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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의원 “ 文정부,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정치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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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이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고강도 8ㆍ2 대책 등 현 정부 들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냈지만, 시장은 싸늘하고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와 관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49) 자유한국당 의원은 2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이 아닌, 부동산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으로 2016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국회의원 중 유일한 부동산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강남을 겁박하는 건 정의롭지 못하다. 정상적으로 재건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주요 주택 대책 일지

문재인 정부 주요 주택 대책 일지

-21일 국토부가 최대 8억4000만원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발표했다.
"증권가 '찌라시'인 줄 알았다. 근거도 없고, 산정기준도 없으며, 해당 재건축이 어디인 줄도 모르는 '깜깜이' 발표 아닌가. 초과이익 환수율 50%를 적용해 8억원을 넘었다는 건, 결국 재건축으로 16억원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정부가 공인해 주는 꼴이다. 배신감마저 든다."

-왜 배신감이 드나.
"현 정부 들어 초과이익환수, 분양권 전매제한 등 각종 부동산 규제 법안을 낼 때 야당은 반대했다. 나는 문제점을 꼬집었지만, 상임위에 출석해 정족수를 채워 법안이 통과되게끔 했다. 어떤 정부건 부동산 급등을, 급락을 원하지 않는다. 그에 맞춰 부동산 정책도 편다. 그걸 알기에 큰 틀의 규제책에 공감했다. 그런데 이토록 특수한 계층을 때려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 하니…. 주변에서 전문가라고 '부동산 어떻게 될 거 같아. 사야 돼 팔아야 돼' 물으면 '나한테 묻지 말고 역술인이나 심리학자 찾아가'라고 답한다. 그만큼 시장이 엉망이다. 과연 현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근본적인 회의감마저 든다. 한마디로 부동산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왜 '부동산 정치'인가.
"현재 강남 재건축이 오르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단기간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를 띠고 있다. 그걸 무시한 채 투기세력 근절이라는 단순논리로만 접근하고 있으니 이건 경제적 접근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거다. 팔 저린데, 목ㆍ어깨 풀 생각 안 하고 팔만 주무른다고 해야 할까. 강남 재건축을 타깃으로 일종의 마녀사냥식 분풀이 정책을 펴는 게 지지율 제고에 유리하다고 보는 거다. 하지만 그런 편 가르기 부동산 대책은 이미 노무현 정부에서 실패했다.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 10여년 전에도 종부세 등 수요관리책을 폈고, 고교 평준화 정책을 시행했는데 이번에도 고강도 규제와 특목고 폐지 등을 하고 있다. 데자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럼 투기세력을 방임해야 하나.
"투기와 투자를 무 자르듯 정확히 나눌 수 있을까. 난 편의상, 혹은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구별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투기를 잡겠다고 하면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누가 가장 돈을 벌고 있는지 시야를 넓혀야 하는데 현 정부는 유독 강남 아파트 다주택자만을 때려잡고 있다. 통계를 따져보면 이른바 ‘꼬마빌딩’ 소유자의 자본 이득이 최근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그런 진실을 의도적으로 간과하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대안이 있나.
"우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사과해야 한다. 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분노하고 불안해하는 심리를 달래주는 게 엉킨 실타래를 푸는 첫 단추다. 사람들이 왜 강남에 입성하고 싶어하는가. 교육ㆍ교통ㆍ편의시설 등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주력 사업 중 하나가 도시재생 프로젝트이다. 거기에 집중하라. 그래서 강남 아닌 곳도 멋지게 만들어 또 다른 명품 주거단지를 만들면 강남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지 않을까. 뺄셈이 아닌 덧셈의 부동산 정책을 펴야 한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또 다른 조언을 한다면.
"보수 정권이 시장 활성화를 중시한다면 진보 정권은 주거 복지에 방점을 둔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임대주택 등 주거복지 로드맵이 중장기적으로만 편성돼 있다. 서두르는 기색도 아니며 혁신적인 내용도 없다. 반면 규제는 즉각적이며 초고강도다. 서로 바꾸어야 한다. 또 지금 정부 쪽에서 흘러나오는 보유세 방안도 기대 이하다. 다주택자 아파트 보유세만 인상하겠다고 하니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도를 낮춘 게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강남 재건축을 그만 겁박해야 한다. 지금처럼 거래·공급·수요를 몽땅 틀어막으면 시장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정상적으로 재건축할 수 있게 하고, 법대로 초과이익을 거두면 되지 않나. 그게 순리다."

최민우·김준영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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