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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대화 기조 살려야” 펜스 “북핵 영구 포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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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평창 성공 기원’ 2차례 트윗 #문 대통령 “한·미 공조” 감사 표해 #‘제재 통해 대화 유도’ 원칙 재확인 #펜스 ‘북과 대화’ 언급은 안 해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창 겨울올림픽 미국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펜스 부통령과의 접견 및 만찬 회동에서 “무엇보다 미국의 확고한 원칙과 긴밀한 한·미 공조가 북한을 남북대화와 평창올림픽 참가로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형성된 남북대화 기조를 향후 북·미대화로 이어나가자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미 간의 빈틈 없는 공조”라며 “부통령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이어 다시 한번 굳건한 한·미 동맹과 양국 국민 간 연대를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트윗을 올려줬다”고도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미국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미국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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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낮 12시쯤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기원한다. 대한민국이 진정 위대한 국가(GREAT NATION)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멋진 기회!”라는 글을 남겼다. 5시간 뒤에는 “굉장히 멋진(MAGNIFICENT) 겨울올림픽이 될 것이다. 한국 국민이 이뤄낸 것은 큰 영감을 준다”는 글을 다시 올렸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지난 70년 가까이 양국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민을 위해 평화, 번영, 안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내가) 여기에 온 것은 양국 국민 간 강력하고 절대 깨뜨릴 수 없는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문제를 다뤘다”며 “(트럼프가 강조했던) 경제 관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이 말을 하고 싶다”며 “북한은 영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핵무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해서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미국의 결의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회담이 끝난 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이끌어낸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각급에서 협의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은 물론 비공개 회담에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서는 태도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는 취지로 한반도 정세를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펜스 부통령의 반응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이후 밝힌 추가 대북제재가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북한도 북·미대화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조영삼 북한 외무성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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