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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밝아진 양복색…김정은 신년사 패션에 담긴 메시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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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2015년, 2016년, 2018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 위원장은 육성 신년사를 시작한 2013년부터 작년까지 어두운 계열의 양복을 입었으나 2018년에는 이례적으로 밝은 회색 양복을 입었다. [노동신문, 조선중앙TV]

(왼쪽부터) 2015년, 2016년, 2018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 위원장은 육성 신년사를 시작한 2013년부터 작년까지 어두운 계열의 양복을 입었으나 2018년에는 이례적으로 밝은 회색 양복을 입었다. [노동신문, 조선중앙TV]

집권 7년차를 맞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육성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부터 입어온 어두운 색의 옷차림과 달리 이례적으로 밝은 색 옷차림에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신년사를 읽어 내려갔다.

이날 한국시간으로 낮 12시30분(평양시 정오)께 방송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뿔테 안경에 줄무늬가 있는 밝은 은회색 양복과 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4년 간은 검은색 인민복을, 작년에는 짙은 남색 양복을 입었다.

과거 어두웠던 옷차림과 비교했을 때 이날 옷차림은 한층 밝았다. 김일성·김정일 배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착용하지 않았다.

그가 공개 석상에 양복을 입고 나타나는 것은 할아버지 김일성 '따라하기'를 통해 주민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다.

통일연구원은 이날 신년사 분석 보고서에서 “이미지 연출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 지도자가 엄동설한에 밝은 양복을 입고 나온 적이 없다”며 “이것은 북한이 변화의 길로 가겠다. 밝은 미래로 가겠다는 완전한 메시지, 완전한 심리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신년사를 읽는 모습도 달랐다. 신년사를 낭독하는 대부분 정면을 바라봤고, 비교적 자신감 있는 목소리를 연출했다. 지난해 자신의 능력부족을 자책하는 모습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며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자아비판' 발언을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신년사에서는 “미국은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며 “미국은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다는 것이 위협이 아닌 현실 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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