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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멸종위기 민물고기 집결한 단양 아쿠아리움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다누리 아쿠아리움 앞에 세워진 황쏘가리 조형물. 최종권 기자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다누리 아쿠아리움 앞에 세워진 황쏘가리 조형물. 최종권 기자

지난 22일 충북 단양군 단양읍 다누리아쿠아리움. 전시관 앞에 입을 쩍 벌리고 있는 황쏘가리(천연기념물 190호)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쏘가리는 단양을 대표하는 민물 고기다. 남한강 일대가 주 서식지다. 온몸이 황금색을 띠고 있는 황쏘가리 역시 희귀 어종으로 남한강 상류에 사는 토종 물고기다.

충북 단양에 조성된 다누리아쿠아리움 가보니 #토종 민물 어류 등 세계 각국 민물고기 189종 2만3000마리 전시 #멸종위기종인 백조어·열목어·감물고기, 희귀종 황쏘가리도 볼거리 #아마존강에 사는 아로아나, 민물 철갑상어, 민물 가오리 등 이색 어류 전시 #낚시 박물관과 양서·파충류 관람, 수달 먹이주기 체험도 가능

아쿠아리움 안은 쏘가리 외에도 다양한 민물고기가 많았다. 어종별로 나뉘어진 수족관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1m가 훌쩍 넘는 대형 민물고기와 열목어·감돌고기·쉬리·붕어·잉어·가물치·은어·강준치·어름치 등 토종 민물고기가 즐비했다. 자녀들과 아쿠아리움을 찾은 이기형(39·서울 구로구)씨는 “어릴 적 냇가에서 볼 수 있었던 물고기를 보니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손 마디만한 물고기서부터 아이 키만한 대형 민물고기까지 특이한 물고기가 많아 생태 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쏘가리. 30㎝ 정도 크기로 몸에 표범 무늬 반점이 보인다. 최종권 기자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쏘가리. 30㎝ 정도 크기로 몸에 표범 무늬 반점이 보인다. 최종권 기자

손가락 길이의 토종 민물고기가 무리를 지어 헤엄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손가락 길이의 토종 민물고기가 무리를 지어 헤엄치고 있다. 최종권 기자

바다가 없는 내륙에 민물고기만 모아 놓은 아쿠아리움이 인기다. 2012년 5월 단양군이 100억원을 들여 건립한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다누리 아쿠아리움’이 주인공이다. 2850㎡ 규모로 지하 1~2층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관람한 뒤 지상 1층에 있는 낚시박물관과 수달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는 650t 규모 메인 수조를 비롯해 크고 작은 174개 수조(1100t)에 189종 2만3000여 마리의 민물고기가 산다. 멸종위기종인 백조어·열목어·감물고기와 국내 절멸종인 케톱치와 종어도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미 아마존강과 메콩강 등 세계 각지에 서식하는 희귀 민물고기도 볼거리다.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있는 메인 수조 앞에서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단양군]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있는 메인 수조 앞에서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단양군]

아치형 수족관에서 민물 철갑상어를 촬영하고 있는 관람객. [사진 단양군]

아치형 수족관에서 민물 철갑상어를 촬영하고 있는 관람객. [사진 단양군]

남한강을 끼고 있는 단양은 쏘가리가 유명하다. 다누리 아쿠아리움 인근에는 쏘가리 특화거리도 있다. 남한강에서 잡은 지연산 쏘가리와 모래무지·꺽지·메기·동자개를 넣어 끓인 매운탕 전문 요리점이 10곳이 몰려있다. 이런 지역 특성을 착안해 만든게 민물고기 아쿠아리움이다.
조재인 단양군 관광기획팀장은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는 단양에 아쿠아리움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어족 자원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민물고기를 주제로 전시관을 세우게 됐다”며 “다누리 아쿠아리움 개관후 쏘가리 특화거리와 단양구경시장을 도는 관광 코스가 형성돼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쏘가리를 볼 수 있다. 한·중·일 3국의 쏘가리가 전시되어 있는데, 한국 쏘가리는 선명한 표범무늬 반점이 특징이다. 개체수가 줄어들어 남한강 일대에서는 5~6월을 쏘가리 금어기로 지정하고 있다. 길이 18㎝ 이하인 것은 포획이 금지돼 있다. 남한강의 황제라 불리는 황쏘가리도 있다. 외형은 쏘가리와 같지만 몸에 반점이 없고 전체가 황금빛을 띤다.

다누리 아쿠아리움은 다양한 민물고기와 세계 각국의 희귀 민물어류가 전시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다. [사진 단양군]

다누리 아쿠아리움은 다양한 민물고기와 세계 각국의 희귀 민물어류가 전시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다. [사진 단양군]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있는 헬멧 수조는 밑으로 머리를 넣어 물고기를 볼 수 있다. 최종권 기자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있는 헬멧 수조는 밑으로 머리를 넣어 물고기를 볼 수 있다. 최종권 기자

도담삼봉 등 단양 8경을 축소해 놓은 수족관도 눈길을 끈다. 개방된 수조에서 관람객이 직접 물고기를 만질 수 있는 터치풀(Touch Pool)과 물속에 들어가 어류가 유영하는 모습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헬멧 수조도 인기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각 전시 수조마다 물고기 생김새와 생태에 관한 간단한 설명을 붙여놨다. 실제 수족관 옆에 비치된 물고기 조감도와 살아 움직이는 어류들의 명칭을 맞춰보려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다누리 아쿠아리움의 백미는 높이 8m, 너비 5m에 달하는 메인 수조다. 민물 철갑상어를 비롯해 이스라엘 잉어 등 13종 3000여 마리의 물고기가 서로를 감시하듯 떼지어 헤엄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람객 최은경(44·여)씨는 “철갑상어와 아마존 강에 사는 민물 가오리는 생김새와 크기가 마치 바다에 사는 물고기 같았다”며 “웃고 있는 얼굴을 한 혈앵무라는 물고기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1m 정도 크기의 아로아나는 아마존 강에 주로 서식한다. 최종권 기자

1m 정도 크기의 아로아나는 아마존 강에 주로 서식한다. 최종권 기자

다누리 아쿠아리움에는 세계 각국의 민물고기를 볼 수 있다. 최종권 기자

다누리 아쿠아리움에는 세계 각국의 민물고기를 볼 수 있다. 최종권 기자

아마존강에 사는 아로아나, 메콩강 자이언트 민물가오리, 자이언트 구라미 등 거대 담수 어류와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엘리게이터가아·폴립테루스 등 고대어(古代魚)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다누리 아쿠리아리움에는 양서·파충류 전시관도 갖췄다. 사바나 모니터와 악어 거북, 그린팩맨, 알비노 팩맨 등 37종 250여 마리를 만날 수 있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낚시박물관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민물고기를 낚는 짜릿한 손맛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에게 먹이를 주는 이색 체험도 가능하다.

다누리 아쿠아리움은 하루 평균 200~300명, 주말에 1700여명이 찾는 단양의 명소가 됐다. 지난해 31만명이 다녀갔고 개관 후 지금까지 누적 관람객 수는 165만명이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지는 10일간의 연휴 기간에는 추석인 4일(오후 1시 개장)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요금은 어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65세 이상은 6000원, 6세 미만은 무료다. 단체 관람객은 각각 2000원씩 할인된다.

아마존 강에 사는 민물 가오리. 최종권 기자

아마존 강에 사는 민물 가오리. 최종권 기자

다누리 아쿠아리움에는 파충류와 양서류, 살아있는 수달도 만나볼 수 있다. 최종권 기자

다누리 아쿠아리움에는 파충류와 양서류, 살아있는 수달도 만나볼 수 있다. 최종권 기자

심상열 다누리센터 관리사업소장은 ”남한강에 서식하고 있는 각종 물고기와 전 세계 민물고기를 모아 전시한 것이 다누리 아쿠아리움의 인기 비결”이라며 “전남 해남과 부산 등 바다가 있는 지역에서도 멸종위기에 놓인 민물고기들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단양=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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