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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관용 MSㆍ한컴 오피스 입찰 담합 의혹..."15개 업체 82% 독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국의 일선 초ㆍ중고교와 일부 국ㆍ공립 대학에 MS(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한컴(한글과컴퓨터)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SW)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입찰 담합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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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단 15개 업체가 깜깜이 입찰을 통해 전체 낙찰금액(1649억)의 82%(1352억원)를 독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청과 서울대 등 27개 국ㆍ공립대학으로부터 최근 3년간(2019~2021년) ‘교육기관용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구매(MSㆍ한글과컴퓨터)’ 입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각 교육청과 대학은 MS나 한글과컴퓨터 본사가 아니라 이들의 라이선스 공급증명원을 받은 국내 협력사들에게서 소프트웨어를 구매한다.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청과 자료 조사에 응한 서울대 등 27개 국ㆍ공립대학으로부터 최근 3년간(2019~2021년) ‘교육기관용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구매(한글과 컴퓨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한 입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입찰담합이 의심되는 업체들. 투찰율이 모두 95%를 넘는다. 강득구 의원실 제공 “단 15개 업체가 깜깜이 입찰을 통해 전체 낙찰금액(1649억)의 82%(1352억원)를 독식하고 있었다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청과 자료 조사에 응한 서울대 등 27개 국ㆍ공립대학으로부터 최근 3년간(2019~2021년) ‘교육기관용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구매(한글과 컴퓨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한 입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입찰담합이 의심되는 업체들. 투찰율이 모두 95%를 넘는다. 강득구 의원실 제공 “단 15개 업체가 깜깜이 입찰을 통해 전체 낙찰금액(1649억)의 82%(1352억원)를 독식하고 있었다

이 중 협력사 S 업체는 부산ㆍ울산ㆍ경남 교육청과 부산대ㆍ부경대ㆍ한국해양대 등 PK(부울경) 지역에서만 18번 낙찰받아 총 212억원 어치를 납품했다. S 업체를 포함한 11개사는 이미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11개 시ㆍ도 교육청 조사에서 입찰 담합이 확인돼 과징금(총 4억3300만원)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는 회사다. 그럼에 이들 업체는 같은 수법을 전국의 모든 교육청과 국ㆍ공립대학을 상대로 계속 활용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 의원은 입찰 담합을 의심하는 이유로 높은 투찰율과 속칭 ‘들러리사’의 존재를 거론했다. 투찰율이란 예정가격 대비 업체가 제시한 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입찰 경쟁이 셀수록 업체들의 투찰율이 낮아진다. 그런데 강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이들 15개 업체가 낙찰받을 때의 평균 투찰율은 97.67%나 됐다. 통상 입찰업계에선 낙찰업체의 투찰율이 95%를 넘으면 담합을 의심한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투찰율로 낙찰이 된 배경엔 ○○아이티ㆍ◇◇아이티 등 업체명이 ‘아이티’로 끝나는 수상한 업체들이 등장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뒤 고의로 높은 가격을 제시해 특정 업체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들러리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S 업체가 지난해 부산교육청 입찰에 참여할 당시, 경쟁 업체 중 하나로 들어온 △△△아이티는 예정가격보다 높은 급액을 제시했고 결국 결국 S 업체가 97.09%의 투찰율로 손쉽게 낙찰받았다.

5년 전 이은재 지적한 W사…지난해 담합 적발돼 과징금

2016년 10월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직후 온라인에 잘 못 퍼진 내용. 이는 실제 내용과 다르지만, 당시 순식간에 널리 퍼졌다. 트위터 캡처

2016년 10월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직후 온라인에 잘 못 퍼진 내용. 이는 실제 내용과 다르지만, 당시 순식간에 널리 퍼졌다. 트위터 캡처

특히 지난해 공정거래위 조사와 이번 강 의원실 분석에서 연이어 담합 (의심) 업체로 꼽힌 W사는 5년 전 이은재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미 지적했던 업체다. 이 전 의원은 2016년 10월 6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은 MS 오피스 등을 일괄 구매하고 있다”며 “(그런데)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와 예상 가격의 99% 이상으로 수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게 그 업체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서 그렇게 된 건가”라고 말했다. 다만 당시 문제 제기는 이 의원이 “왜 MS 오피스는 공개입찰 안 하고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것만 쓰느냐”고 물은 것으로 와전되면서 오히려 이 전 의원에게 “MS가 뭔지도 모른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강 의원은 “교육기관용 SW 제공업체들의 깜깜이 입찰은 오랫동안 의심돼 왔고, 지난해 공정위가 일부 담합을 적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입찰 담합이 만연하고 있다”라며 “공정위의 전면적인 재조사는 물론, 필요하다면 세무조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나누기 위한 업체 간 거래가 있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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