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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1조5000억대 분식회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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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이 11일 SK 글로벌의 1조5천억원대 분식회계에 따른 기업손실에 책임을 지고 보유 중인 SK 글로벌 주식 등 계열사 주식을 채권단에 내놓기로 했다. 사재 출연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 崔회장의 그룹 경영권에 변화가 올 가능성도 있다.

또 SK 글로벌은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 규모의 해외 채권을 조기에 갚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 SK 글로벌은 해외 현지법인이 외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지급보증을 섰는데,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 은행이 곧바로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도록 대출계약에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채권단은 SK 글로벌에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대신 금융지원은 계속할 방침이다. 또 채권 회수를 자제하되 최악의 경우 채권단이 공동관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崔회장과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구속기소했다. 지난해 1월 SK 글로벌의 2001년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은행 서류를 위조, 1조1천8백억원에 이르는 은행 빚을 없는 것처럼 처리하는 등 1조5천5백억원의 이익을 부풀린 혐의다.

검찰은 또 손길승 회장.김승정 SK 글로벌 부회장.유승열 전 구조조정본부장.윤석경 SK C&C 사장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외부감사법.증권거래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이인규 서울지검 형사9부장은 "SK 글로벌의 분식회계는 살아 있는 대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검찰 발표 뒤 SK그룹은 손길승 회장 명의로 "崔회장이 SK 글로벌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재 출연을 포함,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SK관계자는 "崔회장이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崔회장이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은 SK㈜ 5.2%, SK 글로벌 3.3% 등과 비상장 주식을 포함해 2천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광기.조강수.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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