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만에 '베를린 선언'에 반응한 북한

15일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아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진로가 무엇인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명의 논평에서 베를린 구상에 대해 “전반 내용들에는 대결의 저의가 깔려 있으며, 평화 북남관계 개선에 도움은 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잠꼬대 같은 궤변들이 열거돼있다”고 비난했다.

전체적으론 '비판'이지만 "6ㆍ15, 10ㆍ4 존중은 다행"

특히 문 대통령이 ‘독일 통일의 교훈’ 등을 거론한 데 대해 “독일식 통일은 전형적인 흡수통일을 뜻하는 것으로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선언을 전면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제재와 압박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 등에 대해선 “평화파괴의 책임을 모면하고 외세를 부추겨 우리를 무장해제 시켜보겠다는 흉심을 그대로 드러낸 가소로운 망발”이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추진에 대해서는 “이미 때는 늦었다”면서 “동족의 핵을 폐기시켜보겠다고 무모하게 놀아댈 것이 아니라 미제의 천만부당한 핵전쟁 위협을 종식시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베를린 구 시청사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을 하며 '베를린 구상'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는데,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선언에 대한 존중,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는 다른 일련의 입장들이 담겨져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란 대목이었다.

그러면서 “북과 남이 함께 떼여야 할 첫 발자국은 당연히 북남관계의 근본문제인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면서 “첫출발은 반드시 필요한 것부터, 반드시 풀어야 할 근본문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