 반드시 입학해야 하는 학생이라면 교과 전형으로 안정권 대학 2개교에 먼저 지원한 후 여러 전형을 조합하여 소신·상향 대학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