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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33만 명이 그린 풍속도, 조선시대 그림에 새 생명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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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호 22면

33만 명이 함께 그린 제7회 궁중문화축전 ‘모두의 풍속도’(부분). [사진 한국문화재재단]

33만 명이 함께 그린 제7회 궁중문화축전 ‘모두의 풍속도’(부분). [사진 한국문화재재단]

2021년의 우리 모습을 우리가 직접 그린 풍속도가 나왔다. 무려 33만4355명이 함께 그렸다. 22일 공개된 제7회 궁중문화축전의 온라인 행사 ‘모두의 풍속도’ 완성본은 참가자들이 각자 생성한 캐릭터를 모아 코로나 시국에 그림으로나마 수십만 명이 한데 모인 풍경을 담았다. 경복궁을 본떠 만든 가상의 궁궐을 배경으로, 근정전에서 공연을 하는 밴드와 막춤 추는 댕기머리 소년, 대포 카메라를 든 아낙네 등 각양각색 캐릭터가 빼곡하다.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과 ‘전 김홍도 필 평안감사향연도’ 등의 인물 묘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포즈와 표정, 의상, 헤어 등을 선택해 자기 캐릭터를 만드는 이벤트였는데, 최근 코로나19 백신 밈으로 뜬 걸그룹 에스파의 디귿자 춤 등 요즘 사람들 행동에 맞춘 ‘깨알 커스터마이징’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12일 행사 오픈 하루 만에 참여자 10만 명을 돌파했고, SNS 실시간 트렌드 1위에도 올랐다. 특히 젊은 층이 프로필사진으로 쓰거나 SNS에 공유하며 널리 퍼졌다. 궁중문화축전 관계자는 “김홍도의 풍속도 속 인물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에 착안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현대인들의 특징을 축전에 반영하고자 했다. Z세대의 호응을 얻어 비대면이나마 자유로운 축제의 장을 펼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선시대 그림이 Z세대의 손을 거쳐 새 생명을 얻는 과정에서 오래된 콘텐트인 고전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소비 트렌드가 엿보인다. 수용자가 취향대로 가공하고 공유하면서 몰입하게 만드는 상호작용 콘텐트가 Z세대의 호응을 얻는 것이다. 이런 특징을 마케팅에 적극 반영하는 게 요즘 문화예술계 추세다.

집들이 인증샷

집들이 인증샷

서울시뮤지컬단이 12월 7일 개막하는 고전창작시리즈 ‘작은 아씨들’의 ‘마치家 랜선 집들이’를 진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뮤지컬 최초로 가상현실 맵을 오픈해 새로운 관객 개발에 나섰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현된 ‘조 마치의 집’에는 무대 세트를 옮겨놓은 거실과 다락방, 크리스마스트리와 벽난로 등 연말 분위기가 물씬한데, 집들이 인증샷(작은 그림)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이벤트에 Z세대의 참여율이 높았다. 서울시뮤지컬단 관계자는 “메타버스 유저는 가상현실 속 소셜 활동을 즐기는 Z세대다. 언택트 콘텐트 소비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가상현실과 문화예술의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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