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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귀순 병사 배 속에 기생충 엄청나…치료 애먹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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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마친 뒤 귀순 병사 상태 설명하는 이국종 교수[연합뉴스]

수술 마친 뒤 귀순 병사 상태 설명하는 이국종 교수[연합뉴스]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에서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나왔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증세다.

회충 대거 검출돼 환자 치료 방해 #북한 주민의 절반이 회충 감염 가능성 #장 뚫고 나오면 복막염 초래해 위험

아주대병원 이국종 경기남부권중증외상센터장은 15일 "JSA병사의 배에서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나와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며 "한국 사람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합병증을 초래하고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고 말했다. 회충 등의 기생충이 대거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생충이 하도 많아서 상처 부위를 침범해 갉아먹고 있다. 예후를 더 나쁘게 해서 치료를 어렵게 한다. 소장이 파열되면서 분변에 오염된데다 기생충까지 나왔다. 안 좋은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15일 오후 경기 수원 권역외상센터에서 북한군 병사의 2차 수술을 집도한 뒤 브리핑을 열고 있다. 2017.11.15.  ppljs@newsis.com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15일 오후 경기 수원 권역외상센터에서 북한군 병사의 2차 수술을 집도한 뒤 브리핑을 열고 있다. 2017.11.15. ppljs@newsis.com

 홍성태 서울대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북한에 회충이 엄청나게 많다. 북한 병사가 소장을 다쳤다고 하는데, 회충은 소장에 산다"며 "2005년 중국 연변대학과 함북 회령시 주민의 회충 감염률을 조사했더니 절반이 감염돼 있었다"고 말했다.

 회충은 채소를 기를 때 비료가 부족해 인분을 사용하면서 번진다. 채소를 사람이 먹고 인분을 다시 쓰고,이런 과정에서 확산된다. 회충은 장 수술을 하면 수술 상처 부위로 뚫고 나오기도 한다. 회충이 영양분을 빨아먹어 영양실조를 초래하고, 장이 막히기도 하며, 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기는 급성담관폐색증을 일으킨다. 또 총상뿐만 아니라 장의 약한 부위를 뚫고 나와서 복막염을 일으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응급상황이 생긴다.
 홍 교수는 "환자가 잘 회복하고 상처가 아물면 구충제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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